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의 대반란. 천하의 쿠드롱도 흔들리니까 방법이 없었다.

이신재 2021. 9. 2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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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는 당구 인풀루언서다.

해커의 행운성 샷과 쿠드롱의 불운성 샷은 이후에도 계속 되었다.

같이 흘러간 공이라도 해커는 안 맞은 듯 맞았고 쿠드롱은 맞을 듯 하면서 맞지 않았다.

해커는 되는 날, 쿠드롱은 안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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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는 당구 인풀루언서다. 공식적으로 '이름도, 얼굴도 없는 무명의 아마추어'다. 스폰서 초청으로 프로 대회에 참가했다.

사진출처=PBA

그런 그에게 4대천왕 쿠드롱이 무너졌다. 그것도 0-3의 완패.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한 번 흔들리니 방법이 없었다.

일단 해커가 무서운 기세로 흐름을 잡았다. 1세트 1이닝 6연타, 2이닝 8연타 그리고 행운이 깃든 5이닝 횡단 샷 럭키 쫑 세트 포인트.

아무리 천하의 쿠드롱이라도 1이닝을 공타를 날린 바람에 0:14까지 몰린 스코어를 바로 잡기는 힘들었다.

해커가 상쾌한 포지션 플레이로 뒤돌리기 3연타를 날리는 등 비범하기도 했지만 결정타는 15점째를 가져온 후르크였다

후르크가 터지는 날은 ‘그 분이 오신 날’이다. 막기 힘든데 문제는 내가 더 무너진다는 점이다.

해커의 행운성 샷과 쿠드롱의 불운성 샷은 이후에도 계속 되었다. 같이 흘러간 공이라도 해커는 안 맞은 듯 맞았고 쿠드롱은 맞을 듯 하면서 맞지 않았다.

0-2로 져 마지막 한판을 남긴 3세트는 ‘흔들린 쿠드롱’의 결정판이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상대의 뜻밖 강세에 놀란 쿠드롱. 묘한 불운까지 겹쳐 그대로 끌려왔다.

보통 그 쯤 되면 ‘오늘은 안되겠구나’하는 징크스가 발동한다. 4대천왕도 결국은 흔들리게 되고 그러면 피할 방법이 없다.

흔들리는 모습이 스트록에 나타났고 옆에서도 보였다.

1이닝 첫 샷. 뒤돌리기가 그대로 쫑이 났다. 2이닝 1점을 냈지만 다음 샷 투 뱅크는 첫 공을 너무 정통으로 맞혀 실패했다. 3이닝 앞돌리기가 쫑 때문에 실패했다.

짜증이 나고 내 샷이 의심스러우면서 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들게 된다.

4이닝 뱅크 샷. 쉬운 포지션은 아니었다. 달리 칠 게 없어서 선택한 것이었다. 타임까지 부르고 연구했지만 빗나갔다. 비슷하지도 않았다. 쿠드롱이 아니었다.

5이닝 또 뱅크 샷. 가운데로 들어가면서 아슬아슬하게 빠졌다. 4이닝은 흔들린 것이고 5이닝은 불운. 흔들린데다 불운이 겹쳤다.

6이닝. 모처럼 1득점 했지만 다음 샷을 ‘백차’로놓쳤다. 얇게 칠 계획이었지만 첫 목적구를 맞추지도 못했다. 아마추어급 실수였다.

7이닝에서 모처럼 4연타를 쏘았다. 한 개만 더 치면 7-7 동점. 반전의 기회였으나 뱅크샷을 놓쳤다. 어려운 포지션이긴 했다. 어지간히 포지션 플레이가 안되는 날이었다.

해커는 계속 운이 따라 다녔다. 9이닝 9점째는 안 맞은 듯 맞았고 10점째는 묻어 나듯 맞았다.

쿠드롱은 9이닝에 또 백차. 투 뱅크 샷을 시도했으나 한 개의 공도 맞추지 못했다. 그리 어려운 공이 아니었다. 평소였으면 가볍게 성공 시킬 수 있었다.

11이닝, 멋진 공격이었다. 하지만 빗나갔다. 다음을 기약했으나 다음은 없었다. 해커가 12이닝에서 쉽게 쉽게 5점을 몰아친 후 큐대를 번쩍 들었다.

안되는 날은 안된다. 되는 날은 그냥 된다. 해커는 되는 날, 쿠드롱은 안되는 날이었다. 그런 날은 당구의 신이라도 방법이 없다.

19일 해커와 쿠드롱의 'TS 샴푸 PBA 챔피언십' 32강전(소노캄 고양)이 그런 날이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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