"못 보면 잊을 텐데"..추석 맞아 요양병원서도 '간만의 상봉'
【 앵커멘트 】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요양병원과 시설에 계신 어르신들은 명절에도 가족들 손 한 번 마음껏 잡지 못했습니다. 유리벽을 사이에 둔 비접촉 면회만 허용되거나 그마저도 못하기 일쑤였는데요. 이번 추석엔 처음으로 접종완료자에 한해 접촉 면회가 허용됐습니다. 유호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4단계 격상 이후 아내와 또 생이별을 해야 했던 최병록 씨. 두 달 만에 아내를 만났습니다.
- "얼굴 좀 봅시다. 몇 개월 만에 보는데. 내가 누군지 알겠어요? 알아?"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아내가 코로나19로 못 보는 동안 자신을 잊는 건 아닐지 애가 탑니다.
- "다른 사람 다 잊어버려도 나 잊어버리면 큰일 나."
▶ 인터뷰 : 최병록 / 요양병원 면회객 - "(아내는) 인지력도 없고 말도 못하니까 계속 얼굴을 보지 않으면 깜빡하면 잊어버릴 것 같아요. 아침 점심 저녁 하루 꼭 3번씩은 전화를 드려요. 목소리라도 잊지 말라고."
또 다른 병원에선 치매를 앓는 80대 할머니가 오랜만에 남편과 딸의 손을 잡아봅니다.
- "엄마 많이 사랑해." - "나도 많이 사랑해."
이마저도 허용된 시간은 고작 15분 남짓, 그간의 그리움을 달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 인터뷰 : 심기순 / 요양병원 면회객 - "명절 돼서 더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것 같아요. 만나서 만질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접종완료자가 아닌 이계행 씨는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엄마를 만났습니다.
- "팔 좀 이렇게 들어봐. 잘하는데? 이제 이렇게 쭉 봤으면 좋겠다. 그치?"
병원에선 이번 면회로 환자들의 건강도 개선될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기주 / 요양병원장 - "(면회가 금지되면) 우울해하시거나 불안해하시는 건 당연하고 불면증 증상이라든가 치매 증상이 있으신 분들은 정신행동 증상이 나타나시는 경우도….
부디 다음 명절엔 더 자유롭게 만날 수 있길 바라며 가족들은 아쉬운 발길을 돌렸습니다.
MBN뉴스 유호정입니다.[uhojung@mbn.co.kr]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 그래픽 : 최진평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이재명 ″토건 기득권 해체″…홍준표 ″관련됐으면 감옥가야″
- 경찰, 화천대유 대표 소환 조사…″수상한 자금 흐름 발견″
- 신규 확진 1,605명 일요일 최다…″확진자 점진적 증가 가능성″
- 캠핑카 여행 떠난 美 커플…남자는 멀쩡히, 여자는 시신으로
- 아스트로 측 '진진 확진→문빈‧윤산하 음성..자가격리 중'(전문)[공식]
- 문준용, 양구군서도 7천만 원 배정…2년 6개월간 2억 넘는 예산
- '장제원 아들' 노엘 무면허 운전·경찰 폭행 블박 영상 공개
- '가로본능' K5에 전복된 테슬라…보험처리는 100:0?
- ″힙합계 명예 실추″…'장제원 아들' 노엘 퇴출 촉구 성명문
- 전처 조카와 결혼…브라질 '헐크'의 막장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