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홍준표·유승민 그림자..野캠프 '상황실장' 면면은[정치쫌!]
판의 설계자..후보의 CP 역할
중진부터 前의원·기업인 '다채'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상황실장은 대선 후보를 돕는 캠프의 ‘꽃’이다. 이들은 후보가 뛰어들어야 할 판의 설계자다. 또, 당장 후보가 서있는 판의 흐름을 읽어야 하는 독해자다. 정무 감각은 핵심 덕목이다. ‘치고 빠지는’ 촉도 뛰어나야 한다. 정책도 볼 줄 알아야 하고, 고문(顧問)급의 인사와 독대해도 밀리지 않는 협상력도 갖춰야 한다. 후보가 배우라면 상황실장은 총괄 프로듀서(Chief Producer)가 돼야 하며, 후보가 운동선수라면 이들은 수석 코치 이상의 역할을 소화해야 한다.
유승민·윤석열·원희룡·홍준표(가나다순) 등 국민의힘의 주요 대권주자 4명은 상황실장 인선을 마쳤다. ‘제3지대’에서 뛰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추석 연휴 직전 상황실장을 임명했다. 국민의힘의 주요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김영우 전 의원(3선)을 상황실장을 임명했었으나, 지금은 최 전 원장의 대선 캠프 자체가 해체돼 직 자체가 없는 상태가 됐다.
19일 야에 따르면 각 주자들의 상황실장은 국회 상임위원장급의 3선 중진부터 전직 의원, 기업인 출신의 원외인사 등 각양각색이다.
홍준표 의원은 국민의힘 주자 중 가운데선 가장 최근 상황실장을 임명했다.
홍 의원의 ‘CP’를 맡기로 한 안효대(재선) 전 의원은 경북 영양 출신으로 18·19대 의원을 역임했다. 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에서 14년간 일한 그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현역 시절 안 전 의원의 지역구도 현대중공업 본사가 있는 울산 동구였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홍 의원이 수도권의 동향 파악과 표심 공략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부산·울산·경남(PK)에 연이 있는 안 전 의원을 영입한 것 아닐까라는 추측을 한다”고 설명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얼마 전 신용한 서원대 교수를 상황실장으로 영입했다.
기업인 출신의 신 교수는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을 맡으면서 정책 경험을 했다. 과거 바른미래당에서 충북지사 후보로 출마하는 등 정치 경험도 쌓았다. 21대 총선에 앞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전략단장으로 보수 통합의 판 설계에 일조키도 했다. 야권 관계자는 “원 전 지사와 신 교수는 개혁·소장파의 색채가 있다는 점에서 통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국가와 사회, 경제 혁신을 위해 할 일들을 놓고 원 전 지사와 가치를 공유했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그와 정치 여정을 함께 한 오신환(재선) 전 의원에게 상황실장직을 맡겼다.
서울시의원 출신의 오 전 의원은 교섭단체 원내대표·사무총장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보수의 험지로 통하는 서울 관악을에서 재선에 성공하는 등 중도확장성도 있다. 그는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뛴 선수들 중 독보적인 ‘이슈파이팅’ 능력을 보여 차세대 주자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유 전 의원과 오 전 의원은 개혁보수를 내걸고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 등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함께 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러한 오 전 의원을 신뢰해 캠프의 중책을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의원 경험이 없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중진급의 인사를 상황실장(종합상황실 총괄실장)으로 영입했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상황실장은 장제원(3선) 의원이 맡고 있다. 부산 사상을 지역구로 둔 장 의원은 교섭단체 원내부대표, 수석대변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예산결산특별위 간사 등을 역임했다. “주요 당직과 국회직을 거치면서 원내대표 수업을 해왔다”는 그의 표현대로 다채로운 경험을 했다. 윤 전 총장과 장 의원은 이미 알고 있는 관계였지만,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활동 중 서로를 눈여겨본 것으로 전해졌다.
제3지대에서 출마 선언을 한 김 전 부총리는 김화준 전 블록체인협회 상근부회장을 상황실장에 임명했다. 정치인이 아닌 정보통신기술(IT)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다. 김 전 상근부회장은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재직한 경험도 있다.
한편 캠프를 해체하고 사실상 ‘나홀로’ 행보에 나선 최 전 원장은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 전부터 일찌감치 김 전 의원을 상황실장에 맡겼었다. 기자 출신으로 여당 당시 수석대변인을 맡은 바 있는 김 전 의원은 특히 정무·공보에 전문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최 전 원장에게 직접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최 전 원장에게 좌도 우도 생각하지 말고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행보에 치중하시라고 마지막 조언을 했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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