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헌 PD "심수봉, 방송 직후 감사 전화..대기실에선 눈물"[인터뷰]

김현식 입력 2021. 9. 20. 15:39 수정 2021. 9. 2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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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어제 방송 끝나자마자 심수봉 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열성적 반응을 지켜보며 행복감을 느꼈다고 하시더라.”

KBS 2021 한가위 대기획 ‘피어나라 대한민국, 심수봉’ 연출을 맡은 이태헌 PD의 말이다. ‘피어나라 대한민국, 심수봉’은 코로나19 상황 속 국민들에게 즐거움과 위로, 희망을 전하기 위해 기획한 공연 프로그램이다. 19일 KBS 2TV를 통해 전파를 탔다. 방송 하루 뒤인 20일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이 PD는 “심수봉 선생님의 공연 연출을 맡게 돼 영광이었다”며 “코로나19 상황 속 조심스럽게 준비한 공연을 무사히 마치게 돼 뿌듯하고 의도했던 바들을 잘 담아 시청자 분들에게 보여드린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심수봉 선생님께 방송 끝나자마자 전화가 왔다. ‘부담감이 있었는데 공연을 너무나 잘 표현해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 자신의 노래를 좋아해준 국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준 것에 대해서도 고맙다는 말을 하셨다”고 덧붙였다.

‘피어나라 대한민국, 심수봉’은 심수봉이 지난달 29일 1000여명의 온라인 관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대면 공연 실황을 담았다. 심수봉이 단독 TV쇼로 시청자들과 만나는 것이 26년 만이라 방송 전부터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 PD는 “심수봉 선생님께서 처음 섭외 당시 오랜만에 여는 단독 TV쇼를 잘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계셔서 설득의 과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점차 공연 준비를 해나가면서 자신감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셨고, 공연이 임박할 때쯤에는 무대를 즐기시는 모습도 엿보였다”고 덧붙였다.

당초 오프라인 공연 개최도 고려했다는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이 PD는 “관객 분들을 모시고 공연하려고 지난해 나훈아 언택트 공연 때보나 8배 큰 규모로 세트 구성을 했다. 공연 기획을 시작한 5월에는 8, 9월 정도에는 오프라인 공연 진행이 가능할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8월에 확진자가 다시 급격히 늘어나 언택트 공연으로만 진행하게 됐다”며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심수봉 선생님과 언택트 관객 간의 교감이 잘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서 심수봉은 ‘그때 그 사람’, ‘사랑밖엔 난 몰라’,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백만송이 장미’ 등 대표 히트곡을 포함해 20곡이 넘는 무대를 꾸몄다. 후배 가수들과 협업 무대도 펼쳤다. 잔나비 최정훈과 ‘여자이니까’를, 양동근과 ‘유’(YOU)와 ‘후회’를 함께 선보였으며 포르테 디 콰트로와 ‘나의 신부여’를, 씨엔블루 정용화와 ‘비나리’를 불렀다. 깜짝 MC로 등장한 배우 김승우와 스페셜 토크 시간을 갖고 평소 일상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이 PD는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드리는 따듯한 공연을 선보이는 데 중점을 뒀다”며 “심수봉 선생님이 작사, 작곡까지 모두 해내는 싱어송라이터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노랫말에 집중할 수 있는 무대 연출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화려한 무대 연출도 돋보였다. ‘사랑밖엔 난 몰라’를 무대에선 심수봉이 긴 드레스를 입고 리프트 위에 올라 타 노래하는 장관이 연출됐다. 엔딩곡 ‘백만송이 장미’를 부를 땐 무대 위에 백만송이 장미가 꽃을 피워 눈길을 끌었다. 이 PD는 연출자로서 만족도가 높았던 무대로 ‘무궁화’, ‘조국이여’, ‘아리랑’으로 이어진 메들리 무대를 꼽았다. 그는 “360도 무대 한가운데에서 심수봉 선생님이 피아노 연주로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듯한 구성을 준비했는데 의도한 바대로 잘 구현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심수봉은 공연 당시 무대를 모두 마친 뒤 대기실에서 눈시울을 붉혔다는 후문이다. 이 PD는 “무대가 풍성하고 화려하게 꾸며진 부분에 대해 만족하셨는지 눈물을 보이시더라”며 “많이 우시면서 자신 역시 국민들에게 감사와 위로를 받았고, 희망을 볼 수 있었다고도 말씀하셔서 제작진 역시 공감하며 울컥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피어나라 대한민국, 심수봉’ 시청률은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으로 전국 11.8,%, 수도권 12.4%로 집계됐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 PD는 “공연에 관심을 보내주신 시청자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심수봉 선생님의 노래를 좋아하셨던 분들뿐 아니라 잘 몰랐던 젊은 세대 분들의 호평이 이어져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KBS는 오는 21일 밤 10시 10분에 이번 공연 뒷이야기를 담은 특집 방송을 선보인다. 이 PD는 “‘피어나라 대한민국, 심수봉’을 통해 무대 위 심수봉을 보여드렸다면 특집 방송을 통해서는 무대 뒷이야기와 공연을 준비하기까지의 과정을 친절하게 전달할 예정”이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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