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할 전(傳) 대신 펼 전(展)의 미학..창극 '흥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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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신작 '흥보전'은 폼을 과하게 잡지 않으면서도 세련됐고, 고전의 본질을 꿰뚫으면서 현재까지 관통한다.
이번 '흥보전'은 '흥보전(傳)'이 아니라 '흥보전(展)'이다.
세계적 설치미술가 최정화가 '흥보전(傳)을 전시(展示)'한다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흥보·놀부의 성격과 그들의 환경을 직관적으로 객석에 전달하는 위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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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국립창극단 신작…2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국립창극단 신작 '흥보전'은 폼을 과하게 잡지 않으면서도 세련됐고, 고전의 본질을 꿰뚫으면서 현재까지 관통한다.
허규 '흥보가'(1998)가 원작인데, 각색까지 맡은 김명곤의 해석은 얄팍하지 않다. 원작에 없는 '제비 나라'를 추가해 텍스트 해석을 두껍게 만들었다.
김 연출이 제비가 움직이는 길을 공부한 뒤 설정한 '제비나라'는 최근 유행하는 '가상 세계'를 연상케 한다. 사람들이 각종 가상세계에서 속마음을 털어놓듯, 러시아·일본·중국 그리고 한국 제비는 각자 겪은 속사정을 제비여왕에게 털어놓는다.
제비나라뿐만 아니라 흥보와 놀부의 집도 모던하다. 선명한 이동식 LED 스크린 2개 덕이다.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했다.
이번 '흥보전'은 '흥보전(傳)'이 아니라 '흥보전(展)'이다. 세계적 설치미술가 최정화가 '흥보전(傳)을 전시(展示)'한다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흥보·놀부의 성격과 그들의 환경을 직관적으로 객석에 전달하는 위력을 보여준다.
LED 패널에 등장하는 최 작가의 기둥 시리즈 '세기의 선물'이 예다. 한국 웨딩홀 기둥을 모방, 화려한 색을 더한 작품은 급격한 근대화와 서구화를 읽어낸 최 작가의 대표작. 물질 지향적인 세태를 풍자했다.
극 중 욕망을 추구하는 놀보가 등장하는 장면과 이질감 없이 어우러진다. 놀보집의 화려함을 상징하는 화려한 샹들리에가 영상에 등장하는 장면도 그렇다.
최 작가가 이번 '흥보전'에서 맡은 역할은 시노그래퍼다. 공연예술 공간을 구상하며 무대미술 전반을 다루는 역이다. 공간과 미술이 극의 분위기를 지배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전할 전(傳) 대신 펼 전(展)을 사용한 제목은 '신의 한수'로, 작품의 성격을 규정한다. 화두가 이야기로 전달되기보다, 이미지로 펼쳐지는 시대를 반영한 통찰이다. 미장센의 시대에 창극도 편입된 셈이다.
안숙선 명창이 작창하고, 박승원·최성은·김창환이 공동작곡한 음악도 세련됐다. 서양음악 어법이 녹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전통음악 기반의 1세대 월드뮤직 그룹 '공명' 멤버인 박승원 음악감독은 전통음악을 그대로 '전시', 무대와 맞물리는 음악적 효과를 연출해낸다.
선을 권하고 악을 나무라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이라는 원작의 결은 그대로 가져간다. 여기에 기후환경 위기, 부동산 문제 그리고 코로나19 등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다. 단아하면서도, 캐릭터마다 숨은 디테일을 만들어낸 의상·장신구디자인 최인숙 역할도 컸다.
흥보 역은 김준수, 놀보 역은 윤석안, 제비여왕 역은 정미정이 맡았다. 2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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