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김무열 "모두가 절 미워하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김종은 기자 2021. 9. 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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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김무열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드라마 '일지매', 뮤지컬 '쓰릴미', 영화 '인랑' 등에서 강렬한 악역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김무열이 그 어느 때보다 악마 같은 악역으로 돌아왔다. 이유는 명확했다. 스스로가 욕을 먹더라도 보이스피싱 범죄의 실상을 알리고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것, 김무열이 ‘보이스’로 돌아온 이유다.

'보이스'(감독 김선, 김곡·제작 수필름)는 현장작업반장인 전직형사 서준(변요한)이 가족과 동료들의 돈 30억을 되찾기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일단 이 어려운 시국에 영화를 개봉하게 돼 감사하다. 한국 영화와 극장가에 조금이나마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랄 뿐이다"라는 개봉 소감을 먼저 전한 김무열은 영화의 메인 소재인 보이스피싱에 대해 "사실 처음엔 잘 와닿지 않았다. 어느 정도 남의 이야기 같은 느낌이었다. 또 이렇게까지 규모가 컸던 범죄였나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그러나 알면 알수록 보이스피싱이 얼마나 무서운 범죄인지, 얼마나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무열은 "은행에 갔다가 이때다 싶어 은행 직원분과 인터뷰를 했는데 보이스피싱의 심각성을 그제서야 알게 됐다.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 실생활과 얼마나 밀접한 범죄인지 그때 알았다. 심지어 1회 출금액 제한을 둔 것도 보이스피싱 때문이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라는 인물이 조금씩 실체적으로 무섭게 다가왔던 것 같다"고 밝혔다.


김무열이 연기한 곽프로는 보이스피싱 콜센터의 실질적인 리더이자 범죄 행위에 앞서 전체적인 시나리오를 짜는 인물이다. 특히 "저 그 돈 없으면 죽어요"라고 애원하는 피해자에 "그 돈 없어서 죽을 목숨이면 죽어도 되지 않나?"라고 답하며 비웃을 정도로 곽프로는 소시오패스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이런 곽프로를 연기하기 위해 김무열은 "아무리 악역이라 하더라도 머리와 마음으로 공감을 하는 게 중요했다"면서 "자기합리화가 돼야 캐릭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공의 적을 롤 모델로 만들어놓고 그곳을 향해 나아갔다. 저조차도 밉고 때려죽이고 싶은 그런 마음을 극대화해서 곽프로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어떤 인간이 이토록 잔인할 수 있을까 상상하며 연기에 임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무열은 "곽프로의 괴물 같은 모습에 집중하며 연기에 임했다"며 "곽프로는 아주 잘나가던 증권 브로커였지만 밑바닥을 치고 다시 기어올라온 인물이다. 두 가지 과거가 있는 거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이스피싱 사기를 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이런 과거가 곽프로를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화를 보다 보면 대부분의 상황에선 곽프로가 사람들을 무시하며 마치 아랫사람들을 다루듯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반대의 모습이 나올 때도 있다. 그런 두 가지 감정이 내부에서 충돌했고 지금의 괴물 같은 모습으로 이끌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캐릭터에 몰입했다"고 이야기했다.

김무열은 곽프로에 완벽하게 몰입하기 위해 외적인 모습에도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곽프로는 단정한 올백머리를 하고 무채색의 폴라티를 주로 입는 인물. 하지만 사무실 내부에선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무열은 "전화기 너머의 이 인간들은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전화를 하고 어떤 표정으로 사기를 칠까 상상하다 보니 지금의 곽프로가 만들어졌다. 콜센터라는 공간은 진짜 곽프로만을 위한 곳이지 않냐. 그 안에서만큼은 곽프로가 누구보다도 편하고 제멋대로 일 것이라 생각했다. 자신만의 왕국이기 때문에 정장에 반바지를 입거나 슬리퍼를 신어도 누구도 뭐라 할 사람이 없는 거다. 자기중심적인 편안함을 중시하는 인물이라고 봤다. 그래서 정장에 트레이닝복을 덮고 있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이런 스타일링을 준비해봤다. 또 배경이 아무래도 중국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는 색감의 옷을 고르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악마 같은 악역, 곽프로를 완성해 낸 김무열이다. 캐릭터 특성상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인물. 배우로서 이미지는 그 어떤 직업보다 중요하기에 악역 연기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터. 하지만 오히려 김무열은 "정말 괴물 같은 악역이기 때문에 모두가 절 미워하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는 "특히 제가 맡은 역할이 얄밉고 때려죽이고 싶은 캐릭터이지 않냐. 보이스피싱을 당하셨던, 혹은 유사한 경험을 겪은 분들이 제가 당하는 모습을 통해 작게나마 대리만족을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무열은 "악역 연기에 대한 부담도 없다. 그저 어떻게 하면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입체감 있게 캐릭터를 그려낼 수 있을까, 또 이 상황 속에서도 나만의 독특함은 어떻게 집어넣어야 할까를 고민하다 보면 그런 부담감을 잊게 되는 것 같다. 그저 최선을 다해 제 모든 걸 다 집어넣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그렇게 완성한 작품을 온전히 관객분들에게 전달해 드리는 것, 그게 배우의 숙명이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CJ ENM]

김무열 | 보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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