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뉴스프리즘] 가시권 접어든 '위드 코로나' 시대

이준흠 입력 2021. 9. 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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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이준흠 기자]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이준흠 기자]

코로나 사태가 2년 가까이 계속되면서, 방역당국은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계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는 것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데요. 방역당국 준비 상황, 그리고 이미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의 사례를 임혜준 기자가 짚어봅니다!

[가시권 접어든 위드 코로나 시대…추석이 고비 / 임혜준 기자]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새로이 생겨난 개념인, 위드 코로나.

코로나가 완전히 끝나는 '종식'을 기대하기 보다 함께 '공존'하는 삶을 준비한다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빠르고 높은 백신 접종률은 위드 코로나로의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방역 당국은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시기를 2차 접종률, 즉 백신 접종 완료율과 맞물려 고민하고 있습니다.

<손영래 /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 "1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이러한 단계적 일상방안들을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기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위드 코로나 전환 준비에도 착수했습니다.

무증상, 경증 환자에 대한 재택 치료를 확대해 가중된 의료 체계 부담을 덜고, 지역과 장소,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 복잡한 거리두기 체계를 손 보겠다고 했습니다.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더 푸는 등 방역 수칙 완화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해철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 "정부는 접종 완료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 완화 등의 인센티브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겠습니다."

위드 코로나는 세계적 흐름이 됐습니다.

영국은 이미 지난 7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길'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고 모임 인원 제한도 해제하며 코로나 시기 적용해온 대부분의 규제를 없앴습니다.

스웨덴과 네덜란드도 이달 말에 맞춰 부분적 거리두기 완화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50%가 넘은 일본도 접종률을 더 끌어올려 11월부터는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계획을 검토중입니다.

그러나 줄어들지 않는 확진자 수는 걱정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전히 확진자 10명 중 8명이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어, 좀처럼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추석 연휴가 큰 고비입니다. 전국적인 확산세로 번질까 두려운 상황입니다.

<김부겸 / 국무총리> "추석 연휴 기간의 방역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방 접종이나 진단검사를 꼭 받아주시고 어려울 경우에는 만남을 미루시는 것이 부모님, 가족, 이웃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임을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추석 연휴 감염 차단이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구상의 실현 가늠자가 될 전망입니다.

연합뉴스TV 임혜준입니다.

[코너:이준흠 기자]

코로나 사태가 2년 넘게 지속되면서, 방역 현장의 의료인들도, 일반 국민들도, 이제는 정말 지칠대로 지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백신이 개발되면 판세가 뒤바뀔 것으로 기대했지만,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변이에 최근에는 뮤 변이까지 잇따라 변이종이 생기고 있습니다.

백신을 맞아도 감염되는 돌파 감염이 잇따르면서, 당장 코로나 종식을 바라기는 어려워졌습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경제적 피해도 국가 지원만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죠.

파업까지 나설 정도로 의료진의 피로도 역시 극에 달한 상태입니다.

이번 추석 명절만 해도 가족들 얼굴 못 본지 거의 2년이나 됐다, 그냥 가버리자…걱정은 돼도 이렇게 귀성길 나서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위드 코로나', 코로나와 함께, 즉 기존의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강력한 방역조치 대신 코로나 바이러스와 공존을 선택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입니다.

위드 코로나를 제도적으로 선택한다고 해서 곧장 예전처럼 모든 걸 정상화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위드 코로나가 무엇이다, 딱 정확하게 정의하기는 힘들죠.

하지만, 지금처럼 강제로 문을 닫게 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확진자 수를 신경쓰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감염병 전용 병상 확보, 경증자 재택 치료 역량, 그리고 백신에서 나아가 코로나 치료제 같은, 다시 대유행 사태가 벌어져도 방역 강화 없이 버틸 수 있는 그런 체계가 더 강화되어야만 합니다.

방역당국이 '단계적 일상회복'이라는 용어를 쓴 것도 이런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백신 접종이 얼마나 빨리 이뤄질지가 선결 과제입니다.

일단 1차 접종률 70% 목표는 달성을 했고, 이제 2차 접종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다만 노숙인들의 경우에는 접종률 자체도 낮고, 또 시설 등에서 거리두기도 잘 안된다고 합니다. 지자체별로는 제대로 관리조차 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사각지대까지도 잘 챙겨야 '위드 코로나'가 가능하겠죠.

'위드 코로나'를 기다리는 분들이 또 있는데요.

'결송합니다'라는 자조적인 말을 내뱉으며 예비 부부들이 잇따라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위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본권마저 박탈당하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또, 마포 맥주집, 여수 치킨집 등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소식마저 나오고 있는데요.

[이준흠 기자]

벼랑 끝에 섰다는 표현마저 무색합니다. 이미 벼랑 아래로 떨어져 신음하고 있는 이들에게 '위드 코로나'라는 단어 자체가 유일한 희망이 됐다고 합니다. 거리로 나가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박상률 기자입니다.

["위드 코로나는 상생의 길"…자영업자들의 희망 / 박상률 기자]

<전명례 / 서울시 종로구(식당 운영)> "이 시간에 세 그릇 팔았어요. (문 열고 6시간 지났는데?) 점심 손님 세 팀 받고, 저녁에도 많아야 네다섯 그릇 팔까? 그러고는 없어요. 큰일났어요."

이미 오래전부터 절벽에 내몰렸다는 자영업자들.

결국 그들은 사업장 대신 거리로 나섰습니다.

<김성근 / 자영업자(지난 8일)> "자영업자들한테 많은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보니 저희도 살아가는 데 너무 힘듭니다. 저희도 한 가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한 집안 아이의 아버지이고, 또 한 아내의 남편이거든요."

위드 코로나는 이제 선택이 아닌 유일한 탈출구가 됐습니다.

그나마 숨통이라도 틔울 수 있지 않을까, 자영업자들은 작은 기대를 가져봅니다.

<우성훈 / 서울시 성북구(옷가게 운영)> "저희는 거의 오프라인에서 손님들을 직접 마주하고 대면해서 파는 장사인데…좀 나아지겠죠? 아무래도 더 다닐 수 있게 되니까…"

<김은희 / 경기도 양주시(음료 판매업)> "매출적인 부분이 올라가길 희망하고 손님들하고도 마스크 벗고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관객과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한 공연업계는 위드 코로나가 '상생'의 길이라고 강조합니다.

<김관 / 한국연극협회 사무총장> "위드 코로나가 됐을때 객석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고 그만큼의 유동 인구가 생긴다는 것이고, 그럼 이 주변의 상권 경기도 살아날 것이고, 사실 연극인들만 대학로에 살고 있는 건 아니잖아요."

시민들은 위드 코로나를 기대하면서도,

<김지은 / 서울시 양천구> "(코로나19가) 종식이 되기까지는 오래걸릴 것 같아서 장기적으로 코로나에 잘 대비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임세아 / 서울시 종로구>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위드코로나가 목표로하는 효과들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지 않을까…한번에 위드코로나가 진행되면 점차적인 집단면역 같은게 이뤄지기 힘들 것 같고…"

실제로 시민 10명 중 7명은 위드코로나로 조기 전환하는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백신 접종 사고와 부작용에 국민의 '백신 포비아'가 커지는 등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한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8일 밤, 자영업자들이 이곳에서 차량시위를 벌였죠. '우리는 목숨 걸고 나왔다'던 그 시위, 오죽했으면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을까요. 그들은 거리가 아닌, 손님과 함께하는 사업장에 머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박상률입니다

[이준흠 기자]

우리 모두의 꿈은 이렇게 하루라도 빨리 예전같은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방역 완화 정책을 편다고 해도 시행은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 이유를, 나경렬 기자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피해 최소화해야"…위드 코로나, 최대한 천천히 / 나경렬 기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클럽에 모여 앉아 노래를 따라 부르고, 술을 마십니다.

지난 7월 19일 모든 방역조치의 해제, 프리덤데이를 선언한 영국의 모습입니다.

자신있게 '위드 코로나'로 전환할 수 있었던 건 백신 효과 덕분입니다.

올해 1월 1,800명대까지 치솟았던 하루 사망자가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3월 말부터 두 자릿수로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이후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방역 조치 완화 전 0.13%까지 낮아졌던 주간 치명률이 최근 0.4%까지 급증한 겁니다.

독감 치명률이 0.1%인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가 독감보다 여전히 4배나 위험한 겁니다.

위드 코로나는 독감처럼 코로나19가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감염병이 된 뒤에만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영국처럼 큰 피해를 감당해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방역을 최대한 점진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정재훈 /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 "방역 완화를 점진적으로 하면 확진자나 사망자의 숫자가 10~20년에 걸쳐 천천히 발생할 수 있는 것이고요. 급격하게 방역을 완화할 경우에는 1년 만에 모든 피해를…"

영국이 방역 조치를 완전히 해제한 시점은 인구 대비 백신 접종 완료율이 50%가 넘었을 때입니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겁니다.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100%는 아니어서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확진자는 늘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을 마치면 사망이나 위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최대 96%까지 줄어듭니다.

고위험군에 대한 2차 접종을 충분히 하면서 방역을 완화해 나가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김윤 /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확진자 수가 늘어나더라도 사망자, 중증 환자가 늘어나는 건 막아야 하기 때문에 고령층에서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것…"

방역당국도 10월 말까지 고령층의 9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끝내야 11월 방역 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마스크는 언제쯤 벗을 수 있을까. 충분한 백신 접종률과 더불어 먹는 치료제가 상용화된 뒤 가장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통령 / 중앙방역대책본부 총괄조정팀장> "독감 같은 경우 타미플루라는 경구용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질병의 관리나 유행 전파 차단에 도움을 받은 경우가 있고, 코로나도 효과적인 경구용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이제 한 달 반 뒤면 일상 회복으로의 첫 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하지만 완전한 일상을 되찾기까진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았습니다.

연합뉴스TV 나경렬입니다.

[클로징: 이준흠 기자]

결론적으로, 일상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위드 코로나', 즉 일상 회복을 위한 '준비'부터 앞당겨야 합니다. 당장은 이번 긴 추석 연휴가 중요한 고비입니다.

5,000만 우리 국민, 나아가 78억 전 세계인이 참여하는 일종의 '조별 과제'가 돼버린 코로나19 방역수칙 지키기. 이 조별 과제가 성공하려면, 아무 노력을 하지 않는 무임 승차자, '프리 라이더'없이 조원 모두가 '환상적인 팀플레이'에 힘을 보태야 합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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