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고립되자 '중국 승인' 카드로 돌파한 드골
오커스로 뒤통수 맞은 마크롱, '드골 노선' 답습할까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딩이판 전 연구원은 19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오커스는 유럽 동맹과의 협력을 약속한 미국에 대한 신뢰를 어느 정도 낮출 것”이라며 “이는 유럽과 긴밀한 관계 진전을 원하는 중국에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당장 오커스에서 배제된 프랑스가 미국에 배신감과 불신을 강하게 표출한 것이 이럴 가능성을 보여준다. 애초 호주에 디젤 잠수함 12척을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가 호주가 미·영으로부터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지원받기로 하며 계약 파기의 쓴맛을 본 프랑스는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며 미국·호주를 맹비난하는 중이다.
역사적으로 프랑스는 미·영과 멀어지면 대신 러시아·중국과 가까워지곤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레지스탕스를 이끌었고 대전 후엔 프랑스 제5공화국 초대 대통령(1959∼1969년 재임)을 지낸 샤를 드골의 외교전략이 대표적이다. 1944년 당시 프랑스 임시정부는 국제사회에서의 존재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였다. 4년간 나치 독일에 점령당해 그 지배를 받은 프랑스는 1944년 6월 미·영이 주도한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간신히 해방됐다. 미·영은 프랑스 임시정부를 대놓고 무시하며 앞으로 남은 전쟁도 미·영이 주도할 테니 프랑스는 부차적 역할만 맡으면 된다고 했다.
이에 격분한 드골은 1944년 12월 소련(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전격 방문해 이오시프 스탈린과 만났다. 당시 3대 연합국의 일원인 소련은 전후 처리 문제 등을 둘러싸고 미·영과의 대립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었다. 미·영을 향한 반감으로 의기투합한 드골과 스탈린은 프랑스·소련 동맹조약을 전격 체결했다. 전후 공산주의 소련과의 대결이 불가피하다고 여기던 미·영 입장에서 프랑스의 이같은 돌출행동은 서방의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시도였다. 당시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나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 눈에 프랑스, 그리고 드골이 좋게 비칠 리 없었다.
더욱이 프랑스는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만에 무기를 공급하는 나라들 중 하나다. 1992년 프랑스에서 미라주2000 전투기 60대를 구입해 운용 중인 대만 공군은 최근 프랑스와 우리 돈 340억원에 달하는 전투기 기술 지원 서비스 협의를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로써 미라주2000 전투기 가용률이 기존 60%에서 75%로 올라가며 중국의 대만해협 제공권 장악 시도에 맞서는 역량이 대폭 강화할 것이란 게 대만 공군의 기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부모 도박 빚 갚으려고 배우 딸이 누드화보…주말극 ‘미녀와 순정남’ 막장 소재 논란
- 생방 도중 “이재명 대통령이”…곧바로 수습하며 한 말
- 유영재, 입장 삭제 ‘줄행랑’…“처형에 몹쓸짓, 부부끼리도 안 될 수준”
- 박명수 “주는대로 받아! 빨리 꺼져”…치킨집 알바생 대학 가라고 밀어준 사연 감동
- 구혜선, 이혼 후 재산 탕진→주차장 노숙…“주거지 없다”
- 반지하서 샤워하던 여성, 창문 보고 화들짝…“3번이나 훔쳐봤다”
- "발가락 휜 여자, 매력 떨어져“ 40대男…서장훈 “누굴 깔 만한 외모는 아냐” 지적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