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진짜 스팸" "국산 김치".. 이 인증 받으러 식당들 줄 선다고?

성유진 기자 2021. 9. 19. 08: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메뉴판 앞에 스팸 인증 마크가 놓여 있는 모습. /CJ제일제당

강원도 속초중앙시장 ‘3849 꼬마김밥’ 가게 메뉴판 앞에는 “본 매장은 스팸을 사용합니다”라고 적힌 작은 팻말이 세워져 있다. 이 식당에서 만드는 스팸 김밥에 저가 캔 햄이 아닌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정식 스팸을 사용한다고 알리는 인증 마크다.

이런 스팸 인증 마크를 단 식당이 현재 전국에 1500곳이 넘는다. 음식 재료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고, 코로나 이후 업주들 사이에서 뭐라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곳곳에서 ‘인증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5개월만에 1500곳 신청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 외식 업체를 대상으로 ‘스팸 인증마크’를 도입했다. 스팸을 사용하는 업체에 매장 출입문이나 메뉴판에 부착할 수 있는 스티커와 광고판 등을 제공한다. 스팸은 흔히 캔 햄을 통칭하는 단어로 사용되지만, 실제론 CJ제일제당이 미국 호멜사에 로열티를 내고 쓰는 고유 상표다.

스팸 인증마크가 나온 계기는 지난 2월 온라인상에서 벌어진 스팸 논쟁이다. 당시 한 덮밥 업체가 스팸보다 저렴한 캔 햄을 사용해 만든 덮밥을 ‘스팸 덮밥’이란 이름으로 판매했다. 배달앱에서 한 고객이 항의 리뷰를 달자 업주는 “스팸류의 통조림은 다 스팸이라고 부른다”고 해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 해명을 두고 “스팸보다 저렴한 캔 햄을 쓰면서 메뉴에 스팸 이름을 다는 것은 명백한 사기”라는 식의 비판이 나왔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이달 기준 스팸 인증 마크를 신청해 단 곳은 1500곳이 넘는다. 스쿨푸드, 신전떡볶이, 수유리우동집 등 프랜차이드 업체가 많다. 지난달부턴 개인 식당에서 인증 마크를 신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증빙서류 등을 바탕으로 스팸 사용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인증마크를 받고 싶어하는 개인 가게가 많아서 인증을 도와주는 대행사 등을 선정해 더 신속하게 인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알몸 김치’ 여파… “중국산 김치 안 써요”

지난 3월 비위생적인 중국 김치 공장 영상이 공개된 후 국산 김치 사용을 인증하고 나선 식당도 늘고 있다. 이 영상은 대량의 배추가 더러워 보이는 물에 담겨있는 모습, 웃옷을 벗은 인부가 물속에 들어가 배추를 휘젓는 모습 등을 담고 있다. 이후 소비자 사이에선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식당에 가지 않는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산김치 자율표시 업소는 전국 7300여 곳으로 작년 말(1200곳)보다 6배나 늘었다. 2016년 도입된 제도지만 올해 들어 신청 건수가 급증했다.

국산김치 자율표시제는 국산김치자율표시위원회가 100% 국산재료로 만든 김치를 사용하는 음식점을 인증해주고, 소비자가 국산김치 사용 업소임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인증마크를 부착해주는 제도다. 첫 인증 후 1년 주기로 재점검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