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G> 캐나다, 학교에서 5천 권의 책이 사라진 이유는?

김이진 작가 2021. 9. 2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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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G] 

요즘 캐나다에서는 도서 검열 논란이 뜨겁습니다. 

약 5천 권의 책이 학교에서 퇴출되거나 심지어 불태워졌는데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책들도 검열을 피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인지 뉴스G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용맹함과 정의감으로 똘똘뭉친 소년 기자가 전 세계를 누비는 모험담을 그린 만화, ‘땡땡의 모험’ 

벨기에 만화가 에르제가 1929년에 첫 선을 보인 고전만화이자 50개국 언어로 번역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입니다.   

그런데 ‘땡땡의 모험’이 최근 해외 언론과 SNS에 다시 소환됐습니다. 

캐나다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9월 7일 캐나다 공영방송 라디오 캐나다는 온타리오주내 30개 학교의 도서관에서 약 5000권의 책이 사라졌다고 전했습니다.  

퇴출 대상 목록에 오른 5000여권의 책은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을 비하하거나 원주민에 대한 고정관념을 주입시킬 위험이 있다고 판단된 책들이었습니다.  

1931년에 발간된 ‘미국에 간 땡땡’은 대표적인 퇴출 서적이 됐죠.  

땡땡 시리즈와 함께 유명 만화 아스테릭스, 백과사전도 폐기되거나 검열 대상에 올랐습니다. 

또한 학교들이 ‘교육’과 ‘원주민과의 화해’라는 명목으로 학교에서 ‘서적 불태우기’ 행사를 열고 남은 재를 나무에 뿌렸다는 사실이 알려져 우려의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일부는 책을 불태워 없애려던 과거의 나치와 현재의 탈레반을 떠올리며 공포를 표하기도 했죠. 

원주민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을 묘사한 책을 폐기하려는 분노의 움직임은 올해 캐나다의 기숙학교 부지에서 대거 발견된 원주민 대량학살의 비극과 맞닿아 있습니다.  

하지만 대량 학살에 대한 대답으로 책을 불태우는 것은 진보도 아니고 화해도 아니라는 비난이 거세졌고 온타리오주 교육청은 ‘책 소각’을 묵인한 것을 사과하고 검열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015년에도 인종차별적 묘사 때문에 퇴출 위기에 휩싸였던 ‘땡땡의 모험’.

하지만 책을 없앤다면 책에 나온 차별에 대해 토론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립할 기회마저 사라지는 것이라는 여론이 땡땡을 살렸습니다. 

캐나다의 학교에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재가 된 책들은 과연 무엇이 ‘교육’인지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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