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거위' 보톡스..유통·제약업계 이유 있는 러브콜

박지연 2021. 9. 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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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를 중심으로 수년간 이어진 '보톡스 전쟁'이 최근 유통업계로 옮겨왔다.

GS와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눈독을 들인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기업 '휴젤 인수전'이 불을 댕겼다.

국내에는 메디톡스의 메디톡신과 앨러간의 보톡스 등 수입제품을 포함해 총 7종의 제품이 시판됐다.

국내 보톡스 기업 메디톡스에 따르면 미국 안과의사 앨런 스콧 박사는 1970년대 보툴리눔 독소 A형을 원숭이의 사시 교정에 성공적으로 사용했고 1981년 인간의 사시 교정에 적용한 게 치료 목적의 연구 초기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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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보톡스 시장 내년 7조 원 전망
80년대 사시 치료하다 주름 개선 효과 발견
탈모·편두통·뇌졸중 후 근육경직 치료 효과 연구로
치료 목적 보톡스 시장 확대 전망
대기업들이 국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1위 기업 휴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보톡스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약업계를 중심으로 수년간 이어진 '보톡스 전쟁'이 최근 유통업계로 옮겨왔다. GS와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눈독을 들인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기업 '휴젤 인수전'이 불을 댕겼다.

승전보를 울린 건 GS다. GS가 참여한 컨소시엄은 지난달 말 휴젤 지분 46.9%를 1조7,000억 원에 인수했다. 1,752억 원을 투자한 GS는 휴젤 이사회 멤버가 돼 창사 이래 처음 바이오·제약사업의 물꼬를 텄다. 이를 놓고 '대체 무엇을 얻을까' 의구심도 생기지만 과감한 베팅에는 나름의 계산이 깔려 있다. 그게 보톡스이기 때문이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톡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한다. 피부미용 시장에 안착해 시장 규모가 해마다 커지고 있는 게 이유다. 보톡스는 1990년대 이후 매출이 줄곧 상승세를 유지하는 몇 안 되는 의약품 중 하나다.

1989년 미국 앨러간이 미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 판매한 최초의 보툴리눔 톡신이 보톡스(Botox)다. 상품명이 곧 성분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자리 잡은 사례다. 앨러간의 2000년 연례보고서를 보면 보톡스 매출은 출시 후 10년이 지난 그해까지도 2억400만 달러(약 2,400억 원)에 불과했다. 그러던 중 2002년 "보톡스가 피부 주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 적응증 허가를 받으면서 매년 20~30% 고성장을 거듭했다. 2018년 매출은 35억8,000만 달러(약 4조2,000억 원)로 뛰었다. 같은 해 발표된 연구 조사 결과에는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2022년 57억 달러(약 6조6,800억 원)를 돌파하고 이후에도 지속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담겼다.

국내 보톡스 시장 규모도 1,000억~1,500억 원으로 추산된다. 국내에는 메디톡스의 메디톡신과 앨러간의 보톡스 등 수입제품을 포함해 총 7종의 제품이 시판됐다.


탈모·편두통에도 효과? 커지는 보톡스 시장

미간·눈가 등 주름 제거, 사각턱 개선 등 피부 미용·성형외과 중심으로 사용이 늘고 있지만 사실 보톡스는 사시와 치과 치료 등을 위해 개발됐다고 한다. 국내 보톡스 기업 메디톡스에 따르면 미국 안과의사 앨런 스콧 박사는 1970년대 보툴리눔 독소 A형을 원숭이의 사시 교정에 성공적으로 사용했고 1981년 인간의 사시 교정에 적용한 게 치료 목적의 연구 초기 사례다. 이후 사시 치료 경과를 살피다 일종의 부작용으로 눈가 주름이 팽팽하게 펴진 것을 발견해 미용 목적 임상 적응증으로 확대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용시장에서 보톡스는 '선택 사항'이지만, 치료시장에서는 '필수품'이다. 일단 미용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면 치료적 목적의 보톡스 시장에서도 동반 성장을 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남성형 탈모에도 유의미한 개선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나왔고, 편두통이나 뇌졸중 후 상지 근육 경직, 눈꺼풀 경련, 경부근 긴장 이상을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국내외 보톡스 시장에서는 품질 검증과 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2019년 1월 메디톡스는 앨러간과 함께 대웅제약 등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영업비밀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ITC는 지난해 12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 유럽 제품명 누시바)가 관세법 337조를 위반한 제품이라며 21개월간 미국 내 수입 금지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메디톡스가 미국에서 판정승을 거두긴 했지만 나보타는 유럽, 캐나다 등 세계 55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약 80개국에 수출계약을 맺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204억 원이고, 올해는 전년 대비 48% 이상 성장한 3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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