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포장지에 속지 마세요 [넷플view]

최하나 기자 2021. 9. 1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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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포장지에 제대로 속았다. 이야기는커녕 장르적인 재미도 없고, 시대착오적인 대사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넷플릭스에 대한 믿음까지 흔들어버리는 '오징어 게임'이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오징어 게임'은 어린 시절 즐겼던 추억의 게임으로 456억 원의 상금의 주인을 가리는 극한 경쟁을 그린다. 엄청난 규모의 세트장과 배우 이정재 박해수 등 스타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았다. 또한 메인 예고편을 공개된 1회 메인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기괴한 소품과 세트장으로 장르 마니아들의 흥미를 돋웠다.

무엇보다 '오징어 게임'은 '이스케이프 룸' '신이 말하는 대로' '아리스 인 보더랜드' 등 외국에서는 활발히 제작돼 왔던 서바이벌 장르를 한국형으로 만든 작품이다. 서바이벌 장르의 주요 요소인 서바이벌 게임, 다양한 군상의 캐릭터, 반전들을 한국형으로 어떻게 제작했을지에 대한 마니아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 공개 이후 시청자들의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서바이벌 장르의 요소들 중 어느 하나 제대로 살린 것이 없기 때문이다.


먼저 서바이벌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서바이벌 게임은 1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제외하고는 그 완성도가 아쉽기만 하다. 서바이벌 장르에서 게임은 공략이 얼마나 어렵고, 필승법이 얼마나 기발 한 지에 따라 작품의 재미가 판가름될 정도로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에서 등장하는 게임들은 막대한 돈을 투자한 세트장이 아까울 정도로 형편없다. 특히 2라운드 게임인 달고나 게임은 거대한 놀이터 세트장에서 펼쳐지는 메인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아쉽기만 하다.

추억의 게임이 지닌 한계라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우리가 어린 시절 즐겨했던 놀이 중 서바이벌 장르에 접목했을 때 충분히 긴장감을 줄 수 있는 놀이는 차고 넘쳤다. 감독의 기획을 게을리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캐릭터 활용법도 아쉽다. 서바이벌 장르는 극한의 생존 상황에 놓인 인물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변화하는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보는 재미가 있는 장르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에서는 인물들의 감정선과 변화를 그리는 과정에서 설득력이 부족하다. 어머니의 돈을 경마장에서 탕진할 정도의 인성을 가진 기훈(이정재)이 갑자기 정의의 사도가 되는 과정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배신을 숱하게 했던 상우(박해수)의 마지막 선택도 마찬가지다. 캐릭터들이 개연성을 잃고 움직이니 이야기의 힘도 쭉 빠진다.

또한 반전이 모두 예상 가능할 정도로 설정이 빈약하다는 것도 '오징어 게임'의 패착 중 하나다. 게임의 설계자와 관리자 대장의 정체 등 반전들이 모두 예상 가능한 이유는 치밀한 설계가 아닌 그저 반전을 노린 설정이기 때문이다. 고민 없이 만든 반전에 놀랄 시청자들은 없다. 한국형 서바이벌 작품은 처음이지만 시청자들은 이미 비슷한 장르의 해외 작품들로 이미 눈이 높아져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결과다.

제일 문제인 것은 시대착오적인 설정과 대사다. 2021년 작품에 살기 위해 육체를 성적으로 활용하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 또한 VIP 연회장 속 나체에 페인팅한 여성들을 가구 소품처럼 배치한 장면은 경악스럽기만 하다. 이 외에도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이나, 혐오 표현의 대사들이 계속돼 계속 보고 듣고 있기 힘들 정도다. 요즘 작품들이 여성 혐오적인 표현을 지양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에서 한참 뒤떨어져 있다.

그동안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작품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해 왔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작품이라는 타이틀만 붙어도 시청자들에겐 '믿고 보는 작품'이 된다. 그 정도로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작품들은 기존 작품들에서 볼 수 없는 완성도와 소재, CG로 위상을 높여왔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으로 그 신뢰마저도 깨질 판이다. 넷플릭스 작품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현저하게 낮아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포장지만 번지르르하고 알맹이는 없는, '오징어 게임'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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