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아들 아내 뱃속에 두고.. 美 참전용사의 귀환
"자유 위해 싸운 부친, 발전한 한국 자랑스러워"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전쟁포로/실종자(POW/MIA) 기억의 날’을 맞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기념사에서 특별히 6·25전쟁 참전용사를 언급해 눈길을 끈다. 1950년 12월 장진호 전투 도중 숨진 것으로 인정되나 당시 시신이 수습되지 않았던 하비 스톰스(1914∼1950) 육군 소령이 주인공이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스톰스는 텍사스 농공대를 졸업하고 학군단(ROTC)를 거쳐 육군에 입대한 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2차대전이 끝나고 5년 뒤 일어난 6·25전쟁 당시 그는 미 육군 제7사단 31보병연대 3대대 예하 중대장으로 장진호 전투에서 싸웠다. 북한 함경남도 개마고원 남쪽의 장진호는 1950년 겨울 최저기온이 영하 40도까지 떨어질 만큼 추웠다. 중공군이 참전한 사실을 모르는 미군은 도망치는 북한군을 쫓아 장진호까지 진격한 상태였다. 미군 몰래 먼저 와서 진을 치고 있던 중공군이 불의의 기습을 가했고, 미군은 살인적 추위 그리고 중공군의 총격과 나란히 싸우며 말 그대로 사투를 펼쳤다.
미군에 퇴각 명령이 하달된 가운데 빠져 나가려는 미군을 추격하는 중공군의 공세는 매섭기 그지없었다. 1950년 12월 1일 스톰스 소령은 차량에 올라탄 채 쫓아오는 중공군을 향해 마지막까지 사격을 가하던 중 그만 여러 발의 총에 맞고 말았다. 훗날 동료 장병들은 “스톰스 소령이 갑자기 눈 속에 쓰러졌으며, 곧바로 얼음으로 뒤덮인 언덕 아래로 미끄러졌다”고 증언했다.
미군은 그가 1950년 12월 1일 장진호 전투 도중 전사한 것으로 인정했으나 시신이 수습되지 않았기에 실종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뒀다. 그리고 68년이 지난 2018년 북한은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병사들로 추정되는 유해가 담긴 상자 55개를 미국에 넘겼다. 그해 7월 27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이었다. 그리고 스톰스의 시신이 마침내 확인됐다.
그러는 사이 고인이 남긴 네 아들을 기르던 아내는 암으로 숨졌다. 어느덧 80살이 된 장남 샘 스톰스는 “6·25전쟁이 터질 당시 일본에 있던 가족이 아버지의 참전으로 도쿄 기차역에서 헤어진 게 아버지에 대한 마지막 기억”이라고 미 언론에 말했다.
POW/MIA 기억의 날을 맞아 오스틴 장관은 작전 중 실종 등으로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에 있는 참전 미군이 현재 8만1900명 이상이라고 했다. 그중 7만2000명 이상은 2차대전, 7500명 이상은 6·25전쟁, 1500명 이상은 베트남전 참전 미군이다. 오스틴 장관은 “실종자와 귀환자들이 매일 그들의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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