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57마리 길거리로.. 인력·자금난 허덕이는 유기견보호소

김동욱 기자, 최다인 기자 2021. 9. 2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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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지만 열악한 유기견보호소] ①극심한 인력난, 사람 1명이 강아지 500마리 돌보기도..

[편집자주]지난해 기준 하루에 강아지 357마리가 버려졌다. 지방자치단체는 유기견을 거둬들여 보호한 후 일정 기간(10~30일)이 지나면 안락사시킨다. 자원봉사자 중심의 민간 유기동물보호단체는 안락사를 막기 위해 유기견을 데려와 보호하고 있으나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태다. 이에 ‘머니S’는 민간단체가 겪는 어려움을 확인하기 위해 민간 유기동물보호센터를 찾았다.

민간 유기동물보호센터는 대부분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사진은 경기 파주시 소재 ‘쉼뜰’에 보호된 유기견들. /사진=김동욱 기자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펫펨족이 늘고 있다. 하지만 하루에 357마리의 강아지가 버려지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여름휴가철이나 명절연휴 등 장기간 집을 비울 때 유기동물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4월23일 발표한 ‘2020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638만가구다. 앞선 2019년 591만가구보다 47만가구 증가했다. 지난 2017년에는 593만가구, 2018년에는 511만가구 등이었다.

반려동물 가구가 증가하면서 유기동물도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5월17일 발표한 ‘2020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강아지 13만401마리가 버려졌다. 하루 평균 357마리가 길거리로 내몰린 꼴이다. 지난 2018년에는 12만1077마리, 2019년에는 13만5791마리의 강아지가 주인을 잃었다.

지자체 유기동물보호센터는 유기견을 보호하지만 특정 기간(10~30일) 경과 후 안락사시킨다. 민간 유기동물보호단체는 안락사를 막기 위해 보호기간이 지난 유기견을 거둬들인다. 파주시 소재 ‘행동하는 동물사랑’(행동사)이 운영하는 보호센터 중 하나인 ‘쉼뜰’에는 유기견 100여마리가 생활하고 있다.

쉼뜰 같은 민간센터는 자원봉사자의 역할이 크다. 정부 지원이 없어 환경도 다소 열악하다. 쉼뜰은 관계자 3명이 유기견들을 관리하고 있다. 이들은 “인력 부족이 제일 힘들다”며 “물리적 한계로 인해 모든 강아지를 세심히 살필 수 없다”고 보호소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좁은 견사를 벗어나는 시간, 하루 중 겨우 40분


쉼뜰은 유기견들이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을 정해 운동을 시켰다. 통상적으로 유기견 3~5마리가 약 40분 동안 바깥 공기를 쐤다. /사진=김동욱 기자
머니S가 쉼뜰을 방문한 날은 지난 2일이다. 유기견 100여마리가 견사 속에서 짖고 있었다. 유기견이 견사에서 벗어나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은 겨우 40분 남짓이다.

취재진은 본격적인 봉사에 앞서 쉼뜰 관계자에게 관련 내용을 교육받았다. 이날 할 일은 견사에서 나와 운동하는 유기견 놀아주기와 변 치우기였다. 그 사이 관계자들은 비어있는 견사를 청소했다.

통상적으로 같은 시간에 유기견 3~5마리가 나와 바깥 공기를 쐰다. 취재진 2명은 유기견 3~5마리를 관리하는 것도 벅찼다. 유기견들은 견사에서 나오자마자 배변 활동을 했다. 운동장 이곳저곳에 방치된 변을 치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

배변 활동을 끝낸 유기견들은 본격적으로 뛰어놀았다. 취재진은 안전사고를 대비해 유기견 옆을 따라다녀야 했다. 인조 잔디를 뜯어 먹지 못하게 막고 유기견끼리 장난이 심해지면 이를 중재했다. 그 사이 변이 생기면 또 치우길 반복했다. 하루 24시간 중 40분 정도만 바람을 쐴 수 있는 강아지들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봉사 도중 잠시 쉬는 틈을 이용해 관계자에게 보호소 운영의 어려운 점을 물었다. 한 관계자는 “강아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돌본다”고 답했지만 “운영이 원활해 보여도 열악한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쉼뜰은 정부 지원 없이 포털사이트 카페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된다”며 “회원 수는 3만여명이지만 후원금을 지급하고 봉사하는 회원은 1% 남짓”이라고 전했다. 이어 “재정적으로 열악하고 인력도 부족하다”며 “다른 일을 하느라 아이들을 신경쓰지 못해 안전사고가 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람 1명이 유기견 500마리 돌보기도… 극심한 인력난


민간 유기동물보호센터는 유기견을 돌볼 사람이 크게 부족했다. 사진은 경기 파주시 소재 쉼뜰 관계자가 견사를 청소하는 동안 배회하는 유기견들. /사진=최다인 기자
민간 유기동물보호센터가 겪는 어려움은 크게 ▲센터에 관한 부정적 인식 ▲금전적 문제 ▲인력 부족 등이다. 일부 주민은 거주 지역에 유기견 보호소가 생기는 것을 꺼린다. 센터에 관한 정부 지원이 적어 개인의 시간과 돈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강아지를 사랑하는 봉사자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행동사 관계자 오모씨는 “지역 주민 일부는 유기견 보호소를 혐오시설로 생각한다”며 “민원을 받은 경험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땅값이 떨어진다’, ‘소음이나 악취가 심하다’ 등의 민원으로 센터를 이사한 적도 있다”며 “어느 순간부터는 공간 문제로 대형견을 보호하지 못해 가슴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오씨는 “지난해까지는 유기동물을 입양시키면 지자체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았다”며 “하지만 올해부터는 유기견을 입양하는 사람에게 15만원을 받는다는 이유로 기초적인 지원마저 끊긴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어 “후원금을 받아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돈을 아무리 아껴도 부족하다”며 “제 사비를 이용해 보호소 운영에 필요한 물품을 사곤 하는데 가족에게 눈치 보일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수의 유기견 관련 봉사활동 경험이 있는 박모씨는 “봉사할 때 느낀 민간센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력 부족”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직원 수가 적어 유기견을 일일이 관리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며 “그러다 보니 유기견끼리 싸워 상처를 입는 등 사고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기견 보호 활동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인식이 바뀌어야 부담 없이 봉사활동을 올 것 같다”며 “유기견을 생각하는 마음 하나면 충분하니 많은 사람들이 봉사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동물권 행동단체 ‘카라’의 더봄 센터 박아름 운영팀장도 민간 유기동물보호센터가 겪는 어려움에 대해 “단언코 인력부족 문제”라고 답했다. 박 팀장은 “개인의 시간과 돈을 사용하면서까지 유기견을 돌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사람 1명이 유기견 500마리를 돌보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력이 부족해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아 안전사고도 발생한다”며 “민간센터에서 생활하는 유기견은 최소한의 보호를 받지만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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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최다인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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