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류준열, 역할대행 조차 믿고 보는 이유 [TV와치]

유경상 2021. 9. 1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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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이 역할대행이라니.

'인간실격' 류준열은 첫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JTBC 토일드라마 '인간실격'(연출 허진호 박홍수/극본 김지혜)에서 강재(류준열 분)의 첫 등장 배경은 숙박업소.

강재가 역할대행을 하는 인간실격자라면 부정(전도연 분)은 배우 아란(박지영 분)의 악플러로 경찰 고소를 당한 인간실격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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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유경상 기자]

류준열이 역할대행이라니. ‘인간실격’ 류준열은 첫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JTBC 토일드라마 ‘인간실격’(연출 허진호 박홍수/극본 김지혜)에서 강재(류준열 분)의 첫 등장 배경은 숙박업소. 강재는 함께 객실에 들어서 옷을 벗기 시작하는 여자 손님에게 시간이 다 됐다는 이유로 동침을 거부했다. 강재는 손님의 시간 연장 요구도 거부하며 역할대행, 애인대행 직업을 드러냈다.

강재가 역할대행을 하는 인간실격자라면 부정(전도연 분)은 배우 아란(박지영 분)의 악플러로 경찰 고소를 당한 인간실격자다. 부정이 악플러가 된 이유는 아란의 대필작가로 일하다 갑질 폭행을 당해 뱃속 아이를 잃고 직업도 잃었기 때문. 부정은 누구에게도 속내를 터놓지 못하지만 강재가 그런 부정을 위로한다.

첫 위로는 버스 안에서 눈물 흘리는 부정에게 전한 손수건, 다음 위로는 아란과 전화통화 후 건물 옥상으로 올라간 부정에게 건네는 말 한 마디. 강재의 작은 행동과 말 덕분에 부정은 목숨을 놓지 않는다.

9월 18일 방송된 5회에서 부정은 남편 정수(박병은 분)를 통해 강재의 직업을 알았다. 정수는 회사 후배 준혁(강형석 분)을 통해 강재가 역할대행 일을 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부정에게 “외로운 아줌마 아저씨들 애인대행도 해주나 보다. 아까 일하는 거 봤는데 프로다. 친구 대표로 편지 읽어주는데 가짜인 것 알고 듣는데도 울 뻔 했다. 그런 애들이 마음먹고 덤벼들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휘청 하겠더라”고 말했다.

강재가 가짜 편지로도 사람을 울린다면 부정의 남편 정수는 정반대 지점에 있다. 정수는 준혁에게서 아내 부정에게 “고생했어”, “미안해”라고 말하라는 조언을 듣고도 그 짧은 문장조차 진심을 담아 전하지 못한다.

빌린 돈을 갚지 않고 죽음을 맞은 정우(나현우 분)의 장례를 치르고, 그 죽음을 추적하는 것도 가족이 아닌 강재다. 강재는 정우의 죽음 소식에 눈 하나 깜짝 하지 않는 친누나를 만나고, 정우가 쓰던 방에 갔다가 정우의 아들로 추정되는 아이의 사망진단서를 발견했다. 그 사망진단서를 보고 정우의 침대에 누운 강재는 눈 닿는 지점에 붙여진 가족사진에 먹먹한 표정을 짓는다.

이쯤 되면 ‘인간실격’은 보는 이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진짜 인간의 자격은 무엇일까, 진짜 가족은 누구일까. 진짜 가족보다 역할대행을 업으로 삼은 강재가 부정을 살리고 정우의 죽음을 추적하며 더 가족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배우 류준열의 먹먹한 내레이션과 표정 연기는 강재라는 인물에 더 몰입하고 공감하게 만든다. 부정에게 미처 보내지 못한 답장을 읽는 내레이션과 죽은 정우의 가족사진을 한참동안 바라보는 복잡한 표정은 보는 이들을 울려 강재를 미운 짓을 해도 좀처럼 미워할 수 없는 진짜 가족처럼 느끼게 한다. (사진=JTBC ‘인간실격’ 캡처)

뉴스엔 유경상 y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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