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장마에 태풍까지..제주 농민 '시름'
[KBS 제주] [앵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있지만 제주지역 농가에서는 가을 장마에 태풍까지 겹치며 시름이 깊습니다.
파종을 마친 월동작물이 침수 피해로 썩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농심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보도에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태풍 찬투가 휩쓸고 간 동부지역의 한 월동무 밭.
가을 장마 탓에 무 파종을 미루고 미루다 이달 초 겨우 마쳤는데, 월동무 종자가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에 맥없이 뽑혀나갔고, 잘려나간 이파리들이 곳곳에 나뒹굽니다.
잦은 비날씨에 태풍까지 겹쳐 파종을 마친 무 밭이 말그대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외국인 인력 구하기도 힘들어지면서 농사를 쉬어야 하나 걱정이 큽니다.
[강인배/월동무 재배농가 : "농사를 한 40년 정도 했는데 이렇게 가을 장마 와서 농사 못해본 것도 처음이고. 그렇게 비 많이 와서 땅이 무른 상태에서 (태풍) 바람까지 겹치니까."]
해안과 가까운 당근밭에도 푸릇푸릇해야 할 당근 이파리가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태풍이 몰고 온 염분을 머금은 바닷 바람이 당근밭을 덮치면서 이른바 '조풍 피해'를 입은 겁니다.
가을철 잦은 비로 당근 싹이 잘 트지 않아 재파종까지 마쳤지만, 갑자기 닥친 자연 재해로 아예 농사를 망치게 생겼습니다.
[양태령/당근 농가 : "보시다시피 까맣게 타버렸어요. 완전히 갈아엎으려고도 마음 먹었는데. 그래도 농민 심정이 내 자식 돌보듯이 키워내야할 입장이라."]
농업당국에서는 태풍으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약제 살포 등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고보성/동부농업기술센터 밭작물 팀장 : "태풍으로 인해서 뿌리라든가 잎 손상이 있기 때문에 병해충 방제를 작목에 맞게 반드시 해줘야합니다. 병해충 침투를 더이상 막기 위해서."]
가을 태풍으로 인한 제주지역 농경지 피해 면적이 수천 헥타르에 이를 것으로 제주도는 추정하고 있는데, 정확한 피해 규모는 농작물 피해 신고가 마무리되면 나올 전망입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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