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한달간 공모주 18개사..제2의 카뱅은?[금나와라 뚝딱]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 10월 말..카카오페이 또 '연기'
[이데일리 이지현 김인경 권효중 기자] 현대중공업(329180)이 청약 흥행에 이어 상장 첫날 85%의 수익까지 올리자 “믿고 가는 공모주”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차기 기업공개 공모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올라타고자 기업공개(IPO)를 서두르는 모습입니다. 추석 이후부터 10월까지 일정을 예정한 공모주만 18개사나됩니다. 하반기 대어로 꼽혀온 카카오페이가 또다시 청약시기를 미룰 수 있다는 전망에 대어를 피하려는 기업들이 대거 일정을 앞당겨 청약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추석 후 2차전지 관련주 ‘원준’ 청약 시작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3일부터 10월 말까지 공모주 청약일정을 예정한 기업은 총 18개사(스팩 포함)입니다. 이 중 스팩을 제외하더라도 3개사는 코스피 시장에, 13개사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중 눈길을 끄는 몇 가지 종목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주자는 가장 먼저 27일과 28일에 일반청약을 진행하는 원준입니다. 원준은 지난 2009년 설립된 고부가가치 첨단소재 열처리 솔루션 제공 기업입니다. 주요 사업부문으로는 열처리 소성로 장비를 제조하는 소성로 사업부와 소재 생산 공정을 설계하는 공정기술 사업부로 나뉩니다. 열처리 소성로 장비는 원재료를 열과 가스로 화학 반응을 일으켜 소재의 품질과 생산량을 결정하는 핵심 장비입니다. 현재 원준의 열처리 소성로 장비는 주로 2차전지 양극재 생산 공정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양극재 업체(포스코케미칼(003670), LG화학(051910), 에코프로비엠(247540))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양극재 시장 수요는 2019년 368톤(t)에서 2025년 2749t으로 연평균 33% 성장이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주요 양극재 업체의 공격적인 증설이 예상되며 열처리 소성로 장비 공급 레퍼런스를 확보한 원준의 수혜가 이뤄질 거란 전망입니다. 실제로 열처리 소성로 장비 판매 대수는 2015년 14대에서 2018년 52대, 올해 96대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재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준은 지난해 독일 열처리 장비 제조 기업(Eisenmann Thermal Solutions) 인수를 통해 음극재 및 탄소 섬유 열처리 장비 제작 기술을 내재화했다”며 “올해 130억원 규모의 음극재 생산 공정용 열처리 장비 납품이 계획되고 있다. 향후 탄소섬유 소재를 포함한 첨단 소재용 열처리 장비 포트폴리오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총 100만4807주를 공모하며 희망 공모가 밴드는 5만2000~6만원입니다. 이후 27~28일에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 10월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합니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005940)입니다.
코스피 시장 노리는 케이카·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
원준을 포함한 13개 기업은 코스닥시장에 상장하지만, 3개 기업은 코스피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케이카와 카카오페이,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입니다.
국내 중고차 업계 1위 케이카는 30일과 10월 1일 양일간 일반청약을 진행합니다. 케이카의 전신은 SK그룹 중고차 브랜드인 ‘SK엔카’입니다. 당시 SK그룹은 직접 중고차를 구매한 뒤 이를 소비자에게 되파는 SK엔카 직영을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했습니다. 이후 한앤컴퍼니는 케이카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이렌터카를 흡수합병해 현재의 케이카를 완성했습니다.
케이카는 온라으로 차량을 실제처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3D라이브뷰’와 24시간 온라인 즉시 결제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차량을 주문하면 당일 배송이 가능한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시장 점유율이 77.2%에 달합니다. 공모 주식수는 1683만288주로 희망 공모밴드는 3만4300~4만3200원입니다. 총 공모예정 금액은 5773억~7271억원으로 공모 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2조1983억원에 달합니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입니다. 일반인 청약은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 삼성증권(016360), 하나금융투자에서 가능합니다.
럭셔리 핸드백 제조자 개발생산(ODM) 글로벌 1위 기업인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은 당초 9월 말에 진행하려던 공모일정을 10월 말로 연기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상장일정 재조정은 투자자에게 보다 정확한 회사정보를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금융감독원과 협의 하에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회사는 유명 브랜드 마이클코어스(Michael Kors)와 코치(COACH), 케이트스페이드(Kate Spade), 토리버치(Toryburch), 마크제이콥스(Marc Jacobs)에 명품 핸드백을 공급하고 있다. 제조부터 디자인 개발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통해 연간 4억개의 핸드백을 생산할 수 있는 업계 최고 생산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명품백 밸류체인 전반이 실적타격을 입었지만, 지난 상반기에 보복소비 효과로 소폭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3335억원, 영업이익은 43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총 공모주식수는 837만주, 주당 공모 희망 밴드는 3만9200~4만7900원입니다. 오는 10월 25일과 26일 청약을 거쳐 10월 중 코스피 시장에 상장 예정입니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입니다.
또 연기 가능성 커진 카카오페이
공모금액만 1조200억원에 달하는 카카오페이는 10월 5일과 6일로 공모청약 일정을 계획하고 있지만, 추석 이후 또다시 연기 가능성이 커진 상태입니다. 벌써 두 번째입니다. 이번에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주요 서비스를 중단·개편하면서 상장 일정 연기가 불가피해 진 것입니다. 금융위는 카카오페이 일부 서비스를 단순 광고가 아닌 중개 행위로 결론 내리고 금융소비자보호법 계도 기간인 24일까지 중개업자로 등록하거나 서비스를 중단을 권고했습니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보험 펀드 등 주요 서비스를 중단하고 이를 반영한 증권신고서를 다시 재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8월 상장을 계획했을 때만 해도 주당 공모 희망가는 기존 6만3000원에서 9만6000원 수준이었으나, 증권신고서가 1차례 수정되면서 6만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이번에도 추가 하향 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증권신고서의 경우 제출한 후 15영업일 뒤에 효력이 발생한다”며 “10월 초에 대체공휴일이 많다 보니 10월 중순이나 하순쯤에나 효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실질적인 상장은 11월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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