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강화냐 뒤통수 치기냐"..아프간·오커스 논란에 바이든 '외교 리더십' 흔들

김광태 2021. 9. 2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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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듯이 한 아프가니스탄 철수부터 우방국까지 돌려세운 오커스 동맹 발표까지. 미국이 무엇에 쫓기고 있나."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철군, 영국·호주와의 안보동맹 '오커스'(AUKUS) 등의 외교·군사적 현안에서 잇따라 동맹국들과 갈등을 노출하면서 파열음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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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듯 아프간 철수한 데 이어 급작스런 오커스 동맹 발표
동맹 범위부터 결속 원칙·방향까지 의문 유발하며 논란 키워
(워싱턴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재계 지도자들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주제로 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도망치듯이 한 아프가니스탄 철수부터 우방국까지 돌려세운 오커스 동맹 발표까지…. 미국이 무엇에 쫓기고 있나."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철군, 영국·호주와의 안보동맹 '오커스'(AUKUS) 등의 외교·군사적 현안에서 잇따라 동맹국들과 갈등을 노출하면서 파열음을 빚고 있다. 세계의 경찰국가 역할을 해온 미국이 자국 실리 위주로 정책 방향을 바꾸고, 석유 때문에 공을 들였던 중동에서 힘을 빼는 대신 중국을 견제하는 데 집중하면서 매끄럽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오커스 사태로 미국과 동맹국 간의 단합 관계가 시험대에 섰다고 진단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 15일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AUKUS)를 발족하면서, 호주가 미국, 영국의 지원을 받아 핵 추진 잠수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즉각적인 피해를 입은 곳은 프랑스다. 호주가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그룹과 맺은 최대 12척의 디젤 잠수함 공급계약이 파기됐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560억 유로(77조 원) 규모로, 프랑스 정부와 호주가 오랜 기간 협상을 하면서 수년 전에 계약을 맺었다.

오커스 발족이 미칠 영향을 파악한 프랑스 정부는 동맹국들로부터 배신을 당했다며 격분했다. 지난 17일 이 문제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미국과 호주 주재 대사를 자국으로 소환했다. 이번 주 런던에서 진행하려던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과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 간 회담도 전격 취소했다. 프랑스는 미국과 영국이 오커스 정보를 공유하지 않은 사실에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장피에르 테보 호주 주재 프랑스 대사는 "엄청난 변화에 관한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영국, 호주 정상들은 지난 6월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오커스 결성을 은밀하게 논의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은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거론하며 미국을 공격했다. 미국의 철군 과정에서 동맹국과의 협조가 매끄럽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르드리앙 장관은 18일 "그들은 세계적 수준에서 일정한 수의 약속을 뒤집고 있다"며 "아프간과 호주 협정에서 벌이지는 일에는 정말 연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세계의 경찰에서 보통국가로 스스로 지위를 낮추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유럽에서는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이 같은 갈등은 트럼프 정부 시절 소원해진 미·유럽 동맹 관계를 재건하겠다고 공언해온 바이든 대통령에게 타격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수일 내에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해서 호주가 프랑스와 체결한 잠수함 계약을 파기한 것과 관련한 해명을 들을 예정이다.

미국은 오커스를 계기로 불거진 프랑스와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태도를 보이지만 성공적일지 여부는 미지수다. 21일 미국 뉴욕에서 개막하는 유엔 고위급 회의에서 미국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대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프랑스를 포함한 동맹의 지속성을 믿는다"며 "우리는 코로나19의 계속된 위협과 기후 위기 등 지구촌의 중대 과제에서 유럽 동맹국들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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