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휴스턴·시카고·LA.. 집배원들 개조심 해야 한다는데

정지섭 기자 2021. 9. 1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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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개물림 사고 많이 난 곳 휴스턴에 이어 시카고·LA 순
홍보 계도에도 근절되지 않아 골치
개주인과 집배원 모두 조심해서 횡액은 막아야

휴스턴·시카고·로스앤젤레스·클리블랜드·덴버가 1위부터 5위를 차지했다. 6~10위는 볼티모어·댈러스·콜럼버스·샌안토니오·샌디에이고와 디트로이트 순이었다. 미국의 지역별 대도시들 이름이 등장하는데 대체 무슨 순위일까? 우선 인구는 아니다. 소득순위? 역시 아니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 야구 순위? 더더욱 아니다. 정답은 바로 지난해 집배원이 개에게 많이 공격당한 도시다. 미 우정사업본부(USPS)가 직접 순위를 집계할 정도로 개가 집배원을 물거나 발톱으로 할퀴는 등의 공격 사고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재해로 손꼽힌다. USPS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집배원이 우편물을 배달하려다 개에게 공격당한 사례는 5800여명에 달했다. 이빨로 물어뜯은 것부터 발톱으로 할퀸 것까지 모든 형태의 공격을 집계했다.

메릴랜드주 애너폴리스에서 한 집배원이 조심스럽게 방어적인 자세로 개와 맞닥뜨리고 있다. USPS 홈페이지

사고 횟수를 도시별로 집계해보니 텍사스주의 대도시 휴스턴이 73건으로 1위였다. 우주개발의 요람 미 우주항공국(NASA)이 있는 도시로 유명한 이곳은 ‘최대 개 공격 사고 발생도시’라는 좋지 않은 타이틀을 안았다. 2위가 일리노이주 시카고(59건)이었고, 3위는 약간의 차이로 한국인에게 특히 친숙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54건)였다. 이어 야구팀 인디언스로 유명한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46건)와 로키 산맥을 품은 도시 콜로라도주 덴버(44건), 메릴랜드주 볼티모어(43건), 텍사스주 댈러스(38건), 오하이오주 콜럼버스(37건), 텍사스주 샌안토니오(36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및 미시간주 디트로이트(35건) 순으로 톱10을 형성했다. 이 순위에서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대도시 뉴욕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 USPS가 배포한 개물림 사고 방지 포스터. 개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집배원 우편 배달시 자신을 다른 공간에 둬야 한다고 조언하는 내용이다. /USPS 홈페이지

뉴욕은 상위 25개도시 목록에 들어간 47개 도시(공동순위 포함)에조차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명소 중에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17건·공동 21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14건·공동 24위), 워싱턴주 시애틀(13건·공동 25위) 등은 비교적 하위권이었다. 주별로 상위 10곳을 집계해보니 캘리포니아·텍사스·오하이오·뉴욕·펜실베이니아·일리노이·마이애미·플로리다·뉴저지·버지니아주 순이었다. 숫자에만 변동이 있을 뿐 숫자는 전년도와 변동이 없었다. USPS는 개들의 집배원 공격이 근절되지 않자 집주인들에게 몇가지 사항을 지켜달라며 당부하고 있다. 우선 아이들이 집배원으로부터 직접 우편물을 받지 말도록 해달라고 당부한다. 혹여나 충성심 가득한 개들이 집배원을 위협적 존재로 간주해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집배원이 담장을 사이에 두고 개와 서로 마주보고 있다. 미 최대도시 뉴욕은 이번 개공격 사례 조사에서 상위 25개 도시에 포함되지 않았다. /USPS 홈페이지

집배원이 올 때는 개를 담장 안이나 실내에 두고, 뛰어나가지 못하도록 목줄을 할 것도 권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집배원들에게도 개에게 공격받을 경우 행동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우선 개와 마주쳐야 하는 상황이 될 때 절대로 개를 놀래키지 말고, 개에게서 눈을 떼지 말 것이며, 개가 나를 물지 않을 것이라고 절대로 섣불리 판단하지 말라고 했다. 이어 마당에 들어설 때는 담장을 달그락거리는 등의 일정한 소음을 내서 개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개에게 절대로 먹이를 주거나 쓰다듬으려 하지 말라고 했다.

미국의 개물림 사고 조심 주간 포스터. /USPS 홈페이지

이런 예비적 조치에도 불구하고 개가 달려들 경우 그 자리에서 우편 가방 등으로 자신을 보호하고 필요하면 맹견 퇴치제도 사용하라고 했다. 하지만 상황과 개의 성격에 따라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 천차만별인만큼 가이드라인으로 개물림 사고를 막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대도시 지역이라도 뜰이 있는 단독 주택에서 거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행정업무나 공과금 납부 등을 기존의 우편 시스템에 의존해 해결하는 경우가 상당해 여전히 집배원의 수요가 높은 곳이 많다. 개물림 사고가 발생한 여지도 여전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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