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가을 DNA를 삼성으로..50억원 사나이 "더 과감하게" [MD스토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네, 물어보더라고요."
삼성은 2015년 이후 6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암흑기를 거치면서, 삼성 왕조 멤버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구자욱과 김상수, 박해민, 베테랑 오승환 정도다. 그나마 박해민은 부상으로 빠졌다.
삼성이 외부 FA 시장에서 이원석, 강민호, 오재일 등을 차례로 영입한 건 팀의 약점인 장타력을 메워달라는 바람이 가장 컸지만, 전 소속팀에서의 좋은 DNA를 새로운 팀에 흡수시켜주는 것도 기대했을 것이다.
특히 오재일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두산에서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러본, 삼성 왕조 멤버들만큼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하다. 삼성으로선 오재일이 덕아웃의 젊은 타자들에게 조그마한 조각이라고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면 4년 50억원을 완전히 뽑아낸다고 볼 수 있다.
오재일이 삼성 타선의 새로운 기둥이 된 건 확실하다. 18일 인천 SSG전서는 개인통산 8번째 연타석홈런을 터트리며 최근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91경기서 타율 0.271 19홈런 69타점 45득점 OPS 0.857. 특급활약은 아니지만 충분히 좋은 퍼포먼스다.
오재일은 "최근 감이 좋지 않다가 좋은 타구들이 하나, 둘 씩 나오면서 좋아지는 단계다. 더 좋아지면 좋겠다. 원래 내가 갖고 있는 스윙보다 잘 안 나온다. 타이밍이 잘 맞다가 안 맞는 모습이 반복된다. 너무 안 맞을 때는 생각을 비우려고 하는 편이다"라고 했다.
홈런보다는 해결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오재일은 "홈런 19개인 걸 애들이 말해줘서 알았다. 많이 치면 좋지만, 매 타석 좋은 스윙을 하는 게 중요하다. 홈런 개수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직 100% 만족하지 못한다. 중심타자로서 좀 더 해결해줘야 한다. 타점을 많이 올려야 한다"라고 했다.
두산 시절 바라본 삼성은 확실히 분위기가 처져있었다. 물론 오재일이 삼성에 와서 바꾼 건 아니다. 암흑기를 거치며 시도했던 노력들이 결실을 맺고, 그 과정에 오재일이 자연스럽게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시너지를 낸 덕분이다.
오재일은 "최근 성적이 안 좋아서 분위기가 처져있는 걸 느꼈다. 와보니 밝은 선수가 많다. 투지 있게 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포스트시즌을 경험해보지 못한 후배들이 포스트시즌의 두산 DNA를 묻곤 했다. 그러자 오재일은 "후배들이 몇 번 물어봤다. 더 과감해져야 한다"라고 했다.
타격도 자신의 코스, 구종에 맞게 과감하게 하고, 수비도 더 과감하게 움직여서 하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있다. 그게 좋은 결과를 낳았고, 좋은 결과가 경험과 자신감이 돼 강한 두산의 기반이 됐다.
오재일과 함께, 삼성도 빛나는 가을을 준비한다. 오재일은 "중요한 경기일수록 과감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오재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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