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서 303승 랜디 존슨 '대포' 들고 '사진기자로 제2의 삶'

2021. 9. 19.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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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C서 사진 전공...NFL,나스카 경기장서 '400mm렌즈'들고 활약
엘튼 존, Kiss등 공연 촬영...러시 등 전속 투어 사진 작가 활동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메이저리그에서 올린 승수는 303승, 2002년에는 다승왕(24승)을, 그리고 1995년과 1999~2002년에는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인 1990년 6월2일에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 애리조나에서 뛰던 2004년 5월 18일에는 애틀랜타를 상대로 퍼펙트 게임을 기록했다. 2010년 은퇴했으며 2015년에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빅 유닛’이라는 별명을 가진 랜디 존슨의 화려한 이력이다. 좌완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랜디 존슨이 새로운 직업을 찾았다. 사진 기자이다. 그것도 취미가 아닌 정식 사진 기자이다. 사진 작가로도 활동한다.

야구 선수가 은퇴를 하면 대부분 야구와 관련된 직업을 갖는다. 마이애미 말린스 CEO인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 한때 방송해설가로 나섰던 랜디 존슨의 애리조나 동료들인 커트 실링, KIA 감독인 매트 윌리엄스처럼 말이다.


하지만 랜디 존슨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사진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흔히들 사진 기자들이 ‘대포’라고 하는 400mm 랜즈를 든 랜디 존슨이 상상이 되는가. 그렇지만 랜디 존슨은 실제로 전문 사진기자 겸 작가이다.

랜디 존슨은 사진기자가 되기 위해서 일찌감치 ‘빅피쳐’를 그렸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나의 야구 경력은 잘 알려져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것은 내가 1983~85년에 남가주대학교(USC)에서 사진 저널리즘을 공부할 때 시작된 사진에 대한 열정이다”며 “야구는 20년 동안 나의 직업이 되었다. 그러나 사진에 대한 나의 사랑은 식지 않았다. 2010년 은퇴 후 이 열정에 다시 집중할 수 있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USC재학시절에도 경기가 없는 날에는 학교 신문사 주최 콘서트를 촬영하면서 사진작가의 꿈을 키웠다는 것이 랜디 존슨의 설명이다.

또한 메이저리그 생활을 하는 동안 그는 등판일이 아닌 날에는 덕아웃 옆에 있는 사진 기자들의 취재 구역에 들러 그들로부터 노하우도 전수받았다고 한다.

랜디 존슨이 사진 기자로 활약하고 있는 종목은 NFL(프로미식축구리그)과 북미자동차경주대회(NASCAR), X게임 등이다.

스포츠 종목 뿐 아니라 록밴드의 공연장 촬영도 랜디 존슨의 주 출입처이다. 메탈리카(Metallica), 모터헤드(Motorhead), 비트윈 더 베리드 앤드 미(Between Buried and Me), 키스(Kiss) 등의 공연장에서 그를 볼 수 있다. 특히 그의 홈페이지에는 엘튼 존의 공연 사진도 있다.

또한 랜디 존슨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뛰었을 때 야구를 좋아하던 록밴드 러시(Rush), 사운드 가든(Soundgarden)과 친분을 쌓았고 지금도 두 밴드의 투어 사진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랜디 존슨이 찍은 투어 사진은 롤링 스톤(Rolling Stone), 스핀(Spin), 메탈 해머(Metal Hammer) 같은 음악 잡지에 실리기도 했다.

랜디 존슨은 “야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 덕분에 운 좋게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생겼다”며 “다양한 분야의 최고의 사진 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배울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사파리의 아름다운 풍경 등을 찍는 사진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의 이름을 딴 사진 작가 홈페이지에는 아름다운 풍경사진이 가득하다.

로고는 ‘공에 맞은 비둘기’ 이다. 2001년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그가 던진 공이 포수 미트로 향하던 중간에 비둘기를 맞힌 적이 있다. 그것을 형상화했다.

랜디 존슨은 인스타그램도 재미있게 꾸며놓았다. 야구는 없다. 대신 어깨에는 비둘기 한 마리가 앉아 있고 목에 카메라를 걸고 있다. 손에는 ‘대포렌즈’를 들고 있는 재미난 캐리커쳐가 대문이다. 설명도 ‘은퇴한 후에도 잘 살고 있다(Living the retired life and doing it well)’이다.

사이 영상을 다섯 번 수상한 랜디 존슨. 항상 카메라 반대편에 서 있었던 랜디 존슨이 이제 카메라를 들고 경기장을 누비고 있다. 정말 멋진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랜디 존슨이다.

[NFL 경기장에서 취재하고 있는 랜디 존슨. 애리조나 영구 결번 행사때의 존슨.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카메라를 들고 관객을 찍고 있는 빅 유닛. 나스카 경기장의 랜디 존슨. 사진=AFPBBNews]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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