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김현수 "강하고 선한 로나, 배우로서 닮고파" [인터뷰]

김보영 2021. 9. 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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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깊게 캐릭터 몰입할 수 있던 성장의 시간"
"시즌 1,2,3 거치며 새로운 모습 보여주려 노력"
"편하게 대해주신 유진 선배님, 에너지 많이 받아"
"배로나의 끈기와 꿈에 대한 열정, 배워야 할 점"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모두가 말리고 괴롭히는 상황에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밀고 나가는 로나의 모습이 연기하는 저에게도 멋지고 대단하게 다가왔어요. 배우로서도 제가 꼭 배우고 닮고 싶은 모습이었죠.”

약 1년 6개월간 세 시즌을 거쳐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마친 배우 김현수가 자신이 맡은 배로나 캐릭터를 경험하며 느낀 생각이다.

지난 2011년 영화 ‘도가니’로 데뷔 이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 오랜 기간 아역으로 사랑받아온 김현수가 지난해 방송을 시작해 최근 시즌3의 대장정을 마친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통해 아역 티를 벗고 진정한 배우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드라마를 마친 김현수는 최근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마친 소회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배로나를 연기하며 스며든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전했다. 아울러 극 중 엄마로 모녀 호흡을 펼친 배우 유진을 비롯해 이지아, 김소연, 윤종훈, 신은경 등 연기에 대한 부담을 이겨낼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줬던 선배 배우, ‘헤라키즈’로 활약한 또래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과 신뢰도 엿볼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 시즌 1 방영을 시작해 지난 10일 시즌 3로 막을 내린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는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복수극을 다룬 드라마였다. ‘헤라팰리스’란 공간과 세 명의 여성을 중심으로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연대와 복수를 그려 큰 인기를 끌었다. 김현수는 극 중 오윤희(유진 분)의 무남독녀이자 머리 좋고 강단 있는 성격으로 엄마의 성악 재능을 물려 받은 배로나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일명 ‘헤라키즈’로 불리는 또래 친구들과 그들의 부모, 선생님에게 괴롭힘과 시샘을 받으면서도 꿈과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당당한 면모로 시청자들의 특히 큰 사랑을 받았다.

김현수는 먼저 “이렇게 긴 드라마에 참여한 게 처음이라 초반에 조금 걱정을 했던 때가 있었다.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고민도 있었고 워낙 길어지니 ‘끝이 있긴 한걸까’란 생각도 들었다”며 시즌제 드라마를 참여하며 느낀 고충을 솔직히 털어놨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몸담은 작품을 떠나보내니 섭섭한 감정이 크다고. 이어 “그래도 시청자들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기쁘게 끝마칠 수 있던 것 같다”며 “배우로서도 좀 더 오랫동안 깊게 캐릭터에 몰입을 할 수 있던 성장의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건넸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 배로나에 대해서는 “극 중 다른 인물들과 달리 남을 깔아뭉개야겠단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 유일한 캐릭터였다. 저 역시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기에 비슷한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내가 배워야 할 점이 훨씬 많은 캐릭터였다”며 “그렇게 많은 괴롭힘과 수모를 당하고도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나, 맞서야 할 때는 맞서고 상대방을 더 위해주는 마음들은 대단하기도, 한편으론 의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 않는 태도를 특히 본받고 싶다. 저도 연기를 하면서 누군가에게 좋지 않은 소리를 들을 때가 있을텐데 로나를 생각하며 제 자신을 더 믿고 나아가야겠다는 다짐을 다졌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모녀 호흡을 펼친 배우 유진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김현수는 “유진 선배님과 시즌 1부터 엄마와 딸로서 함께 촬영을 해왔는데 선배님이 현장에서 편하게 해주시고 분위기를 풀어주시는 등 밝은 에너지를 많이 주셔서 촬영하며 힘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어 “시즌 1 극 중 중학교 3학년으로 시작해 시즌 3 성인으로 자라 끝이 났는데 시즌을 거듭하면서 그런 변화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하다보니 배우로서도 많은 걸 배운 작품이었다”며 “시청자분들에게도 피드백을 받으면서 내가 생각하는 캐릭터와 실제 시청자가 받아들이는 모습이 다를 수 있음을 느꼈고, 어떻게 하면 그 캐릭터를 좀 더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을 가장 많이 한 작품이었다”고 드라마를 하며 느낀 점도 덧붙였다.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아래는 김현수 인터뷰 일문일답.

-배로나는 워낙 감정 소모가 많은 캐릭터였는데 연기가 힘들지 않았는지.

△시즌 1에서 워낙 괴롭힘을 많이 받았고 시즌 3에는 엄마를 잃는 등 감정 소모가 많아서 힘들긴 했다. 그래도 시청자분들이 많은 위로를 주시고 공감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성악 레슨 등 배로나 역할을 위해 특별히 준비하거나 노력한 게 있을까요.

△성악은 로나를 대역해주시는 분이랑 정말 자주 만나서 연습을 해야 했다. 특히 저는 성악 자체가 완전히 처음이고 이태리어와 독일어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시즌 1 촬영 시작 약 한 달 전부터 일주일에 두 세 번씩 자주 만나 연습을 거쳤다. 입모양 흉내도 어려웠지만 시청자분들이 립싱크를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어서 걱정이 된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보시는 분들이 로나 대역해주시는 분의 목소리와 저의 이미지가 부합한다고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또 배로나는 굉장히 당차고 남에게 기죽지 않는 캐릭터인데 제가 이런 역할이 처음이었다. 안 해 본 캐릭터라 어려움은 있었으나 제 안에 있는 쌓여 있던 감정들을 연기를 하면서 풀어내보자는 감정으로 더 세게 연기했다.

-다른 입체적인 캐릭터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끝까지 선역이라 중심을 잡기가 더 어려웠을 것 같다.

△선역이긴 해도 오히려 시청자들이 보셨을 때 ‘왜 이렇게 착하기만 해’ 생각이 들면 공감을 받기 더 어렵겠다는 고민을 했다. 시즌3는 그런 점에서 천서진(김소연 분) 쌤에게 사이다를 날리며 좀 더 속시원히 얄미운 느낌이 나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다.

-주변의 인기를 실감 중인가.

△제가 직접 체감을 하지는 못한다. 다만 친구들이 그간 제 작품을 막 챙겨보는 편이 아니었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는 제가 봐달라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챙겨보는 모습을 보여 신기했다. 제가 말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드라마를 시청자로서 궁금해한다는 점에서 인기를 느끼곤 했다.

-시즌3에선 시작부터 엄마가 죽는 등 로나의 수난이 계속됐는데 대본을 보고 연기하며 특별히 느낀 지점이 있나.

△시즌3에 감정신이 정말 많아서 대본을 보며 걱정한 적이 많다. 다만 힘들긴 했어도 시즌 1, 2 때 늘 당하기만 했던 로나가 시즌 3에선 천서진 선생님, 은별이(최예빈 분)한테 대항하는 모습에 속 시원한 감정이 더 컸다.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재미있게 촬영했다.

-‘헤라키즈’들도 많은 인기를 누렸는데 또래 배우들 중에선 누구랑 제일 많이 친해졌고,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였는지?

△언니 오빠들 모두와 이미 많이 친하다. 누구랑 특히 제일 친해졌다기보다는 다 같이 잘 지내고 하나하나 좋은 사람들이다. 사실 촬영장에서는 대선배님들이 많고, ‘헤라키즈’ 대부분이 신인이라 저희가 긴장하는 편이다. 그런 점에선 전 오히려 분위기 메이커가 신은경 선배님이시지 않나 생각한다. 워낙 대선배님이시라 어렵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선배님께서 장난을 많이 하시고 저희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분위기 메이커가 되어주셨다.

-드라마가 너무 자극적이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자극적인 부분도 있지만, 한편으론 이를 통해 함께 욕하고 공감하며 재미를 느끼는 작품이란 생각을 한다. 사실 저 역시 자극적인 걸 잘 못 보는 타입이라 일부 장면들에 놀란 적이 있긴 하다. 다만 분명한 재미 요소들이 훨씬 많아 비판의 목소리에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다.

-배로나 캐릭터를 빼고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로나로 강하면서 선한 캐릭터를 경험해봤으니 남자이긴 해도 정말 악독한 주단태를 맡아보고 싶다. 악 중의 악이지 않나. 뭔가를 부수고 거리낌 없이 해치는 행동들을 보고 연기하면서 정말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기억에 남는 특별출연 연기자가 있다면?

△저희 마지막회에서 로나랑 석훈이(김영대 분)랑 파스타집을 가는 장면에 래퍼 비와이 씨가 특별출연 해주셨다(웃음). 저희 장면이기도 했고 마지막회라 특히 인상깊었다. 무엇보다 래퍼이신데 연기도 엄청 잘 하셔서 놀랐다. 딕션도 좋으시고 촬영이 너무 재밌었다.

-‘펜트하우스’를 오래 함께했는데 그 사이 느껴지는 변화가 있나.

△지금 와서 시즌 1 때 영상을 다시 보면 외적으로도 제가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년이란 시간만 흘렀는데도 성숙한 변화가 느껴져 신기했다. 같은 역할이지만 1년 반을 연기하며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고민을 느끼며 배우로서도 한층 성장한 것 같다. 그 몰입과 고민의 과정에 방송에서도 보여지고 느껴질 땐 특히 기분이 좋다.

- 차기작에 대한 부담은.

△배로나란 이미지를 완전히 없애야겠다는 부담감이나 강박은 딱히 없다. 다음 작품에 대한 연기를 제가 잘 보여드린다면 자연스럽게 ‘펜트하우스’ 배로나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도 봐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또 많은 분들이 제가 ‘별그대’ 아역, ‘굿닥터’, ‘도가니’ 등 작품에 나왔던 것을 알고 나면 놀라신다. 지금 제 이미지와 전혀 다르다고 해주셨다. 앞으로도 다른 작품을 계속 하다보면 또 다른 이미지로 봐주실 거다.

- 벌써 데뷔 10년 차다. 처음 연기를 접할 때와 지금 배우 김현수의 마음가짐은 얼마나 많이 달라졌나.

△어렸을 땐 사실 연기에 대해 잘 모르는데 무작정 했었다면 지금은 성인이 돼 펜트하우스를 촬영하니까 제가 맡은 캐릭터에 대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어릴 땐 단순히 이 캐릭터가 무슨 마음을 가졌을까 단지 캐릭터가 느낄 감정을 따라가려고만 아등바등했었다면, 이제는 시청자분들이 받아들이시는 배역의 모습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항상 새로운 역할에 많은 도전을 하고 싶다. 배우로서 제가 나오는 작품이라면 궁금해서 보고싶어지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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