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엄마가 보고싶어" 20년만에 명절날 친정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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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이다.
명절이 제일 바쁜 대형마트 직원들.
홈플러스 둔산점 직원 장미영(52)씨는 "친정"이야기에 눈을 반짝였다.
한편 홈플러스는 노조에 소속된 직원은 전체의 10% 수준이라며 전체 점포가 정상영업을 하는 만큼 고객 불편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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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인수한 사모펀드MBK, 매장 잇따라 매각하면서 고용 불안 커져…2개점 폐점·5개 매장 내년까지 문 닫아
노조 "폐점매각 중단하고 고용안정 보장해야"…로레알·샤넬·시세이도 노조도 백화점 연장영업 거부 명절 파업 돌입
"10년째 친정에 가 본 적이 없어요. 저도 엄마지만 우리 엄마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벅차요." 홈플러스 직원 B씨
20년 만이다. 명절이 제일 바쁜 대형마트 직원들. 홈플러스에서 일하는 동안 명절은 남의 일이었다.
홈플러스 둔산점 직원 장미영(52)씨는 "친정"이야기에 눈을 반짝였다.
"추석이나 설에 친정을 가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이번에 친정 가면 엄마가 해 주는 밥이랑 음식 먹으면서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싶어요."
입사한 지 올해로 20년. 실직한 남편을 대신해 가장의 역할을 짊어진 그는 2003년 5월 15일 홈플러스에 입사했다.
최저임금을 받는 초라한 가장의 성적표가 무색하게 대학생 두 딸은 "엄마 없이 지 혼자서도" 잘 커줬다.
"처음 입사한 날 인사담당자가 날짜 불러주면서 스승의 날 여러분이 입사한 날입니다라고 말해준 게 기억나요."
가족의 생계를 이어주는 고마운 직장. "홈플러스라는 대기업 타이틀"도 그에게는 자부심이었다.
하지만 6년 전 사모펀드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매장이 잇따라 문을 닫기 시작했다.
대전 탄방점과 대구 스타디움점이 이미 문을 닫았고, 안산점은 오는 11월 대전 둔산점은 12월에 영업을 종료한다. 부산가야점과 동대전점, 대구점도 내년 폐점을 앞두고 있다.
폐점 점포 직원들은 희망하는 3지망 점포 중 한 곳으로 전환배치된다. 홈플러스는 모든 직원의 고용을 100% 보장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장씨는 "제가 배치될 예정인 세종점은 차로 40분 거리"라며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1시간 넘게 출퇴근을 한다면 누가 일할 수 있겠나 사실상 정리해고에 준하는 인사배치"라고 지적했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지난해부터 점포를 매각하며 자산유동화에 나선 상태다.
노조는 "일터를 없애지 말아달라"며 일방적 폐점 중단을 요구하며 1년 전부터 폐점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 MBK파트너스의 폐점 중단을 요구하는 삭발식에 참여한 홈플러스 부산 감만지회 정승숙 지회장은 "삭발한 모습을 지인들에게 보여야 하니까 결정하기 힘들었지만 직장을 잃을 거라는 불안감이 크다보니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들이 22살인데 왜 엄마가 나서서 해야 하냐고 해요. 엄마 말고도 할 사람 있는데 엄마가 힘들게 서울 가서 싸우는 거 자기는 마음 아파 못 보겠다고. 머리 빨리 자라는 샴푸 사줄까 물어보기도 하고."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지난 16일 홈플러스 동대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점매각을 중단하고 일자리를 지켜달라"며 추석연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강우철 마트노조 서울본부 본부장은 "동대문점은 이미 2016년에 MBK가 매각한 점포인데 현재 건물주가 재개발 방식으로 매각할 수 있다는 소문이 들려온다"며 "그런데도 홈플러스는 임대인이 어떤 용도로 개발을 추진하던 당사가 개입할 수 없다는 무책임한 말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투기자본의 기업약탈행위를 금지하는 투기자본 규제입법을 제정하는 등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대전 등 전국 138개 점포 중 80여곳에서 조합원 3500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노조는 추석총파업에 이어 다음달 20일 민주노총 총파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홈플러스는 노조에 소속된 직원은 전체의 10% 수준이라며 전체 점포가 정상영업을 하는 만큼 고객 불편은 없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와 함께 로레알, 샤넬, 시세이도 소속 1600여 명도 백화점이 협의 없이 연장 영업을 강요하고 있다며 추석 명절 파업에 돌입했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하인주 비대위원장은 "불시 연장영업 등으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백화점 원청의 연장영업 협의 결정에 대한 방안을 가져올 때까지 로레알·샤넬·시세이도 노조는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조혜령 기자 tooderigir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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