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3 실망? 증권가 생각은 달랐다.."부품株 담아라"
"그래도 아이폰은 아이폰이다."
애플이 '아이폰13'을 공개한 후 시장에서는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증권가 시각은 이처럼 다르다. 아이폰13이 전반적으로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더라도 판매량은 이전처럼 높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관련 부품주(株)들의 수혜가 예상되는 만큼 투자 기회를 잡으라는 조언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이폰13이 공개된 직후인 지난 15일 아이폰13 부품주로 꼽히는 LG이노텍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5.27% 하락했다.
아이티엠반도체, 비에이치, 덕우전자 등 또다른 아이폰13 부품주들의 주가도 지난 15일 각각 전거래일 대비 3.34%, 5.57%, 4.69%씩 떨어졌다.
아이폰13의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시장의 반응이 나오면서 관련 부품주들도 하락한 것이다. 아이폰13의 디자인은 이전 아이폰12와 비슷하다. 배터리 용량이 다소 증가하고, 카메라 기능도 향상됐지만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아이폰13이 혹평을 받았더라도 오는 24일 출시 이후 부터는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매력 높은 아이폰 소비자들이 고정적으로 있는데다, 전세계적으로 5G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5G를 사용하려는 수요도 생기고 있어서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리(증권사)가 아이폰13을 바라보는 시선은 아이폰13의 상품성이 아니라 소비자의 프리미엄 제품 구매력을 향하고 있다"며 "최근 2~3년간 자산가격 상승과 선진국의 코로나19(COVID-19) 극복 과정에서 최고급(하이엔드) 소비자층의 구매력이 상승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정부의 대중국 제재로 화웨이가 힘을 못 쓰는 틈을 타 아이폰13이 중국에서 점유율을 높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아이폰13 예상 출하량은 7700만대로 아이폰12의 출시 당해 출하량보다 21.9%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에서의 점유율 상승, 5G폰으로의 교체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전작대비 양호한 판매 실적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도 "아이폰13의 올해 출하량은 7500만대로 아이폰12 시리즈와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전작의 높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미국 통신사의 강력한 프로모션과 중국 내 화웨이 잔여 물량 흡수 가능성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시장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아이폰13 사전 주문량은 급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중국 온라인 쇼핑몰인 징둥닷컴 내 애플 스토어의 아이폰13 사전 주문량은 200만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했던 아이폰12의 사전 주문량 150만대보다 약 33%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15일 이후 연일 하락하던 아이폰13 부품주들은 지난 17일 반등하기 시작했다.
LG이노텍의 지난 17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7000원(3.35%) 상승한 21만6000원을 기록했다. 비에이치는 1.30% 오른 1만9550원, 덕우전자는 2.66% 오른 84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는 아이폰13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혼재돼있는 만큼 이를 투자 기회로 삼아야한다고 조언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 이노텍을 추천한다. 아이폰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상황에서 이미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저렴하다"며 "추가 하방 위험은 제한적인 반면 상방은 열려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주요 부품 공급업체인 LG이노텍과 아이티엠반도체, 비에이치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며 "특히 LG이노텍과 비에이치는 고객사 내 점유율 상승, 아이티엠반도체는 스마트폰 침투율 확대와 스마트워치 신제품 출시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동주 연구원도 아이티엠반도체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이 연구원은 "아이폰 내 침투율이 높아지고 있고, 웨어러블 신제품 출시도 기대된다"며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아이티엠반도체가 최선호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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