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다시 뛴다②]반도체 경쟁 주도로 주도권 되찾는다
기사내용 요약
불 붙은 반도체 '쩐의 전쟁'…치열한 샅바 싸움
삼성전자 '2030 시스템 반도체 1위' 위해 총력전
공장 신설, M&A 등 대규모 투자 가능성 주목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후발업체가 넘볼 수 없을 정도의 투자를 통해 기술력과 점유율 격차를 벌려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한다."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은 아직도 유효할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출소로 삼성전자의 경영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반도체 왕국'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를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1·2위 다툼을 지속하고 있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만큼은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중 반도체 시장 패권 경쟁 속에서 활로를 모색 중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 부회장의 출소로 과감한 투자와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선발 업체들이 격차를 벌리고, 후발 업체들의 도전이 거세다. 또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놓고 안팎에서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는 기업의 생존은 물론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달 24일 앞으로 3년간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직접 고용 규모를 4만명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투자 고용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 중 71.2%인 171조원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와 시스템 LSI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분야는 삼성전자가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분야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에 제2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선발 업체들이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도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대규모 설비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이어 쇠락한 '반도체 제국' 인텔도 지난 3월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공장 신설과 증설을 연이어 발표하고 나섰다.
향후 3년간 미국에서 이들 3대 반도체 기업이 집행할 투자 규모는 약 730억 달러에 달한다.
TSMC 360억 달러, 인텔 200억 달러, 삼성전자 170억 달러 순이다. 물량만 봐도 우리 측에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더구나 대만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5%로, 삼성전자(17%)와 거의 2배 이상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의 강호' 인텔까지 추격의 고삐를 죄자 삼성전자는 수세에 몰렸다.
이어 후발주자들도 참전을 선언했다. 중국 업체 SMIC(중신궈지)는 최근 파운드리 생산 설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겠고 밝혔다. 중국 업체들은 한동안 미국의 제재로 대규모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이었으나 중국이 반도체 자립을 선언하면서 선두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여러모로 삼성전자에 불리한 시장 환경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초미세공정을 통해 선두 업체와 격차를 좁힐 태세다.
초미세공정은 최근 반도체 업계의 화두다. 보다 작은 면적에 더 많은 회로를, 얼마나 빨리 그려 넣을 수 있는지가 요즘 반도체 기업들의 생존 조건이 되고 있다. 웨이퍼 한 장에 더 많은 회로를 그릴 수 있다면 싼값에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회로가 작을수록 소비전력은 줄어들고, 정보처리 속도는 빨라진다. 지난 50여 년간 반도체 소자가 작아지고 있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3나노 반도체 생산 공정에 나설 채비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로, 머리카락 굵기로 환산하면 10만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미 TSMC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3나노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 설치에 돌입하는 등 여전히 한발 빨리 움직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도 차세대 기술인 'GAA(Gate-All-Around)'를 적용해 같은 크기라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AA는 칩에서 좀 더 세밀하게 전류를 조정할 수 있게 해 높은 전력효율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소비전력을 50% 줄이고 성능(처리속도)은 약 30%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M&A(인수 합병)도 재개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차량용 전장 분야에 대한 투자로 '하만'을 약 9조원에 인수한 이후 M&A 시장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M&A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원인을 이 부회장의 부재에서 찾는 분위기였다. 이 부회장의 경영활동 복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지만, 최근 법무부가 이 부회장의 경영 참여를 취업제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을 내린 만큼 앞으로 의사 결정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5G, 전장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 인수가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지난 2019년 4월 발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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