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한마디에 출렁출렁, 정치 테마주 주의보

최형석 기자 2021. 9. 1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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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들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증시에서도 관련 테마주들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주식의 내재 가치 없이 정치 바람에 주가가 급등락을 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홍준표, 하태경,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안상수, 윤석열 후보. /김지호 기자

◇윤석열·홍준표 테마주 급등락

최근 20대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주가가 급등했던 홍준표 테마주들은 지난 16일 TV조선을 통해 방영된 방송토론 이후 급속히 열기가 식었다. 일명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주라 불렸던 이 종목들은 홍 의원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옹호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열흘 간 65%나 오른 MH에탄올은 17일 하루에만 13.5% 폭삭 주저앉았다. 6~17일 상승률은 43%로 깎였다. 소주 원료인 주정(에틸알코올)을 만드는 MH에탄올은 진해오션리조트 최대주주(지분 60.48%)로, 홍 의원이 경남 지사 시절 추진한 진해 웅동 복합리조트 사업이 재조명 받자 테마주로 분류됐다.

대구·경북 지역 방송사인 티비씨(-7.99%), 경남 지역 소주 업체 무학(-6.61%), 부산 철강사 한국선재(-14.39%) 등도 17일 주가가 폭락했다. 이들은 각각 6~16일간 40% 안팎의 고공 행진을 하던 중이었는데 홍 의원 말 한마디에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반면, 무난하게 상대 후보들의 공격을 받아낸 것으로 평가 받은 윤석열 관련주들은 올랐다. 대표가 윤 전 검찰총장과 대학 동문이라고 소문 난 피혁 회사 덕성 주가는 17일 8.7% 급등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주당 4000원 대였던 이 회사 주가는 현재 4배 이상 오른 1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외 이사 중 한 명이 윤 전 총장과 동문이라고 알려진 자동차 부품 기업 지주사인 서연도 이날 6.25% 올랐다. 이 회사는 ‘윤 전 총장과 무관하다’는 공시까지 냈지만 정치 바람을 타고 있다.

성남시장 시절 대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관련된 테마주들은 맥을 못 추고 있다. 사외이사가 이 지사 부인 사건의 변호인을 맡았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된 여성 속옷 업체 비비안 주가는 3~17일 동안 6% 하락했다. 이 외에 대표가 이재명과 중앙대 동창으로 알려진 토탈소프트(-8%), 이 지사 무상 교복 정책의 수혜 종목인 교복 업체 형지엘리트(-7%), 형지그룹의 또 다른 패션 상장사 형지I&C(-7%) 등 주가도 하락했다. 이치선 사외이사가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 활동 이력이 있다고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된 코스닥 자동차 부품사 SG&G(1%)만 소폭 올랐다.

여권의 이낙연 전 총리 관련 테마주의 주가도 지지부진하다. 같은 기단 이월드(-8%)·남화토건(-2%)은 떨어졌고, 남선알미늄 주가는 0.5% 오르는데 그쳤다.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이 19일 오후 광주 MBC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추미애·김두관·이재명·박용진·이낙연 후보. 2021.09.19. sdhdream@newsis.com

◇정치 테마주 추격 매수 자제해야

내년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정치 테마주들의 주가는 급변동할 전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선거가 다가오고 있고, (작년 말·올 초) 50~60% 수익률을 맛봤던 투자자들이 대체 투자 대상을 찾다 보니 정치 테마주에 자금이 몰리는 것이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일부 테마주의 급등만 보고 추격 매수에 나섰다가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펀더멘탈(기초 체력)과 무관한 급등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공정 거래 세력이 개입한다면 그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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