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울지 마"..너무 짧은 요양병원 10분 만남

서상희 2021. 9. 20.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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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한 추석 선물이 있을까요.

연휴 기간에 한해 요양병원 면회가 허용되면서, 환자 가족들은 전화로 목소리만 듣던 엄마, 부인의 눈을 보고 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체온을 느끼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싶다가도, 짧은 만남에 애틋함도 컸습니다.

서상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파킨슨병과 싸우는 아내. 두 눈을 맞추고, 손을 꼭 잡습니다.

[현장음]
"잘 있었어? 애들도 다 잘 있어 여보."

2018년 요양 병원에 입원한 아내를 매일 같이 찾아왔지만, 수도권 4단계 거리두기로 면회가 금지되자 하루 세 번 전화로 안부를 물었습니다.

[최병록 / 환자 남편]
"아침 점심 저녁 하루 꼭 세 번씩은 전화를 합니다. 그래도 목소리라도 혹시 잊어버릴까 봐서…"

두 달 만에 마주한 아내.

손과 다리를 주무르고 귀도 청소합니다.

[현장음]
"얼굴 잊어버리면 안 돼 이 사람아. 다른 사람 다 잊어버려도 나 잊어버리면 큰일 나."

치매를 앓는 노모를 만난 딸.

그리웠던 엄마의 손을 맞잡고 체온을 나눕니다.

[현장음]
"엄마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 엄마 사랑해. 울지 말고."

10여 분의 짧은 만남, 다음을 기약합니다.

[심기순 / 환자 딸]
"모시고 나가서 좋은 들판도 구경시켜 드리고 싶고…명절 돼서 더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것 같아요."

방역당국은 추석 특별 방역대책으로 지난 13일부터 2주간 요양병원 면회를 허용했습니다.

백신 접종 후 2주가 지나지 않은 가족은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계행 / 환자 딸]
"엄마 손 이렇게 해봐… 아이고 예쁘다. 다음에 나도 좀 해줘. (알았어.) 알았어?"

방역당국은 추석 이후 집단발생 현황과 백신 접종률 등을 고려해 면회 제한 방침을 완화할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채널A 뉴스 서상희입니다.

영상편집 : 김미현

서상희 기자 wit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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