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물난리로 추석 거른 북한..올해는 쉴 수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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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장마와 태풍 피해를 직격으로 받으면서 추석을 거르다시피 한 북한이 올해는 제대로 된 명절을 보낼 수 있을 지 관심을 끈다.
북한은 방역 조치 속에서도 다양한 행사를 열고 학교 수업과 문화시설 운영을 정상화하는데다, 추석을 앞두고 최고지도자들이 민족 명절 전통을 장려했다고 선전하며 분위기를 띄워 지난해와 대조를 보였다.
북한은 한때 봉건 잔재라는 이유로 대부분 전통 명절을 없애면서도 추석과 성묘 전통만큼은 유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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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지난해 장마와 태풍 피해를 직격으로 받으면서 추석을 거르다시피 한 북한이 올해는 제대로 된 명절을 보낼 수 있을 지 관심을 끈다.
북한에서 한가위는 남쪽과 달리 민족최대 명절은 아니지만, 주민들이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하고 차례상도 차리는 전통 풍속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추석 당일 하루만 공휴일이어서, 추석 전날부터 다음날까지 사흘을 쉬고 주말이 겹칠 경우 대휴도 있는 남한 추석과는 비교된다.
특히 지난해 북한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다 여름과 가을 이어진 장마·태풍에 따른 수해 복구사업에 국가적인 총력전을 펴면서 사실상 추석을 쇠지 못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부터 추석 당일 쉬지 않고 태풍 피해 복구 현장으로 현지지도를 나갔고, 박봉주 당시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일환 당 비서도 추석을 전후해 경제 현장을 누볐다.
해마다 추석 당일 성묘 가는 주민을 위해 특별히 편성해온 버스·전철 등 대중교통의 증편과 운영시간 연장 보도도 나오지 않았다.
우승 상품으로 황소를 내걸고 매년 개최해온 '대황소상 전국민족씨름경기'와 '열사릉' 참배 보도도 없어 생략된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신문도 추석의 유래와 전통 등을 소개하는 특집 기사를 여러 건 실었던 예년과 달리 작년에는 기사를 한 꼭지 게재하는 데 그쳤다.
집이 침수된 수재민들은 물론이고, 여타 주민들도 홍수 피해에 따른 작황 부진 탓에 차례상 마련조차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걸렀던 추석 관련 행사가 재개되고 주민들도 2년 만에 제대로 된 추석을 쇨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방역 조치 속에서도 다양한 행사를 열고 학교 수업과 문화시설 운영을 정상화하는데다, 추석을 앞두고 최고지도자들이 민족 명절 전통을 장려했다고 선전하며 분위기를 띄워 지난해와 대조를 보였다.
문수물놀이장이나 능라인민유원지 등에서 휴일을 즐기던 추석 '신풍속'도 재현될 수 있다.
그럼에도 올해 추석 명절 음식이나 차례상은 여전히 여의지 않을 것 같다.
함경남도 물난리로 주택·농지가 침수돼 복구 작업이 한창이고, 김정은 위원장도 드러내놓고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자인할 정도로 식량난이 심각하다.
또 북한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역 검문소를 늘리는 등 이동에 더욱 제약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다른 지역으로 성묘를 하러 가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한때 봉건 잔재라는 이유로 대부분 전통 명절을 없애면서도 추석과 성묘 전통만큼은 유지해 왔다.
주로 추석 당일 성묘를 가서 벌초하고 차례를 지내는 게 일반적이다.
북한은 거주 이전을 통제하는 만큼 조상의 묘소도 대부분 주거지역 인근 공동묘지에 있지만, 다른 지역으로 성묘를 하러 가야 하는 경우에도 추석만큼은 당국에서 여행증명서를 곧잘 발급해주는 편이었다.
다만 평양과 같은 특수 지역은 출입 통제가 심해 성묘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성묘를 못 간 주민들은 같은 지역의 가족·친지끼리 모여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거나 인근 음식점에서 외식하기도 한다.
식량난으로 추석 음식은 송편이나 전통 차례상 예법이 아닌, 형편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북한은 평양의 추석 특산음식으로 찹쌀가루와 엿기름(길금)가루를 반죽해 기름에 지져 만드는 '노치'가 유명하다고 소개하지만, 일반 가정에서 흔히 해 먹는 음식은 아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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