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을 특별하게 만드는 '그 것'..동료들이 말하는 키워드 3 [추석특집]

이정호 기자 2021. 9.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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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토트넘 손흥민. 로이터연합


세계 최고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최정상급 선수로 우뚝 선 손흥민(29·토트넘)은 국내외 축구스타들의 워너비다. 그래서 ‘스포츠경향’이 대표팀에서 손흥민과 함께 뛴 선수들에게 물었다. ‘손흥민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손흥민의 명품, 슈팅

선수의 가치는 그라운드에서 가장 빛난다. 손흥민의 기량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대표팀 동료들은 “다른 클래스”라고 입을 모은다. 수비진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순간 돌파력과 스피드, 양발 어느 쪽에서 터질지 알 수 없는 대포알 슈팅, 볼을 다루는 테크닉 등 손흥민의 발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축구 기술은 수준급 무기다. 그 중에서도 최고는 슈팅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손흥민과 함께 뛴 대전하나시티즌 미드필더 이진현(24)은 “늘 같이 뛰어보고 싶은 선수였는데, 같이 뛰어보니 내가 생각했던 선수보다 더 뛰어난 선수라는 걸 금방 실감했다”며 “많은데 하나만 꼽자면 슈팅력에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한 템포 빠르면서도 묵직하고 컨트롤도 정확하다. K리그 통산 319경기에 출전해 75골을 넣은 베테랑 이근호(36·대구FC)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슈팅이다. 전북 현대 송민규(22) 역시 “세게 차는거 같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정확하고 스피드도 빠르다. 슈팅은 그야말로 빨랫줄”이라고 감탄했다.

FC서울 공격수 나상호(25)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같은 공격수로서 양발 슈팅 능력이 정말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왼발이나, 오른발이나 차이가 없다. 스피드를 유지하며 어느쪽 발로도 그런 슈팅을 날리는게 놀라웠다. 수비수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새 시즌 인기 축구게임에서도 전체 선수 가운데 17번째로 높은 능력치(89)를 인정받아, 프리미어리그 베스트11에 포함됐다. 여기에서도 특히 스킬 무브, 주력인 오른발과 똑같은 왼발 슈팅력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제공


#흥부자, 아닐 땐 승부사

스타플레이어라면 으레 차가울 것이라는 이미지도 깬다. 손흥민은 평소에도 흥이 많고 잘 웃으며 팀 분위기를 밝게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빠른 1993년생으로 손흥민과 친구인 광주FC 미드필더 이찬동(28)은 “정말 잘 웃고 밝은 친구다. 항상 동료들을 잘 챙기고, ‘잘해보자’며 파이팅도 많이 불어넣는다”고 말했다.

송민규는 “소집훈련이 끝난 뒤 따로 연락을 주신 적이 있다. 지난 12일에 생일이었는데 ‘생일 축하한다. 다치지 말라’고 따뜻한 연락도 해주셨다”며 자랑했다. 문창진(인천)은 “늘 친근하게 대해주고 장난도 많이 쳐 마치 동네 아는 형 같다”고 했다.

이근호는 “항상 웃고 다녀서 밝은 이미지였고, 다른 선수들과 굉장히 잘 어울려다녔다. 내 생각인데, 흥민이는 대표팀이 아니더라도 어디에서든 예쁨 받았을 것 같다”고 했다. 이근호를 놀라게 한 점은 따로 있다. 그는 “늘 명랑하다가도 운동장 안에서 정말 진지하면서도 승부욕이 선배들 못지 않게 강해 깜짝 놀랐다”고 했다.

손흥민은 승부욕이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송민규는 “훈련이나 경기 때나 승리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 큰 것이 전해진다. 훈련 미팅도 주도적으로 하면서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다. 리더로 안 되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울산 현대 박용우(28)는 “동료들 사이에서 배려심 많지만 훈련할 때만큼은 늘 진지했다”고 했다.

#재능 이상의 노력형 선수

동시대에 프리미어리그에서 함께 뛰었던 FC서울 기성용(32)은 대표팀에서, 영국에서 손흥민의 희로애락은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기성용은 “손흥민은 축구에 관한 한 철저하다. 동생이지만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라면서 “팀 훈련이 끝난 뒤에도 자기가 해야할 것을 끝내야만 훈련장을 빠져나온다”고 했다. 모든 생활 역시 축구로 맞춰진다. 기성용은 “언젠가 손흥민의 부모님을 만났을 때 왜 손흥민이 그런 성향을 갖게 됐는지 알게 됐다. 부모님도 손흥민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주셨다. 역시 선수는 혼자 되는게 아니다. 그만큼 희생하고 노력해주는 가족들이 있어서 가능한 것 같다”고 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타고난 재능만으로는 어렵다. 대표팀 훈련이 끝나도 항상 추가로 슈팅 훈련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이근호도 “손흥민은 타고난 것보다 노력으로 만들어진 선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처음과 달리 지금 엄청나게 좋아진 피지컬을 보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손흥민은 발전에 목마른 선수”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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