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 내걸린 北마케도니아 국기.. "30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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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오기까지 꼭 30년이 걸렸습니다."
17일(현지시간) 국방부 청사 펜타곤 내부의 나토기념실에서 열린 북마케도니아 국기 제막식에 참석한 라드밀라 셰케린스카 북마케도니아 국방장관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적·정치적 동맹인 나토의 일원이 되어 미국 성조기를 비롯한 다른 29개 회원국 국기와 어깨를 나란히 한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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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탓 미뤄지다 최근에야 국기 제막식
국방장관, "30년 만에 겨우 여기에 왔다" 감격
유럽 발칸반도의 소국 북(北)마케도니아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맹주인 미국 국방부로부터 나토 회원국임을 정식으로 인정받는 감격을 누렸다. 17일(현지시간) 국방부 청사 펜타곤 내부의 나토기념실에서 열린 북마케도니아 국기 제막식에 참석한 라드밀라 셰케린스카 북마케도니아 국방장관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적·정치적 동맹인 나토의 일원이 되어 미국 성조기를 비롯한 다른 29개 회원국 국기와 어깨를 나란히 한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30년이 걸렸다’는 셰케린스카 장관에 북마케도니아의 역사가 녹아 있다. 북마케도니아는 원래 제1차 세계대전의 결과 탄생한 유고슬리바아의 일원이었다. 유고는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그리고 마케도니아까지 다민족으로 구성된 연방국가였다. 1945년 이후 공산국가가 되었지만 소련(현 러시아)의 영향권에 속하진 않았다.
1990년대 탈냉전 시대에 접어들며 이념의 중요성은 줄어든 반면 민족주의가 기승을 부렸다. 유고도 예외가 아니어서 소수민족들 간 분쟁이 끊이지 않다가 결국 연방 해체의 길을 겪는다. 마케도니아는 유고에서 벗어나 1991년 독립국이 되었다. 올해는 마케도니아 독립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옛 유고 연방에서 갈라져 나온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등이 즉각 독립국 대접을 받고 일부는 유럽연합(EU) 및 나토 회원국 명단에까지 이름을 올린 것과 달리 ‘독립국‘ 마케도니아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국경을 접한 이웃 그리스의 견제 때문이었다. 마케도니아라는 나라 이름은 그리스 지명의 일부인 동시에 그리스 역사의 핵심이기도 하다. 기원전 300년대 그리스, 페르시아, 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더 대왕의 근거지가 바로 마케도니아였기 때문이다. 알렉산더가 통치한 마케도니아는 고대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를 융합한 헬레니즘 문화를 이룩한 것으로 유명하다.
“마케도니아는 그리스 국토, 문화 그리고 역사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그리스의 집요한 문제 제기로 마케도니아는 독립 후에도 오랫동안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된 나라 대접을 받지 못했다. 그리스와 이미 수교한 국가들은 마케도니아를 독립국으로 인정하길 꺼리며 외교관계 수립조차 주저했다. 그리스가 EU 및 나토 회원국으로 버티고 있는 이상 마케도니아로선 이들 국제기구 가입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지난해 북마케도니아가 나토 회원국이 된 직후 미 국방부는 북마케도니아 정부 대표를 펜타곤으로 초청해 나토기념실에서 북마케도니아 국기 제막식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창궐로 미뤄진 끝에 이번에야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셰케린스카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북마케도니아 간 안보협력 및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두 나라가 힘을 합쳐 나토를 더욱 굳건한 조직으로 만들어가자”고 다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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