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탈북자 10명 중 7명이 여성.. 각종 성범죄 노출"

김태훈 2021. 9. 1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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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탈북자 10명 중 7명은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성폭행 등 고통에 탈북 여성들도 고스란히 직면한 가운데 북한에 있을 때보다 되레 한국에 살며 성폭행을 당한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거주하는 탈북 여성 약 100명을 대상으로 북한을 탈출하는 과정이나 한국에 정착하며 겪은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 그로 인한 우울감, 유흥업소나 성매매 피해 경험 등을 조사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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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여성, 북한 있을 때보다 한국이 더 위험
북한 실망감, 한국 기대감 모두 '여성 > 남성'
국내 탈북자 10명 중 7명은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성폭행 등 고통에 탈북 여성들도 고스란히 직면한 가운데 북한에 있을 때보다 되레 한국에 살며 성폭행을 당한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문재인정부 첫 해인 2017년 ‘북한 이탈 여성 폭력 피해 및 지원 방안’이란 제목의 연구를 진행했다. 그 뒤 비슷한 취지의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 2017년 연구 결과는 탈북 여성이 겪는 성폭행 피해에 관한 가장 최근의 성과로 주목을 받는다.

◆탈북 여성, 북한 있을 때보다 한국이 더 위험

해당 연구는 2017년 당시 국내에 있던 탈북 여성 15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성폭행을 당한 시기가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탈북 여성 중 가장 많은 26.8%가 “탈북 과정이었던 때”라고 답했다. 탈북 브로커 등이 “무사히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줄 테니 대신 내 요구 사항도 들어달라”며 협박해 성폭행을 저지르는 사례가 제법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한국 거주 중”(25.2%), “북한 거주 중”(18.7%) 등 순서로 나타났다. 탈북 여성이 북한에서보다 한국에 와서 성폭력을 당한 경우가 더 많은 셈이어서 충격을 준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군(軍)검찰은 탈북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상사 1명과 중령 1명을 기소한 바 있다. 이들 역시 ‘한국에서 무사히 잘 살려면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위협을 가하며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7월에는 한 탈북 여성이 “서울시내 한 경찰서 소속 경위로부터 2016년부터 10여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두 사람의 성관계 사실 자체는 인정했으나, 이를 강제성이 있는 범죄로 보기에는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여겨 올해 5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북한 실망감, 한국 기대감 모두 ‘여성>남성’

문제는 2017년 이후 4년 가까이 비슷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탈북 여성들이 성폭행 위협에 얼마나, 또 어떻게 노출돼 있는지 정확한 실태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폭력 피해 북한 이탈 여성 지원사업 내실화 방안 연구’의 일환으로 ‘북한 이탈 여성의 폭력 피해 실태 조사’를 약 4년 만에 다시 진행키로 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국내에 거주하는 탈북 여성 약 100명을 대상으로 북한을 탈출하는 과정이나 한국에 정착하며 겪은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 그로 인한 우울감, 유흥업소나 성매매 피해 경험 등을 조사하는 것이 핵심이다.

무엇보다 2017년 진행한 ‘북한 이탈 여성 폭력 피해 및 지원 방안’ 연구에서 나타났던 폭력 피해 현황과 비교해 4년간 얼마나 변화했는지, 또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했는지 등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여가부는 통일부, 경찰청, 법무부 등 각 부처에서 진행하는 탈북 여성 지원사업을 분석해 협업하는 방안도 찾는다는 방침이다.

여가부에 따르면 북한 이탈 여성은 지난해 기준 약 2만4000명으로, 전체 탈북자(3만3000명)의 72.7%를 차지했다. 탈북자의 압도적 다수가 여성이란 점은 공산주의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 그리고 자본주의 한국 사회에 대한 기대감 모두 남성보다 여성이 더 크다는 점을 일깨우는 대목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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