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 확정된 'SK배터리'..주식은 언제 살 수 있을까

문창석 기자 2021. 9. 1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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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 조달 위해 상장 추진하지만 당장은 어려워
이르면 흑자 전환하는 2023년..그 이상 걸릴 수도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다. © News1 © 뉴스1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분사가 확정됐다. 앞으로 배터리 사업의 확장을 위해 투자금 조달이 절실한 만큼 배터리 신설법인의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상장 시점은 당장이 아닌, 배터리 사업이 흑자로 전환하는 시점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난 16일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사업부의 물적분할 승인 안건이 80.2%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0월 1일부로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SK배터리주식회사(가칭)'가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배터리 분사 작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면서 앞으로 남은 과제는 기업공개(IPO)가 거론된다. SK이노베이션은 사업 확장을 위해 향후 5년 동안 배터리 사업에만 18조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이런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선 상장이 필수다. 비슷한 상황이었던 LG화학도 지난해 12월 배터리 사업 분사를 마친 즉시 상장을 추진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이 입주해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2021.4.1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상장 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SK이노베이션의 주가다. 상장의 가장 큰 목적은 투자금 조달인데, 기업 가치가 클 때 상장해야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서다. 반대로 기업 가치가 작을 땐 자금 조달에 불리한 만큼, 굳이 상장을 서둘러 추진할 이유가 없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자사의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본다. 실제로 지난 17일 기준 SK이노베이션의 시가총액은 22조1917억원으로, 같은 배터리 업체인 삼성SDI(49조8543억원)·LG화학(49조4852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가 1테라와트(TWh) 이상으로 세계 3위이고, 올해 공급한 전기차 배터리도 삼성SDI보다 많아 글로벌 5위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시가총액은 낮은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IPO를 해봐야 헐값에 매각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은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시점에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6일 김준 총괄사장은 '내년 하반기에는 상장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다음 달 신설법인의 출범 직후 당장 상장 작업에 돌입하기보다는, 최소한 1년은 더 지켜보면서 천천히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셀 © 뉴스1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는 시기와 그 흑자의 규모가 향후 상장 일정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적자였던 배터리 사업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해당 기업의 주가도 크게 오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의 경우 지난해 7월31일 배터리 사업에서 분기 기준 첫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는데, 전날까지 주당 53만원이었던 주가는 이날부터 급격히 뛰어 8월11일에는 75만8000원까지 오르면서 7거래일 만에 43%나 상승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이런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중 배터리 사업이 분기 기준 첫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 1조원, 2025년 2조5000억원의 흑자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에선 이를 고려하면 빨라야 2023년, 더디면 분사 후 3~5년은 걸릴 수도 있다고 본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흑자 전환을 달성하는 2023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IPO 추진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7월1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2021.7.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상장 전까지는 다른 방법으로 필요한 투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월 열린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IPO 대신) 자체 창출되는 영업현금흐름(OCF)이나 조인트벤처(JV) 파트너와의 투자 분담, 투자 지역 국가의 정부에서 받는 인센티브의 활용, 일정 수준의 차입 등 다양한 옵션을 통해 투자 리소스를 확보할 계획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총괄사장은 "지금 SK이노베이션 안에 여러 사업들이 묶여있다 보니 배터리 사업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적절한 밸류(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IPO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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