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개발공사 前사장 "대장동, 개인이 몇백억 수익 말도 안돼"

주형식 기자 2021. 9. 19. 11: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측근 유씨가 "민간기업 통제할 장치 필요" 반발 묵살했다는 증언도 나와
이재명 측 "유씨는 캠프 관계자 아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014년 성남시장 재임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개발 사업을 설명하는 모습. /뉴시스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을 지낸 A씨는 19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개인이 그렇게 출자해서 엄청난 이익을 가져가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민관합동이면 수익을 나눠 먹여야지, 왜 민간이 혼자 다 먹느냐”고 지적했다. A씨 증언에 더해, 대장동 개발사업이 설계될 무렵 “민간기업을 통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왔지만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측근인 유동규 기획본부장이 이 같은 반발을 묵살했다는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증언도 나왔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때 추진했던 대장동 개발 사업 참여 업체는 1153배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민간 업체 화천대유와 개인 투자자 7명이 자본금 3억5000만원으로 최근 3년간 4040억원을 배당받았다며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성남시도 제1공단 공원화 사업 등으로 550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이익을 확보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만 (민간이 가져가는 것도) 적정한 수준이 돼야 한다”면서 “요즘 나온 얘기를 보면 시행사랑 밑에 딸린 회사가 수의계약으로 수익을 엄청 냈는데 다 가져갔다고 나오더라. 그렇게 이익을 많이 가져갔다는 것은 땅을 엄청나게 싸게 줬다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재임 기간에는 대장동 사업이 초기 단계여서 수익 배분에 대해선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다고 했다. A씨는 “기사에 나온 사업 일정을 보니까 내가 있을 때 사업자 공모를 낸 날짜가 나왔다”면서 “나는 그러고 나서 금방 그만둔 거 같다. 그 이후 후임자들이 일을 한 것이고, 내가 있을 때는 사업자 공모만 냈다. 세부 계획이나 이런 건 모른다”고 설명했다. A씨는 ‘사장으로 계속 있었다면 이런 수익 배분으로 사업을 했겠느냐’고 묻자 “그렇게 할 수는 없다. 개인한테 몇백억 원씩 수익을 가져가게 하는 게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획본부장과 개발본부장을 언급하며 “그쪽에서 안을 추후에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기획본부장은 이재명 측근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다.

지난 16일 대장동 찾은 국민의힘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TF'

본지와 만난 복수(複數)의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은 2014~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의 사업구조 설계 과정에서 기획본부장이던 유동규씨와 실무진이 갈등을 빚었다고 전했다. 핵심 쟁점은 ‘플러스 알파(적정기준 이상의 개발이익)가 발생했을 때 수익 배분을 어떻게 하느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부서에선 민간기업에 과도한 배당금이 돌아가는 구조에 대해 “이렇게 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한다.이에 유씨가 실무진을 강하게 질책했다는 것이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공사 한 관계자는 “실무책임자가 5층 기획본부장 사무실에 들어가는 날이면 어김없이 고성이 들렸다”면서 “실무진이 물러서지 않자 유동규씨가 사업계획서 접수 직전에 대장동 개발계획 업무 자체를 다른 부처로 넘겨버렸다”고 했다.

본지는 이 같은 내부 관계자들 진술에 대한 반박을 듣기 위해 유씨 측에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고, 이 지사 측도 “유씨는 캠프 관계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이 지사 측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대통령과 국힘(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이 나서서 LH에게 이권이 보장된 사업을 포기하라고 강요했다”며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국힘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캠프의 조정식 총괄본부장, 박주민 총괄본부장, 김영진 상황실장, 윤후덕 정책본부장,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개발사업으로 한 방을 노리던 부동산 개발업자들과 돈 냄새를 맡은 국민의힘 전현직 관계자들이 대장동 개발사업에 얽혀있다는 사실이 줄줄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 캠프는 “로비를 불사하며 공영개발을 민간개발로 전환시키고 한 방을 노리던 사람들도, 최종 확정된 성남시 공영개발에 참여해 투자금이라도 회수하려던 사람들도 국민의힘과 연루되어 있었다”며 “대장동 일대는 LH 공공개발에서 민영개발로 전환되기 전부터 개발계획 소문이 돌며 대부분의 대지가 팔렸다”고 밝혔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