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홍준표를 지지하냐고?".. MZ들이 말하는 '무야홍' [이슈+]
MZ세대가 콘크리트 지지층 될지는 미지수
중도 외연 확장, 말초적 공약 경쟁력 결정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20·30 세대 사이에서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 ‘무대홍’(무조건 대통령은 홍준표), ‘돌돌홍(돌고 돌아 홍준표)’ 등의 신조어가 유행하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막말’이라 비난받던 직설적인 화법은 ‘솔직하다’, ‘시원하다’며 각광받고, 과격하다고 핀잔들었던 공약은 ‘선명하다’며 호응을 얻고 있다. MZ(밀레니얼+Z세대)세대는 왜 홍준표에 열광할까.
◆20·30 남성의 호감도 50% 넘어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차기 정치 지도자 주요 인물 호감 여부를 물은(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홍 의원에게 20대 이하 31%, 30대 36%가 ‘호감이 간다’고 답했다.
야권 선두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호감도가 20대 이하 18%, 30대 16%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20·30대 남성의 홍 의원 호감도는 50% 내외로 매우 높은 수치를 보였다. MZ세대의 지지가 홍 의원의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홍 의원도 자신의 지지 기반으로 MZ세대를 꼽는다.
홍 의원을 지지하는 MZ세대는 상대적으로 홍 의원이 다른 후보들보다 “믿을 만하다”고 말한다. 기득권층의 계속되는 ‘내로남불’ 행태에 싫증을 느낀 젊은 세대가 홍 의원 특유의 ‘후진 없는 정치’, 솔직함에 끌린다는 것이다.
대학생 조모(24)씨는 “(홍 의원이) 국민을 위하는 정책을 펼친다면서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다른 후보들보다 낫다”고 했다. 대학생 김모(25)씨는 “윤석열이 인기를 끈 이유가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생각돼서였는데 그 환상이 깨졌다”며 “여러 논란이 계속되는 윤석열이나 이재명에 질렸다”고 밝혔다. 직장인 박모(30)씨는 “기성 정치인에 막연한 혐오감이 있다”며 “원래 홍준표를 좋아하진 않았는데 다른 후보 중에서는 가장 나아 보인다”고 했다.
MZ세대가 처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MZ세대가 홍 의원을 지지하는 이유다.
직장인 김모(29)씨는 “윤석열 후보는 정책에 대한 답변이 애매하거나 여러 차례 실수를 하는 등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와 달리 홍준표는 20대가 호응할 만한 공정 관련 공약을 오래전부터 주장해 왔고, 하고자 하는 게 비교적 선명해 보인다”고 했다. 개인사업자 신모(25)씨는 “홍준표는 기업들을 도와주고 이상한 세금도 안 걷어서 경제를 살려줄 것”이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다만 MZ세대가 홍 의원의 ‘콘크리트 지지층’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 평론가는 “당장 홍 의원이 청년층 일부의 환심을 사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겠지만 이들도 경선 과정에서 의구심을 가질 것”이라며 “토론 과정에서 구체적인 검증에 들어가면, 홍 의원의 공약이 중도층 표심을 잡기에 확장성이 부족하고,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서 MZ세대가 다른 후보들에게 관심을 돌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으로 홍 의원이 대권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약점으로 지적받는 본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평론가는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되면 토론이 중요해진다”며 “홍 의원이 중도층의 지지를 받으려면 젠틀한 이미지가 필요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는 시장·성장·재벌 중심주의 등의 뻔한 정책이 아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진화한 정책을 들고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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