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드론·자율주행 독자개발.. 현대차 라이벌 중국에 있었네

윤형준 기자 2021. 9. 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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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펑의 도심형 항공기 시제품 '보이저 X2' /샤오펑

현대차그룹이 미래 산업 4대 축으로 삼는 분야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자율주행, 도심항공(UAM), 로봇 등 4가지다. 이 4가지 영역에 모두 도전장을 던진 중국 회사가 있다. 니오·리샹과 함께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3대장’으로 꼽히는 샤오펑이다.

샤오펑은 지난 7월 도심 항공기 시제품 ‘보이저 X2’를 영상으로 공개했다. 4개의 축·8개의 프로펠러를 가진 드론 형태의 기체다. 조종석이 있지만, 자동 조종 기능도 탑재돼 있다. 무게는 약 395㎏이며, 완충 후 35분간 비행할 수 있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100㎞ 떨어진 거리에서도 통신이 가능하다. 배터리가 8개 모듈로 분리돼 있어, 어느 한 모듈에 고장이 발생해도 다른 모듈에서 전기를 끌어와 비행할 수 있다. 샤오펑은 이전 세대 기체인 X1을 포함, 1만 회 이상의 시험 비행을 마친 상태다.

샤오펑의 도심형 항공기 시제품 '보이저 X2' /샤오펑

UAM 영역에선 발전이 빠를뿐더러 경쟁력도 있다는 평가다. UAM 항공기술의 근간은 군 방위산업이고, 중국은 오랜 기간 방산 분야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으며 기술을 개발해 왔다. 샤오펑 창업자 허샤오펑 CEO는 미 경제매체 CNBC 인터뷰에서 “기술 발전에 따라 이동의 도구는 바퀴에서 날개·프로펠러로 진화할 것”이라며 “1년 내에 도심 항공기 사전 주문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오펑이 공개한 로봇 말 '샤오바이룽' /뉴시스

샤오펑은 이달 초엔 어린이가 탈 수 있는 4족 보행 로봇 말 ‘샤오바이룽’도 공개했다. 다리 부위에 관절이 있어 자연스러운 보행이 가능하다. 카메라·라이다로 주변 환경과 물체를 판별할 수 있고, 제한적 자율보행 기능이 적용돼 있어 목표물을 따라 걷거나, 주변 장애물을 피해 경로를 바꿀 수 있다. 배터리가 다 떨어지면 스스로 충전기로 되돌아가 충전하는 기능도 갖췄다. 최대 탑승 중량은 30㎏ 정도로, 샤오펑 측은 “어린이들의 수요를 충족하는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가 인수한 미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수준의 로봇 보행 기술을 갖추진 못했지만, 음성인식으로 제어할 수 있고 사람의 접촉을 인식하는 등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선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샤오펑의 주력 전기 세단 'P7' /샤오펑

샤오펑은 주력인 전기차 사업에선 전기 세단 P7과 P5, 전기 SUV G3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전기차엔 샤오펑이 독자 개발한 자율주행 기능 ‘X파일럿 3.0’이 탑재돼 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비슷한 수준의 자율주행 프로그램으로 평가받는다. 샤오펑은 올 초 광저우부터 베이징까지 3000㎞ 이상 구간을 자율주행으로 주파했다. 차가 자율주행하는 동안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경우는 100㎞당 0.7번 정도였다. 샤오펑은 전체 인력의 40%가 연구 개발 및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샤오펑의 연간 판매량은 고작 2만7041대였다. 그러나 2019년(1만2728대)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3만738대를 팔아, 작년 연간 판매량을 뛰어넘었다. 동시에 자율주행차와 드론, 로봇까지 동시 다발적으로 개발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650만대 이상 팔았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 내연기관차 판매대수가 더는 자동차 회사의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게 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 경쟁 구도가 점점 미래차 기술·비전을 다투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며 “어느 나라의 어떤 스타트업도 얼마든 현대차의 핵심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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