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공무원의 죽음..명품가방을 칼로? "딸의 억울함 풀어줄 것"

이상휼 기자 2021. 9. 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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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의 가방 손괴범'으로 몰려 억울함을 호소한 끝에 극단 선택으로 숨진 경기 동두천시 8급 공무원 A씨(29)의 아버지는 "딸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주고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달 초 부서 내에서 공직 동기인 B씨(30대)의 '수백만원대 명품 가방을 칼로 손괴했다'는 의심을 받아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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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동두천시 직원의 아버지 "시와 관련자들에게 책임 물을 것"
© News1 DB

(동두천=뉴스1) 이상휼 기자 = '동료의 가방 손괴범'으로 몰려 억울함을 호소한 끝에 극단 선택으로 숨진 경기 동두천시 8급 공무원 A씨(29)의 아버지는 "딸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주고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두천시청 3년차 공무원인 A씨는 지난 16일 오전 7시께 양주시 광사동 아파트 15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A씨는 이달 초 부서 내에서 공직 동기인 B씨(30대)의 '수백만원대 명품 가방을 칼로 손괴했다'는 의심을 받아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에 따르면, B씨는 SNS를 통해 A씨를 모욕하는 글을 게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으로 몰린 A씨는 경찰조사를 받은 뒤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극단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아버지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딸은 평소 누구를 험담하는 성품이 아니라서 동료들과 갈등이 있었다는 것을 부모는 알아채지 못했다"면서 안타까운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18일 벽제에서 딸의 시신을 화장했다"면서 "딸의 억울함을 밝히고 명예 회복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으며 B씨에 대해 무고와 명예훼손죄를 묻겠다"고 말했다.

또한 "갈등 상황을 미연해 정리하지 못하고 이 지경까지 이르게 부추긴 관리감독자들에 대해서도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어 "딸이 범인으로 몰렸던 가방 손괴 사건 관련 만일 '무혐의' 처분 또는 '무죄'를 선고 받더라도, 그 사건에 연루됐던 꼬리표는 공직 생활 내내 따라다녔을 것이다"면서 "동료들의 손가락질과 앞으로 오랜 세월 이어질 2차 피해도 두려워했던 것으로 보인다. 큰딸은 양주와 의정부에서 학교를 다녀 지역에 친구와 지인들이 많다. 더욱 압박감이 컸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어떤 사람이 대낮에 직장 사무실 내에서 자신이 의심 받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동료의 가방을 칼로 손괴하겠느냐"면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빚어지는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갈등을 키운 부서장 및 팀원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용덕 동두천시장은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너무나 황망하고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면서 "시의 최종 관리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고인과 유족들에게 사죄한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이달 초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지난 17일 오후 격리해제된 후 업무에 복귀했다.

최 시장은 "고인은 가방 손괴 범인으로 몰렸지만 그에 대한 증거는 아무 것도 없었다. 경찰에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겠지만, 시에서도 나름대로 조사하고 무엇보다도 2차 가해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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