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경 "정식 기생됐다는 뜻".. 방송서 '머리 올린다' 표현 지적
골프 용어 중 ‘머리 올린다’는 표현이 있다. 이 용어는 골퍼가 골프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필드 라운딩을 나가는 것을 지칭하는 관용구다.
최근 이 표현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용어의 기원이 성적 함의가 들어간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머리(를) 올리다’라는 표현을 ‘어린 기생이 정식으로 기생이 되어 머리를 쪽 찌다’, ‘여자가 시집을 가다’ 등을 의미하는 관용구로 정의하고 있다. 어린 기생은 첫 손님을 맞이해야 정식 기생이 되기 때문에, 해당 표현 자체가 여성의 성적경험에 대한 비유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성차별적이며 시대착오적인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배우 이성경 또한 한 방송에 출연해 이를 지적하면서 ‘머리 올리다’는 표현 사용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V 방송에서 이같은 비판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성경은 지난 15일 방영된 JTBC 골프예능 ‘세리머니 클럽’에 출연했다. 이날 함께 출연한 가수 김종국이 “처음 머리 올릴 때 같이 가는 분들이 잘 알려줘야 한다”고 말하자, 이성경은 “머리 올린다는 표현의 말뜻을 알고 나서는 쓰지 않는다”고 했다. 초보 골퍼에게 조언을 해주거나 익숙하지 않은 부분을 알려줘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그 의미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성차별적 표현을 사용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이 방송이 나간 이후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성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은 지양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것은 통제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방송이나 미디어에서는 안 써야 한다”, “평소에도 보기 껄끄러운 표현이었는데 이성경이 지적해줘서 좋다”, “시대가 변화하고 있는 만큼 기존에 쓰던 표현이더라도 변화해야 맞는 것이 아닌가” 등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미 통용되고 있는 관용구인데 예민한 반응”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들 누리꾼은 “이렇게 기원을 다 따지면 쓸 수 있는 말이 없을 텐데”, “지금은 ‘기생이 머리 올린다’는 의미로 쓰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아예 쓰지 말자고 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 등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8월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는 “‘머리 올린다’는 표현이 ‘장가·시집간다’는 뜻으로 대다수 사람들에게 허용되는 표현이었는지, 천민 계층에 국한돼 사용됐던 단어인지 궁금하다. 골프 첫 라운딩을 ‘머리 올린다’고 하는데 이게 비하의 의미인지 알고싶다”는 질문이 게시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 측은 “‘머리 올리다’는 ‘여자의 긴 머리를 두 갈래로 땋아 엇바꾸어 양쪽 귀 뒤로 돌려서 이마 위쪽에 한데 틀어 얹다/어린 기생이 정식으로 기생이 되어 머리를 쪽 찌다/여자가 시집을 가다’를 뜻한다. 이 관용구가 어느 계층에서 주로 쓰였는지를 알 수는 없다. 골프 치는 상황에서 쓰이는 표현이 비하의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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