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사고 결제는 나중에..'BNPL'에 아마존도 애플도 뛰어들었다

정원식 기자 2021. 9. 1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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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애프터페이 앱 소개 화면. 애프터페이 홈페이지


현금 없이도 물건을 일단 사고 나중에 결제하는 ‘선구매 후지불’(BNPL: Buy Now Pay Later) 서비스가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며 금융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최대 간편결제 업체 페이팔은 지난 8일(현지시간) 일본의 BNPL 기업 페이디를 27억달러(약 3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에는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설립한 결제 업체 스퀘어가 호주의 BNPL 기업 애프터페이를 290억달러(약 34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아마존도 지난달 미국 BNPL 기업 어펌과 제휴해 고객들에게 BNPL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골드만삭스와 제휴해 BNPL 서비스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BNPL은 고객 대신 결제업체(BNPL 기업)가 판매대금을 가맹점에 미리 지불하고, 고객은 해당 금액을 일정 기간 동안 무이자로 나눠서 납부하는 서비스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고 경제력이 약한 MZ세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고은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BNPL은) 신용카드 발급이 어렵거나 신용카드 사용을 선호하지 않으며 쉽고 간단한 디지털 소액 신용대출 서비스를 원하는 MZ세대에게 소구하고 있다”며 “20대들이 체크카드로 고가의 상품을 구입하고 싶을 때 잔액이 부족해 결제가 어려운 경우 신용카드 대체 수단으로 BNPL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프터페이 고객의 73%를 MZ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BNPL은 현금 없이 물건을 사고 나중에 결제한다는 점에서 신용카드와 비슷해 보이지만 소득이나 신용도가 낮아 신용카드 발급 자격이 안 되는 사람도 이용할 수 있다. 또 서비스 이용 수수료와 할부 이자가 없다. 그러나 편리한 대신 상환능력 이상의 소비를 부추겨 가계 부채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쿠팡이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을 통해 지난 4월부터 네이버페이 이용 시 충전금이 부족한 경우 20만원 한도 내에서 후불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쿠팡은 지난해 로켓배송 상품을 대상으로 ‘나중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도는 50만원이다. 오는 10월5일 출범 예정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도 내년에 후불결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네이버와 쿠팡의 후불결제 서비스는 분할 납부 기능이 없고, 결제 가능한 금액도 수십만원대로 소액이다. 이 때문에 국내 후불결제 서비스는 당분간 해외의 BNPL 서비스만큼 인기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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