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교육감 판 바꾸자" 단일화 위해 보수 결집

이연희 2021. 9. 1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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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보수교육감 후보 단일화기구 속속 시동
서울·충북교육감 수사…재출마 '먹구름'
코로나19 등 현안 산적…연말쯤 가시화

[부산=뉴시스] 제77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가 열린 지난 3월18일 오후 부산 영도구 영도놀이마루에서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 김석준 부산교육감 등 각 시·도 교육감 등이 총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부산교육청 제공). 2021.09.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내년도 6월 치러질 17개 시·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중도 성향의 교육계 인사들이 후보 단일화를 위해 결집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8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대전, 대구, 경북 3곳을 제외한 14개 시·도는 모두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선출된 바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2022년 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단일화함으로써 가능한 승률을 높인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역별로, 또는 주요 인사들을 중심으로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를 추대하기 위한 기구들이 속속 활동을 시작했다.

교육계 등 원로 19인은 지난 13일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을 의장으로 한 '교육감선거 자문 원로회의'(이하 원로회의)를 꾸렸다. 이 전 장관 외에도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 장관,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전 서울시교육감), 이주호 전 교과부 장관, 이기준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등 전임 교육부 장관들의 이름이 눈에 띈다.

원로회의는 출범 선언문을 통해 "2022년 6월 1일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에 출마를 희망하는 후보들 중 특정 집단을 대변하는 이념교육보다는 '다음 세대를 위한 진정성 있는 미래교육과 헌법에서 정한 교육 가치 실현'을 주장하는 후보들이 모두 하나의 우산 속으로 들어오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고 출범 취지를 강조했다.

지역별로도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지난 7일 '한국교육포럼'이, '수도권 좋은 교육감 후보 추대 교육자연대'(교육자연대)가 지난 15일 발족했다. 한국교육포럼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교육자연대는 수도권 출마 의사가 있는 보수·중도 성향 교육감 후보를 모아 검증·평가를 주도하고 선거운동도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경기·인천 모두 진보교육감인 만큼 후보 단일화로 보수·중도 성향 교육감의 선출 확률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경남에서도 지난 7월부터 '경남희망교육연대'를 통해 중도·보수진영의 단일화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보수·중도 성향의 교육계 인사들이 결집하는 이유는 과거 단일화에 실패해 진보 성향의 후보에게 자리를 내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지난 2018년 교육감선거 당시 서울에서는 조희연 교육감이 46.6%의 표를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보수 성향의 박선영 동국대 교수는 36.2%, 중도 성향의 조영달 서울대 교수는 17.3%를 득표해 "표가 나뉘었다"는 평을 받았다.

인천에서도 도성훈 교육감이 43.7%의 득표율로 당선됐으며, 보수 성향의 고승의 덕신장학회 이사장은 29.8%, 최순자 전 인하대 총장은 26.4%의 표를 얻었다. 서울과 인천 모두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들의 득표율을 합치면 과반수를 차지하는 만큼 단일화를 했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보수진영은 단일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재출마가 유력한 현직 진보교육감들은 쉽게 출사표를 던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울, 충북의 교육감들은 검찰 수사 여파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18년 재선에 성공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해직교사 특채 의혹과 관련해 악재를 맞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1호 수사 대상으로 조 교육감을 정한데 이어 지난 3일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한 상태다. 최근 논란이 된 노후학교 리모델링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 논란도 학부모 사이의 여론이 악화되는 계기가 됐다.

충북도교육청은 납품비리에 연루됨에 따라 지난 16일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특히 김병우 교육감이 지난 2014년 처음 당선된 뒤 불거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입지가 불안해진 상태다.

코로나19 4차 유행 속 등교 확대로 학교 방역, 기초학력 제고 등 현안이 산적해있다는 점도 시기적으로 출마 여부를 밝히기 어렵게 하고 있다. 재선인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출마 또는 불출마를 판단하는 것은 코로나19 시기에 적절하지 않다"며 "연말까지 출마 여부를 밝히는 것이 도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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