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이 제격' 사네, 야유를 환호로 바꾸다.. 5경기 3골 5도움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9. 19.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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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에른, 보훔전 7-0 대승
▲ 사네, 1골 1도움
▲ 사네, 슈팅 5회(최다) & 드리블 3회(최다) & 찬스메이킹 2회(공동 3위)
▲ 사네, 왼쪽 이동 후 최근 5경기 3골 5도움 & A매치 3경기 2골 1도움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 이적 이후 부진에 빠지면서 팬들로부터 야유까지 들어야 했던 르로이 사네가 오른쪽 측면에서 왼쪽 측면으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부활에 성공했다.

바이에른이 알리안츠 아레나 홈에서 열린 보훔과의 분데스리가 5라운드에서 7-0 대승을 거두었다. 그 중심엔 바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보직을 바꾼 사네가 있었다.

초반 보훔이 승격팀의 패기를 앞세워 공세적으로 나섰다. 먼저 11분경, 측면 공격수 게리트 홀트만의 중거리 슈팅을 바이에른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가 선방했다. 이어서 보훔 공격형 미드필더 엘비스 레흐베차이가 바이에른 왼쪽 측면 수비수 알폰소 데이비스의 패스를 가로채서 슈팅을 가져간 건 골대를 넘어갔다. 반면 바이에른은 경기 시작하고 16분경까지 이렇다 할 슈팅을 시도해보지 못하면서 다소 고전하는 모양새였다.

답답했던 흐름을 깬 건 다름 아닌 사네였다. 17분경, 바이에른 오른쪽 측면 공격수 세르지 그나브리가 파울을 당하면서 프리킥을 얻어내자 사네는 드롭성으로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향하는 환상적인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네는 26분경, 공격형 미드필더 토마스 뮐러가 측면으로 내준 패스를 논스톱으로 정교한 크로스를 올리면서 수비형 미드필더 요슈아 키미히의 추가 골을 어시스트했다. 바이에른은 31분경, 그나브리의 추가 골에 이어 전반 종료 3분을 남기고 뮐러가 상대 자책골을 유도해내며 4-0으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이미 전반전에 승기를 잡자 율리안 나겔스만 바이에른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백업 왼쪽 측면 수비수 오마르 리차즈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데이비스에게 일찌감치 휴식을 부여했다.

사네는 후반전에도 활발한 움직임으로 바이에른의 공격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후반 13분경과 15분경에 연달아 위협적인 슈팅을 가져갔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쉽게도 골을 추가하지는 못했던 사네였다.

결국 사네의 돌파에서 바이에른의 5번째 골이 터져나왔다. 후반 16분경, 사네의 측면 돌파에 이은 날카로운 컷백 패스(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를 보훔 수비형 미드필더 로베르트 테셰가 차단했으나 이는 골문 바로 앞에 대기하고 있었던 레반도프스키 앞으로 굴절되어 넘어갔다. 이에 레반도프스키는 가볍게 밀어넣으며 점수 차를 5골로 벌려나갔다.

바이에른의 5번째 골이 터져나오자 나겔스만 감독은 곧바로 사네와 오른쪽 측면 수비수 요십 스타니시치를 빼고 마르첼 자비처와 부나 사르를 교체 출전시키며 체력 안배에 나섰다. 이어서 후반 20분경에 고레츠카의 헤딩 패스에 이은 키미히의 6번째 골이 터져나오자 후반 23분경엔 레반도프스키 대신 에릭 막심 추포-모팅을, 마지막으로 후반 27분경엔 키미히 대신 탕기 니앙주를 투입하며 주전 선수들 보호에 나선 바이에른이다. 바이에른은 후반 34분경, 추포-모팅이 추가 골을 넣으며 7-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 경기에서 사네는 61분을 소화하면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슈팅 5회와 드리블 3회를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크로스 역시 3회로 최다였고, 찬스메이킹은 2회로 공동 3위에 해당했다. 말 그대로 공격 전반에 걸쳐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더 놀라운 건 바로 성공률에 있다. 그의 드리블 성공률은 100%였고, 크로스 정확도는 67%에 달했다(통상적으로 크로스 성공률은 30%만 나와도 높은 편에 속한다). 슈팅 정확도도 60%로 준수한 수치였다.


그는 2020년 여름,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2위에 해당하는 4500만 유로(한화 약 625억)와 함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서 바이에른으로 팀을 옮겼다. 그가 2019/20 시즌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해 프리미어 리그 1경기 출전에 그쳤음에도 과감하게 영입을 감행한 바이에른이었다. 이는 그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방증한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는 지난 시즌 장기 부상 여파 때문인지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일관하면서 실망만을 안겨주었다. 분데스리가 32경기 6골 9도움 포함 공식 대회 44경기 10골 12도움으로 겉보기만 놓고 보면 득점 생산성 자체는 나쁘지 않은 수치였다. 문제는 실수를 너무 많이 저질렀고, 숱한 득점 기회들을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이번 시즌 초반에도 그는 부진을 보였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DFL 슈퍼컵은 물론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도 그는 침묵했다. 쾰른과의 2라운드에서도 그가 부진을 보이자 바이에른 홈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이에 나겔스만 감독은 전반 종료와 동시에 선수 보호 차원에서 그를 빼고 자말 무시알라를 교체 출전시켜야 했다.


나겔스만 감독은 쾰른전이 끝난 이후에 있었던 브레머 SV와의 DFB 포칼 1라운드에서 그 동안 사네가 바이에른에서 뛰었던 오른쪽 측면 공격수가 아닌 왼쪽 측면 공격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그는 이 경기에서 1골 2도움을 올리며 12-0 대승에 크게 기여했다. 이어서 헤르타 베를린과의 분데스리가 3라운드에서 후반 16분경에 왼쪽 측면 공격수로 교체 출전한 그는 25분경에 레반도프스키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적립했다.

헤르타전이 끝나고 A매치 기간 동안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 나선 사네는 독일 대표팀에서도 왼쪽 측면 공격수로 3경기에 출전해 2골 1도움을 올리며 3연승을 견인했다. 이제 사네에겐 오른쪽이 아닌 왼쪽이 더 맞는 포지션이라는 게 그 동안의 심증에서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이에 나겔스만 감독은 사네를 왼쪽으로 고정해서 뛰게 하고 있다. 그는 지난 주말, RB 라이프치히와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9분경 골을 넣으며 4-1 대승에 기여했다. 이어서 주중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 리그에서 뮐러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3-0 대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보훔전에서도 1골 1도움을 추가하며 최근 바이에른 소속으로 출전한 5경기에서 3골 5도움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에 바이에른 홈팬들은 그가 보훔전에 교체로 그라운드를 떠나자 기립 박수를 보내주었다. 야유를 환호로 바꾼 셈이다.


사네는 기본적으로 슈팅을 가져가길 좋아하는 측면 공격수이다. 그가 왼발잡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오른쪽에 위치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작 그는 맨시티에서 한창 주가를 높였을 때도 왼쪽 측면에서 뛰었다. 오른쪽 측면에 위치시키면서 접고 슈팅을 반복하는 단조로운 패턴보다는 왼쪽 측면에서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추가된 다양한 방식의 공격을 구사하는 게 그에게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 그는 선수 경력을 통틀어 보더라도 왼쪽 측면 공격수로는 164경기에 출전해 53골 63도움을 올리고 있으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는 81경기에 출전해 17골 14도움에 그치고 있다.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사네에겐 왼쪽이 제격이다.

사네 "다시는 야유를 경험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난 야유에도 물러서지 않고 내 능력을 입증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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