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엔 코로나 퍼질까봐 걱정돼 만나지 않기로 했어요"

김현주 2021. 9. 2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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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신규 확진자수 일요일 확진자로는 최다 기록
대규모 인구 이동 이어져 추석연휴 이후 재확산 우려도
연합뉴스    
추석을 하루 앞둔 20일 전국 주요 고속도로와 기차역, 버스·여객선 터미널에는 오후 들어 귀성·귀경객이 몰리면서 혼잡을 빚었다.

KTX 대전역·서대전역 대합실에는 대구·부산·광주 등 주요 노선으로 향하는 기차표가 대부분 매진된 가운데 취소표나 입석표를 구하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고속도로는 귀성객과 나들이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오후 들어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양재∼반포, 안성분기점∼남사와 부산 방향 옥산 분기점∼남이 분기점, 비룡분기점 등 양방향에서 차량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방향 일부 구간과 중부고속도로 남이 방향 호법 분기점 등도 귀성 차량으로 정체를 빚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망원·영천시장, 대전 중앙시장, 청주 육거리 종합시장, 전주 남부시장 등 주요 전통시장에도 제사용품과 먹을거리를 장만하려는 이들이 몰리면서 모처럼 활기찬 분위기를 띠었다.

지난해 명절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 때문에 직격탄을 맞았지만, 올해는 8인 모임 허용 조처와 국민지원금 지급 효과 덕분에 전통시장이 오랜만에 대목을 맞았다.

백신 1차 접종률이 70%를 넘은 데다 가정 내 8인 모임(접종 완료자 포함)이 가능해지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모임을 하는 가족들도 늘었다.

수원에 거주하는 김모(36) 씨는 "작년부터 지난 설 연휴까지 1년 넘게 양가 부모님 댁을 찾아가지 못했는데, 이번 추석은 부모님들 모두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모임 인원도 늘어 오랜만에 찾아뵙기로 했다"며 "돌파 감염 등 여전히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아이들도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만날 생각에 들떠있다"고 말했다.

형제자매가 많은 대가족은 날짜별로 인원을 나눠 만나기도 했다.

4남매를 둔 이모(65) 씨는 "손주까지 해서 온 가족이 다 모이면 10명이 돼 버려 이틀에 걸쳐 나눠 만나기로 했다"며 "아예 못 만나는 것보다야 낫기는 하지만 사촌끼리 만나지도 못해 명절 분위기도 덜 나는 것 같고 아쉬운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전국 요양병원과 요양원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면회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면회객들은 두 손에 두유와 떡, 과일 등 음식을 들고 오랜만에 부모님을 만나 풍성한 명절의 기쁨을 나눴고, 일부 면회객은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전국이 대체로 맑고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 수준을 보인 가운데 유원지와 유명산, 도심 공원 등에는 나들이 인파가 몰렸다.

제주국제공항에는 연휴를 즐기려는 관광객과 귀성객 3만8천여 명이 찾아 쾌청한 제주의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제주시 도두동 해안도로와 애월읍 한담해변, 구좌읍 함덕해변, 월정해변 등 해안가의 풍광 좋은 카페는 관광객들로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강원 강릉, 속초, 양양 등 도내 주요 해변과 죽도, 인구 등 양양 주요 해변에도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서핑족들이 찾아 바닷물에 발을 담그거나 파도를 타며 가는 여름을 아쉬워했다.

추석을 맞아 공연·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 용인 한국민속촌과 용인 에버랜드에도 각지에서 모인 관람객들이 동물원을 둘러보고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계룡산·속리산·지리산 등 전국 유명산에도 이른 아침부터 형형색색의 등산복을 입은 탐방객들이 찾았다.

통영 케이블카와 사천바다케이블카에도 많은 시민이 몰려 다도해 풍광을 감상했으며, 전북 전주 한옥마을과 경기 전에도 한복을 입은 친구,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일요일 확진자로는 최다(1천605명)를 기록한 가운데, 대규모 인구 이동이 이어지면서 추석 연휴 이후 재확산 우려도 나온다.

인천 연수구에 거주하는 양모(41) 씨는 "부모님과 아내, 자녀 등 6명이 함께 살고 있는데 부모님과 우리 부부는 이미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면서도 "남동생 2명이 있어 평소 명절에는 인천에 다 모이지만, 이번 추석에는 코로나19가 퍼질까 봐 걱정돼 만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가족들도 백신 접종 완료 자가 많지만, 코로나19 확산세로 모임을 취소하거나 미루는 분위기"라며 "외부 식당에서도 가족 단위 손님을 잘 받지 않아 집에서 추석을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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