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실시된 첫 중국식 선거..90% 투표율의 허상

베이징=CBS노컷뉴스 안성용 특파원 2021. 9. 2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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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천명한 이른바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 원칙에 따라 선거제도를 바꾼 뒤 처음으로 19일 선거가 치러졌다.

변화된 제도에 따라 선거위원회는 행정장관을 선출할 뿐만 아니라 90명으로 확대된 홍콩입법회 위원 추천권을 갖게 되고 일부는 입법회 의원으로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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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19일 홍콩 선거위원회(선거인단) 선거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에 따라 선거제도 개편 이후 첫 선거
대부분 무투표 당선, 40개 하위 분야 중 13개 분야에서만 투표
유권자도 2016년 24만 6천만명에서 7900명으로 축소
13개 분야 실제 유권자 4889명 중 4380명이 실제 투표
scmp 사이트 캡처

야당 성향 후보 2명…선거위원회 입성은 1명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천명한 이른바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 원칙에 따라 선거제도를 바꾼 뒤 처음으로 19일 선거가 치러졌다. 내년 3월 홍콩행정장관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위원회(선거인단)를 구성하는 선거였다.

변화된 제도에 따라 선거위원회는 행정장관을 선출할 뿐만 아니라 90명으로 확대된 홍콩입법회 위원 추천권을 갖게 되고 일부는 입법회 의원으로 활동한다.

결과는 투표율 90%. 투표율만 보면 상당히 고무적인 숫자이지만 실상은 홍콩인들은 철저하게 배제된 그들만의 형식적인 투표였다. 야당 성향의 후보는 단 2명이었고 이중 1명만 선거위원회에 입성했다.

유권자가 97%나 줄고 불과 4천명이 투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일부 착오로 개표가 지연되면서 20일 아침까지 당선자를 공식 확정하지 못하는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700만 홍콩인중 실제 유권자는 4889명

선거제도 개편 이전에 선거위원회는 4개 분야에서 각 300명씩 1200명으로 구성되었지만 개편 이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지역대표,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지역대표, 중국기구의 홍콩대표 등이 참여하는 분야(300명,당연직)가 추가됐고 총원도 1500명으로 늘었다. 이렇게 해서 이번 선거는 5개 부문의 40개 하위분야에서 당연직과 지정단체 지명자를 뺀 982명을 선출하는 선거였다.

하지만 후보 등록 마감 결과 40개 하위 분야 중 중 사회복지·노동·교육·의료 등 13개 분야만 선출직 자리보다 등록 후보가 많았다. 나머지 27개 분야는 선출직 자리와 등록 후보 수가 일치하거나 오히려 후보가 적었다. 야당 후보들이 출마를 포기하거나 후보 자격이 박탈된 때문이었다. 이 결과 13개 분야 364석을 놓고 412명이 겨루는 '작은 선거'가 치러졌다.

홍콩선거는 특이하고 복잡하기로 유명한데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선거위원회도 홍콩인들이 모두 참여하는 게 아니고 지정된 분야와 단체의 등록 유권자만 투표가 가능하다.

게다가 지난 선거제도 개편 당시 유권자수를 대폭 줄이면서 2016년에 24만 6천명이던 유권자는 이번에 7971명으로 97%나 줄었다. 하지만 복수 후보가 있는 13대 분야에서만 선거가 이뤄지다보니 유권자는 4889명으로 줄었고 이중 90% 정도인 4380명이 실제 투표에 참여했다.

"99%가 참여하지 않는게 선거냐" 절규

'선거제도 개혁? 간단히 말해 웃음거리다'라는 문구가 적힌 작은 A4 용지를 들고 1인 시위 중인 남성. 명보(明報) 캡처
홍콩인들은 중국식 또는 공산당식 선거라고 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편 후 첫 선거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몰랐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샤틴에 거주하는 49세의 웡씨는 아이들이 뛰어 노는 놀이터 근처에 투표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지만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투표 당일 침사추이에 한 투표장 밖에서는 19세의 한 청년이 '선거제도 개혁? 간단히 말해 웃음거리다'라는 문구가 적힌 작은 A4 용지를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홍콩시민 99%가 참여하지 않는 선거는 선거가 아니고 의견이 다른 사람을 말살시키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베이징=CBS노컷뉴스 안성용 특파원 ahn89@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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