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명이라도 빨리 맞아야" 추석에도 백신 접종 '분주'

변재훈 2021. 9. 19. 09: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광주 서구예방접종센터, 한가위 연휴 첫날 오전 정상 운영
"코로나19 집단 면역 늦출 수 없다" "누군간 꼭 해야할 일"
내년 설 연휴 소망…"가족해외여행" "보건소 전 직원 쉬길"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추석 연휴 첫 날인 18일 오전 광주 서구 코로나19 예방 접종센터에서 보건소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2021.09.18.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하루 빨리 1명이라도 더 백신 접종을 마쳐야 내년 설엔 가족 모두 모일 수 있죠."

민족대명절 추석 연휴 첫날인 18일 오전 광주 서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오전 9시부터 접종 대상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센터에선 의사·간호사·행정요원 등 접종 인력이 분주하게 움직여 평일을 방불케했다.

서구는 지자체 자율 백신(화이자) 접종에 예약 접수한 302명의 2차 접종을 위해 연휴 첫날 오전 시간대에 한해 센터를 운영했다. 센터엔 예진 의사 4명, 백신 접종 간호사 6명과 행정요원 25명이 각자 위치에서 맡은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했다.

출입 방문 기록 작성, 체온 측정을 거친 접종 대상자들은 행정요원들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문진표를 들고 예진 창구로 향했다. 의사들은 1차 접종 이후 부작용, 기저질환 여부 또는 의약품 복용 내역 등을 질문했다.

특히 접종 대상자 중 최고령자인 75세 남성에겐 상당 시간 질문을 주고 받으며 꼼꼼하게 예진 과정을 마쳤다. 외국인 접종자를 맞아서도 영어로 건강 상태와 백신 접종 직후 신체 변화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접종을 도맡은 간호사들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새로운 접종자가 올 때마다 의료용장갑 위로 손 소독제를 골고루 바른 뒤 팔뚝까지 옷 소매를 걷어 올렸다.

곧바로 "어깨가 조금 뻐근해질 수도 있어요"라며 접종 부위에 댄 주사기를 직각으로 세운 뒤 "따, 끔"하는 소리와 함께 백신을 주입했다. 이후 접종 부위를 한참 꾹 누르며 동그란 반창고를 붙였다.

대상자들은 접종 완료 증명 서류를 발급 받고선 '이상 반응자 관찰'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접종 절차 별로 4~5개 창구를 동시에 운영, 철저한 분업이 이뤄져 1명이 접종을 마치기까지는 10분 남짓 밖에 걸리지 않았다.

종합상황실에선 접종 예약을 했지만 센터를 방문하지 않은 대상자에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추후 접종 계획을 재차 확인하고, 백신 재고 수량을 전산 입력 사항과 대조하며 정리를 마쳤다.

백발이 성성한 의사부터 20대 간호직 행정요원까지 백신 접종 센터 내 의료진들은 지친 기색이 엿보였다. 접종자 방문이 잠시 뜸해질 때면 비로소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휴대전화를 꺼내 미처 받지 못한 연락을 확인하곤 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추석 연휴 첫 날인 18일 오전 광주 서구 코로나19 예방 접종센터에서 보건소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2021.09.18. wisdom21@newsis.com

냉방 설비가 갖춰졌지만 긴장감 속 백신 접종을 해야하는 간호사들 이마에는 식은 땀이 맺히기도 했다.

밀려드는 접종자들을 맞아 한바탕 전쟁을 치른 직후인 오전 11시 넘어서야 의료진들은 서로에게 명절 인사를 나눴다.

보건소 감염병관리과 간호직 김소연(42) 주무관은 "우리 모두를 위해선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더 중요하다. 추석 당일에도 근무할 수 있다는 각오다"며 "어깨와 목 근육이 아프고 체육관 내 환기가 잘 안 되는 점은 힘들지만, 시민들의 감사 인사와 격려 덕택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접종센터 상황실 운영을 맡은 보건행정과 임해정(41) 주무관은 "남들 쉬고 싶을 때 쉬고 싶지만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백신 접종을 1명이라도 빨리 마쳐야 '위드 코로나'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임 주무관은 의료기술직 공무원으로서 2년째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도맡고 있다. 방역 일선 공무원으로 일하다보니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에게 신경을 쓰지 못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엄마의 부재'가 크다보니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내년 설 명절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유럽으로 가족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소망했다.

2년차 공무원인 감염병관리과 이하영(28) 주무관은 임용 직후부터 명절이 실감나지 않는다. 이 주무관은 "임용 연수도, 동기 모임도 한 번 못할 정도로 바빴다. 명절이면 선별진료소 비상 근무에 투입된 적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내년 설 소망으로는 "보건소 직원 모두 근무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명절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추석 연휴 첫 날인 18일 오전 광주 서구 코로나19 예방 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자를 예진하고 있다. 2021.09.18. wisdom21@newsis.com

의사 정관율(64)씨는 접종 대상자의 예진을 맡아 은퇴 이후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정씨는 "접종센터 예진 의사 모두 급여보다는 봉사 차원에서 일하고 있다"며 "집에는 아들·딸, 사위·며느리, 손자들이 모여있다지만 원활한 백신 접종을 위해 근무를 미룰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접종센터 행정요원으로 일하는 김현미(51)씨는 "전 국민 접종이 무사히 마무리되길 바란다. (집단 면역 형성을 통해)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잠잠해져서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를 자유롭게 찾아뵙고, 가족 여행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중 서·남·광산구만 백신접종센터를 운영한다. 서·광산구는 연휴 첫날인 18일에만 백신 접종을 진행했으며, 남구는 이달 18일과 22일 2차례에 걸쳐 접종센터를 운영한다.

민간 병원의 경우, 기관별 운영·예약 일정에 맞춰 연휴 중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광주시 관계자는 19일 "명절 연휴 기간 중 민간 의료기관에선 자율적으로 예방 접종을 한다. 이달 말께면 전체 시 인구 144만1552명 중 1차 백신 접종자의 비율이 목표치인 7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18일 오전 0시 기준 광주 전체 인구 중 69.1%에 해당하는 99만6577명이 1차 백신 접종을 마쳤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 123만9279명 중 1차 접종률은 80.5%다. 모든 백신 접종을 마친 이도 61만7407명에 달해 접종 완료 비율은 49.6%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