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당 깊은 집' 김원일 작가 "솔직하고 진실하게 써야"

유동엽 2021. 9. 1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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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일 / 소설가

Q. 전쟁과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인 소설을 많이 썼는데?

나는 인민군이 서울에 들어오는 것, 들어와서 시가전 하는 장면도 뛰어내려가서 목격했고,또 국군이 서울에 입성하는 것도 목격했고 실제로 을지로까지 뛰어내려가서 다 봤어요. 문학이 픽션이라 그러지만, 다 자기 감정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자기가 했던 것도 제대로 못 쓰면서, 상상을 해가지고 가공을 해서 그런 꾸민 그건 아무래도 엉터리일 수가 있죠. 주로 나는 내가 경험했던 얘기를 쓴 것이죠. 그래야 좋은 작품이 되지, 상상해서 쓴 것은...

Q. 부끄러운 일화들이 담겨 있는데, 독자에게 내어놓기 부담스럽지는 않았는지?

거의 다 한 90%가 사실 그대로예요. 집필할 때 독자를 생각하면서 쓰는 사람은 잘 없어요. 물론 인기 작가가 되기 위해서 독자 구미에 맞춰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그렇게 써본 적은 없어요. 다 솔직하게 써야된다, 진실하게 써야 된다. 픽션이라 그러지만, 만들어서, 자기가 경험한 것도 제대로 못 쓰면서 만들어서 쓰는 것은 엉터리다. 내 자신의 관념이 그거예요.

Q. <마당 깊은 집>을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바친다고 했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 어머니에 대해서 자세히 쓰기 시작했지, 그 전에는 못 썼어요. 겁이 나 가지고. 이상하게 나는 어머니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었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 주로 어머니가 나오는 장면을 많이 썼지.

굉장히 나는 맞고 컸어요. 나는 장남이라고 닦달하느라고 그렇게 많이 때리더라고요. 어머니가 삯바느질을 하다보니 자가 있잖아요, 자. 그거를 가지고 등줄기를 때리고. 아휴, 난 그렇게...제발 아버지 같은 사람 닮지 말라고. 우리 아버지가 외동아들로 참 포실하게 살았거든요. 그러니까 그 당시에, 요즘 말로 하면 빨갱이 사상에 물들었다고. 아버지가 수재였다고 수재. 아주 머리가 좋았어요.

(김원일 작가의 아버지는 좌익 활동을 하다 전쟁 중에 가족을 두고 월북했다.)

Q. <마당 깊은 집>이 어떤 소설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1950년대 전쟁으로 전쟁 후에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남았는가 그런 걸로 기억되면...그게 기억되고 안 되고 그런 것도 생각지도 않고 다 내가 살았던 얘기를 그냥 써본 거죠.

뭘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 작은 소재라도 그걸 살려내는 문장력 자체가 중요하다.

편집 이도연

유동엽 기자 (imher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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