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완료했는데, 저 면제 맞나요?".. 구멍 난 방역 지침에 현장 '오락가락'

김명지 기자 입력 2021. 9. 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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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김모(46)씨는 지난 15일 오전 출근길에 전날 만난 지인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잔여백신으로 일찌감치 접종을 마친 김씨(1차 아스트라제네카, 2차 화이자)는 감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우선 인근 병원에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방역 당국은 '백신 인센티브' 차원에서 백신을 2차까지 모두 맞고 2주일이 지난 접종완료자는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하더라도 14일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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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백신 인센티브' 지침으로 혼선
적용 조건 복잡하고, 기준도 불명확
델타 변이 우세종 됐는데 지침 개정 준비만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4주 연장 첫날인 지난 6일 점심시간 시민들이 서울 명동 음식점 밀집 골목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니까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도 자가격리를 해야 하나요?”

서울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김모(46)씨는 지난 15일 오전 출근길에 전날 만난 지인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잔여백신으로 일찌감치 접종을 마친 김씨(1차 아스트라제네카, 2차 화이자)는 감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우선 인근 병원에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검사 결과는 음성. 이때부터 김씨의 고민이 시작됐다. 방역 당국은 ‘백신 인센티브’ 차원에서 백신을 2차까지 모두 맞고 2주일이 지난 접종완료자는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하더라도 14일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줬다. 하지만 감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방역 당국은 접촉자가 델타 변이 감염자라면, 면제해주지 않기로 했다.

김씨는 “코로나19 확진이 된 지인이 델타 감염자인지 언제 알려주는지, 그 전에 바깥에 나가도 되는지 인터넷을 뒤지고, 질병청 콜센터(1339)에 문의를 했지만 속시원한 답을 얻지 못했다”고 했다.

정부가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은 출입국 때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고, 사적모임 인원 제한에도 포함시키지 않는 등의 ‘백신 인센티브’를 도입했지만, 인센티브 적용 조건이 복잡하고, 그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보니, 방역 현장에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확진자와 접촉한 백신 접종 완료자 김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김씨는 지금 당장은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접종완료자는 자가격리 없이 수동감시하고, 그 이후에 델타 변이로 확인되면 자가격리를 적용하고 있다. 접촉한 확진자가 델타 변이 감염으로 확인됐다는 통보를 받기 전까지 일상생활을 해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씨는 “당장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 좋지만, 반대로 어제 만난 지인이 델타 변이 감염으로 확인되면 격리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격리 면제 동안) 만난 사람은 또 어떻게 되는 거냐”라며 답답해했다.

지난주 국내 확진자 가운데 델타 변이 감염자는 98.5%에 이른다. 김씨와 만난 지인은 델타 변이 감염자일 확률이 매우 높다. 현재 델타 변이 감염자와 접촉했다면 ‘접종완료자라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지침이 있지만, 변이 확진까지는 1주일 이상의 기간이 걸린다. 결국 접종완료자들은 현행 지침대로라면 자가격리를 해야 할 것 같지만, 하지 않아도 되는 어정쩡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방역 당국은 “델타 변이의 점유율이 높아진 상황을 고려해 지침 개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대응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50대에 대한 대규모 백신 접종이 시작된 것은 지난 7월 말. 50대의 주력 접종 백신인 화이자⋅모더나의 2차 접종 간격이 5~6주인 것을 고려하면 9월 중순이면 접종완료자들이 쏟아질 것은 이미 예상됐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에는 국내 백신 인센티브를 적용하지 않는 것도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해외 접종자는 인센티브 확인에 사용되는 접종 증명 애플리케이션(COOV), 정부 발급 종이 증명서 등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해외 접종을 인정하는 문제를 다른 나라와 협의 중이다.

마상혁 경남의사회 감염대책위원장은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될 것이란 것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예측됐는데, 지금까지 지침 개정을 준비만 하고 있었다는 뜻이다”라고 했다. 마 위원장은 “정부가 현장 파악이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주먹구구식으로 방역지침을 만들다 보니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방역체계 전반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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