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린치'에 눈 멍든 파리바게뜨 운송기사..노조는 "쌍방시비"
파리바게뜨 가맹점에 빵을 운송하던 화물차 운송기사가 파업을 벌이는 민주노총 화물연대 노조원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A씨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서럽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지난 15일 저녁 8시10분쯤 충북 청원군 파리바게뜨 물류센터 근처의 한 다리 아래 편도 1차선 도로에서 화물연대 노조원들에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A씨는 경기도 평택시 물류센터에서 샌드위치를 싣고 왔으나 노조원 100여명이 물류센터 앞을 막아섰다. 내리막길이었다. 노조원들은 갑자기 골판지로 화물차 앞 유리를 가렸다. 종이박스로 쓰던 골판지에는 "죽인다"는 문구가 얼핏 보였다.
덜컥 겁이 난 A씨는 "차를 빼겠다"고 말했다. 이윽고 기어를 바꾸니 차가 내리막길을 따라 미끄러졌다. 차 앞을 막았던 노조원들은 "(A씨가) 우릴 죽이려 한다"며 격분했다. 강제로 문을 열더니 머리채를 잡고 A씨를 차밖으로 끌어냈다.
곧이어 구타가 시작됐다. A씨는 3~4분쯤 웅크린 채 노조원 5~6명의 주먹에 맞았다. 얼굴, 등, 가슴 등 안 맞은 곳이 없다. 다른 노조원들은 운전석에 계란을 던 져댔다. 나중에 A씨가 열심히 치웠지만 사흘이 지난 이날도 계란 냄새는 빠지지 않았다. A씨는 "차문을 열고 운행하는 중"이라 말했다.
그런 A씨는 "나는 파리바게뜨 소속도 아니다"라며 "아무 잘못이 없는데 나한테 왜 그러나"라고 억울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어 "분노할 대상은 내가 아니지 않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화물차를 몰기 전 A씨는 버스를 몰았다. 하지만 누군가에 집단 폭행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A씨는 사건 다음 날인 16일에도 샌드위치를 실어날랐다. A씨는 "먹고 살려고 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 말했다.
노조원들의 사과는 없었다. A씨는 "개인적으로 연락 온 사람은 없다"며 "어차피 처음 본 관계이기 때문"이라 말했다.
이번 폭행 사태의 뒤에는 노조의 파업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2일 저녁 11시부터 화물연대 광주본부 2지부 파리바게뜨지회는 물류 노선 증·배차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운송 거부 파업에 나섰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배송기사들은 업무시간 단축을 위해 소속 운수사 측에 증차를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기존 배송 코스 변경이 불가피해지자 한국노총 소속과 민주노총 소속 배송기사들이 서로 다른 의견으로 대립했다. 이에 운수사는 양 노조 측의 요구사항을 적절히 반영한 배송 코스를 내놓았지만 민주노총 화물연대 측은 '특정 노조에 유리하다', '회사 측에서 중재를 안 한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들은 SPC 본사에도 배송 코스 조정을 요청했다. 배송코스 조정은 운수사의 권한이라 SPC 본사가 개입할 경우 하도급법 위반을 할 소지가 있다. 이에 SPC 본사는 이 사태에 개입하지 않았고 결국 민주노총 화물연대는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기사들에게 노조원들이 폭행을 가했다는 이번 사건과 관해 민주노총은 "쌍방 시비"라고 반박했다.
박연수 민주노총 화물연대 정책기획실장은 "파업 중 SPC가 대체 차량을 투입하는 것과 관련해 A씨와 쌍방 시비가 있었던 것"이라며 "시비가 붙은 과정에 노조원이 넘어졌는데 그럼에도 A씨가 차량을 운행하려 해 노조원들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 폭행이 일어난 것"이라 항변했다.
화물연대 측은 추석 연휴 중 이번 폭행 관련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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