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 윤석열 이어 유승민도 박정희 생가서 수모

우리공화당원 등과 한시간여 대치
유승민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다 똑같을 것"

(시사저널=유경민 디지털팀 기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가운데 방문에 항의하는 우리공화당 지지자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유 전 의원을 둘러싸 유 전 의원 일행이 인파에 갇혀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유승민 전 의원도 19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가 보수단체회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우여곡절을 겪었다.

유 전 의원은 오후 12시40분쯤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구미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으나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우리공화당 당원들, 보수 유튜버들 등 300여 명이 몰려와 거세게 항의했다. 추모관을 방문하려던 유 전 의원은 한 시간여 간 이들과 대치했다.

이들은 유 전 의원이 입장하지 못하도록 온몸으로 입구를 막아섰다. 일부는 바닥에 눕기도 했다. 이들은 '배신자 오지 마' 등의 구호와 거친 욕설을 쏟아내며 유 전 의원을 가로막았다. 유 전 의원 일행은 오후 1시30분쯤 조 대표 측이 먼저 참배를 하고 자리를 비킨 후에야 추모관에 입장할 수 있었다. 추모관에 입장하려고 구두를 벗는 순간 안에 있던 보수 유튜버 한 명이 갑자기 달려들어 유 전 의원이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경찰관들이 곧바로 제압하면서 큰 마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 전 의원은 참배를 마친 뒤 "정치하기 전부터 경제학자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해왔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보수가 분열된 데 대해 늘 책임을 느낀다. 저한테 많은 비난과 욕설을 하신 시민들과 화해를 하기 위해 대구·경북에 자주 찾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유 전 의원은 대선 출마선언 후 세 번째로 대구·경북을 찾았다. 박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건 처음이다. 유 전 의원 측은 지지율 반등을 위해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 민심을 되찾는 일이 시급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저 분들께서도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다 똑같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해 많은 분이 환멸하고 좌절하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가 과거에 어떤 정치적 선택을 했든 힘을 합쳐서 정권교체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방명록에 '대한민국을 가난으로부터 해방시킨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합니다. 다시 한국 경제를 살려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앞서 윤 전 검찰총장도 지난 17일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가 우리공화당 지지자들과 대치했다. 이들은 윤 전 총장을 향해 "윤석열 네가 여기 올 자격이 있나" "사과하라" "어딜 들어가느냐. 막아야 한다"고 소리치며 그를 막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