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40억원 무키 베츠가 보여준 '선수의 품격'
상대팀 티제이 프리들 메이저리그 데뷔 홈런볼 찾아줘 감동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KBO리그 선수들도 보고 느껴야 한다.
LA 다저스와 무려 12년 계약을 맺고 있는 우익수 무키 베츠(29)가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 스포츠맨으로서 갖춰야 할 ‘선수의 품격’이 무엇인가를 보여줬다.
무키 베츠는 지난 해 7월 시즌 중 LA 다저스와 12년간 3억6500만달러(약 4000억원)에 계약을 했다. 2032년까지 다저스 선수이고 금년 연봉도 2291만달러(약 240억원)에 달한다.
오른 엉덩이 근육 염좌에서 회복해 복귀한 무키 베츠가 20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원정 경기 6회말 아무도 예상치 못한 야구 경기 외의 가치 있는 일을 했다. 그것도 상대 팀 선수, 메이저리그 데뷔 타자를 위해서였다.
신시내티 레즈는 6회말 1-6으로 뒤진 상황에서 선두 타자로 좌타자 대타, 티제이 프리들(TJ Friedl)을 기용했다. 티제이 프리들은 다저스 구원투수 토니 곤솔린의 초구를 홈구장의 우측 관중석으로 날렸다. 그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이었다.
티제이 프리들에게는 그의 야구 인생은 물론 가족 모두, 후손들에게까지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 될 홈런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 홈런공을 회수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했다. 본인도 ‘1루 2루를 지나서 홈으로 오는 순간순간을 그대로 기억한다. 너무 벅차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고 했다. 덕아웃으로 들어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포수 타일러 스티븐슨과 격렬하게 포옹도 했다.
그 순간 LA 다저스 우익수 무키 베츠는 그 홈런의 의미를 깨달았다. 베츠는 우측 관중석의 팬이 티제이 프리들의 홈런공을 잡고 좋아하는 것을 보았다.
무키 베츠는 바로 외야 펜스로 다가가 공을 가지고 있는 야구 팬에게 손짓을 해서 공을 줄 수 있느냐 물었고 그 팬은 공을 던져줬다.
무키 베츠는 “그 공 대신 다른 공을 줄 수 있다. 그 공은 저 타자의 첫 번째 홈런 볼이다. 그것을 돌려줄 수 있느냐?‘고 몸짓을 했고 그 팬은 주저 없이 돌려 준 것이다.
그리고 나서 무키 베츠는 신시내티 레즈 덕아웃 쪽으로 자신이 그 공을 확보했다고 알린 뒤 신시내티 1루 코치인 딜라이노 드실즈에게 던져줬다. 딜라이노 드실즈는 다시 그 공을 덕아웃으로 던져 티제이 프리들이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타석 홈런 공을 손에 쥔 것까지 확인했다.
티제이 프리들은 ‘퍼스트 클래스(최고, 일류)’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정말 느꼈다. 무키 베츠가 한 일은 그야 말로 ‘월드 클래스’ 선수의 품격을 보여준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에게 고맙다고 얘기하는 것뿐이었다‘고 감격했다.
무키 베츠는 7회말 수비에 들어가면서 자신의 배트에 사인을 해 공을 돌려준 팬에게 선사했다.
티제이 프리들은 전날 트리플A 루이빌에서 콜업 돼 이날 대타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무키 베츠가 공을 돌려준 팬에게 사인 배트를 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감격해 소름이 끼쳤다고 했다.
티제이 프리들은 경기 후 그 공을 투명 케이스에 넣어 자신의 라커에 보관했고 시즌을 마치면 고향 집으로 가져가 영원히 간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키 베츠는 무명의 마이너리그 출신 선수의 소중한 순간도 공유했다. 왜 그가 175cm, 82kg의 평범한 신체 조건을 가지고도 메이저리그 명문 LA 다저스와 12년 계약을 맺고 2020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는지 알 수 있다.
[무키 베츠(왼쪽)는 LA 다저스에서 늘 동료들과 소통하고 대화한다. 자신이 슈퍼스타임에도 격의가 없다. AFPBBNews]]-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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