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 시대 저무나.. 기로에 선 '세계의 공장' [왕개미 연구소]

이경은 기자 입력 2021. 9. 19. 12:01 수정 2021. 12. 3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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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드라마 '일생일세'에서 남자 주인공은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은 쌌기 때문에 수많은 OEM 공장들이 생기게 됐다, 메이드 인 차이나 생산품은 중요한 트렌드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아이치이 캡처

요즘 중국 현지에서 인기 폭발인 드라마 ‘일생일세(一生一世)’. 남녀가 전생에서 못 다한 사랑을 현생에서 이룬다는 정말 그렇고 그런 스토리다.

그런데 이런 로맨스 드라마에서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제조업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는 중국인들의 걱정과 고민을 들여다 볼 수 있어 흥미롭다.

국내에서도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남자 주인공 임가륜은 극중에서 독일에서 교편을 잡았던 화학과 교수였다. 그러나 그는 점점 몰락해가는 가업을 잇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왜 귀국했느냐고 묻는 동생에게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중국은 노동 임금이 쌌기 때문에 세계의 공장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노동자 임금이 오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기업들은 더 싼 노동력이 있는 나라로 떠나고 있다. 기존 공장들은 문을 닫거나 아니면 혁신을 꾀해야 하는 국면에 처했다.”

"노동자 임금 상승 여파로 메이드 인 차이나 트렌드는 점차 사라지고, 공장들은 더 싼 노동력이 있는 다른 나라로 옮겨가고 있다. 이제 중국의 OEM 공장들은 폐쇄하거나 혹은 혁신을 해야 하는 국면에 처했다"고 남자 주인공은 동생에게 말해 준다. /아이치이 캡처
독일에서 일하던 남자 주인공은 "값싼 노동력을 찾아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조업을 포기할 순 없다. 하이테크, 인프라, 기술 등 어떤 분야에서든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귀국했다고 설명한다. /아이치이 캡처

중국은 드라마나 영화 등 모든 문화 콘텐츠가 광총(广电总局)의 검열을 거쳐야 한다. 광총은 중국의 문화 콘텐츠를 총괄하는 정부 기관이다. 아무리 훌륭한 드라마를 제작했어도 광총 허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대중 앞에 나서지 못한다. 때문에 중국 드라마에는 애국심을 자극하는 요소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 ‘일생일세’는 세계의 생산 기지였던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 투자 흐름이 바뀌고 있고, 이런 격변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담았다.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시대를 빠르게 저물게 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 인건비. 중국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기준 중국 제조업 근로자들의 연봉은 8만2783위안(약 1507만원)이었다. 최근 5년간 약 51% 상승했다. 한국 제조업 근로자들의 월평균 임금은 2015~2019년 달러화 기준으로 8% 올랐다(통계청).

/중국 통계청

글로벌 생산 기지로서의 중국의 경쟁력은 막강한 노동력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보다 더 싼 인건비를 내세우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 트렌드는 확산되고 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휴렛패커드(HP), 델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중국 내 생산시설을 베트남·인도 등으로 옮겼거나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임금 인상은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인건비가 오르면 중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비용이 점점 무거워져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중국에 제조 공장을 둔 업체 입장에선 불편한 소식이지만, 14억명에 달하는 내수 시장을 노리는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달 초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중국 현지에서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 본토의 개인 투자자들 자금이 몰려들면서 10영업일 진행 예정이던 펀드 청약이 5일이나 일찍 마감됐다고 한다. 외국 기업이 중국인 전용의 뮤추얼 펀드를 중국에 출시한 것은 블랙록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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