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뜨문뜨문 읽는 초등 3학년..'유창성' 프로젝트 해봤더니
인천시교육청, 읽기·연산 유창성 프로젝트 진행
1학기 참여 학생 일정 수준 도달 '효과 뚜렷'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학교 수업도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등 교육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중하위권 학생들은 글을 읽는 것은 물론, 덧셈과 뺄셈 등 기초연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초적인 읽기나 연산이 되지 않으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업에 끼치는 악영향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천에서는 교육청이 초교 저학년 기초학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해 1학기 초교 1~3학년 대상 읽기·연산과 관련해 이른바 ‘유창성’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유창성은 읽기나 연산을 막힘없이 자유롭게 할 정도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말합니다. 읽기는 초교 2~3학년 80학급, 연산은 1·3학년 74학급이 각각 참여했습니다. 85개교 4239명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요? 인천시교육청이 프로젝트 시행 전·후 참여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검사결과 보고서에서는 ‘그렇다’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보고서를 보면, 읽기 유창성의 경우 교재와 음성녹음자료를 제공하고 주 3회씩 모두 71차례 교육한 초교 2~3학년 학생 읽기 수준이 모두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0어절로 구성된 글 한 문단을 1분 동안 소리 내 읽게 하고, 읽은 어절과 잘못 읽은 비율(오류율)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프로젝트 참여 뒤 1분 동안 읽은 어절이 평균 9.90어절 더 늘었습니다. 초교 3학년의 경우 13.42어절 더 읽었습니다. 글자를 잘못 읽은 오류율도 평균 4.87% 감소했습니다. 100어절의 글을 읽을 때 걸리는 시간도 평균 2분46초에서 2분12초으로, 34초 단축됐습니다.
프로젝트 시행 전 평가한 학생의 읽기 수준을 상·중·하로 나눠 비교한 결과, ‘하’ 수준 학생의 오류율도 5% 이하로 줄었습니다. 김주용 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사는 “글 읽기 정확도가 95% 이상일 경우, ‘독립적인 읽기 수준’으로 본다”며 “혼자 글 읽는 것이 어려운 하 수준의 학생이 스스로 글을 읽을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연산 유창성(주 3회 30차례 교육) 능력도 참여 학생 모두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산은 1분 동안 30개 문제를 정확하게 푼 개수로 평가했습니다. 1학년 9 이하 덧셈의 경우 참여 전 16.8개에서 21.8개로 최소 도달 수준인 18개를 넘었습니다. ‘하’ 수준이던 학생은 9.2개에서 15.4개로 67.7%나 향상됐습니다.
대부분의 1학년 학생이 9 이하 덧셈보다 뺄셈에 취약했습니다. 프로젝트 참여 전 12.4개에서 18.7개로 평균 50.6% 증가했습니다. 특히 뺄셈 ‘하’ 수준이던 학생은 참여 전 평균 2개에서 무려 455% 증가한 11.5개를 풀었습니다.
3학년 곱셈 연산도 예외는 아닙니다. 구구단 2~5단 30문항 중 참여 전 평균 21.2개에서 26.4개로, 6~9단은 17.6개에서 24.1개로 늘었습니다. 기초연산을 유창하게 할 수 있다면, 후속 학습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자명한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가 참여 학생은 물론 이들 학생을 지도할 교사에게 모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합니다.
시교육청은 초등학교 교사 가운데 희망자를 모집해 기초학력 전문교원으로 양성하고 있습니다. 기초학력 전문교원은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의 기초학력 진단을 통해 맞춤 지원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교사를 가리킵니다. 이 교육과정을 마친 교사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김 장학사는 “읽기나 연산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 상당수가 움츠러들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기초학력 전문교원들이 포기하지 않고 반복 학습을 통해 자신감을 얻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습니다. 시교육청은 2학기에는 이 프로젝트를 확대 시행할 계획입니다. 2학기에는 109개교 687학급이 이 프로젝트 참여를 신청했습니다. 초교 1~3학년 2만6천여명이 대상입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자료 제공 인천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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